서울둘레길의 초급 코스를 걸었다면, 이제 중급 코스다.
남다른 장소와 특별한 명소가 가득한 중급 코스를 걸으며
완주의 길목으로 접어들어보자.
[영상원고]
서울둘레길
중급코스로 출발!!
#2코스(용마ㆍ아차산)
#서울산책
신내어울공원
자연에 기대어 잠시 돌리는 숨
중랑캠핑숲
여유가 넘실대는 도심 속 쉼터
망우역사문화공원
어제를 되새기는 유익한 휴식처
아차산 보루
둘레길에서 만나는 삼국시대 역사의 흔적
해맞이광장
멋진 경관을 한눈에
서울을 담은 매거진
서울사랑
love.seoul.go.kr
천천히 계획을 세우며 걸어가는 길
서울을 알차게 만끽하고, 빈틈없이 경험할 수 있도록 서울 한 바퀴를 두르는 서울둘레길은 서울시민 누구나 접근하기 편리하다. 꼭 어떤 목표를 갖고 있지 않아도 가볍게 산책하듯 걷기 좋다. 숲길을 걷다 도심으로 나오기에도, 마을 길을 걷다 숲속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기에도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완주 목표를 세웠다면 길의 난이도에 따라 초급 코스, 중급 코스, 고급 코스로 나뉘어 있는 만큼 이 순서에 맞추어 하나씩 도전해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더불어 동일한 난이도의 코스여도 길이의 차이가 있으니 이 역시 계획을 세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둘레길은 언제나 우리에게 열려 있다.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보자.
역사와 배움이 함께하는 둘레길
서울둘레길은 어느 길이든 매력적이지만,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중급 코스 2코스와 5코스가 제격이다. 용마·아차산을 지나는 2코스와 관악·호암산을 지나는 5코스에는 낭만적인 산책길 속에 숨은 역사가 가득하다. 애국지사들이 안장되어 있는 ‘망우역사문화공원’, 고구려의 역사적 사료 ‘아차산 보루’, 강감찬 장군을 기억하는 ‘낙성대공원’, 종교 탄압의 역사를 보여주는 ‘천주교삼성산성지’ 등 이 땅을 지나온 시간이 역사가 되어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일부러 찾아가지 않아도 발걸음 따라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어쩌면 그렇기에 다음 코스를 걸어갈 힘이 생기는지도 모른다. 길 따라 끝없이 배움이 이어지기 때문에.
자연과 명소가 어우러진 둘레길
중급 코스 중 대모·우면산을 지나는 4코스와 봉산·앵봉산을 지나는 7코스에서는 도심 속 완연한 자연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도시와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는 뜻이다. ‘매헌시민의숲’에서는 울창한 숲을 거닐 수 있고, ‘하늘공원’에서는 메타세쿼이아길뿐만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억새밭에서 시원한 여유도 즐길 수 있다. 물론 4코스와 7코스의 명소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문화를 향유하는 ‘예술의전당’과 ‘문화비축기지’도 가까이 자리해 서울이 품은 문화 공간의 멋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때로 그곳은 직접 가본 적 없는 낯선 곳일 수도 있다. 낯설었던 실재를 보며 나만의 추억을 쌓아가는 것. 이게 바로 서울둘레길의 매력이다.
서울둘레길 중급 코스로 출발!
초급 코스를 걸으며 체력을 단련했다면,
이제 중급 코스로 힘차게 걸음을 옮겨보자.
서울둘레길 2코스 - 살아 숨 쉬는 역사와 함께
용마·아차산(총 12.3km)
2-1 7.7km, 약 3시간 소요, 화랑대역~깔딱고개 쉼터(사가정역)
2-2 4.6km, 약 2시간 10분 소요, 깔딱고개 쉼터(사가정역)~광나루역
① 자연에 기대어 잠시 돌리는 숨 ‘신내어울공원’
짧은 길이지만 구석구석 알차게 조성되어 있는 ‘신내어울공원’은 도심 속에서 자연에 기대어 잠시 숨을 돌리기 좋다. 공원에는 몸을 풀 수 있는 운동기구도 마련되어 있으니 시작점인 이곳에서 몸도, 마음도 가볍게 출발해보자.
② 도심답지 않은 산책로 ‘중랑캠핑숲’
신내어울공원 입구에서 스탬프를 찍고 몸풀기를 하듯 가볍게 걷다 보면 ‘중랑캠핑숲’이 등장한다. 이곳은 주변에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편안하게 거닐기 좋다. 분명 도심 속인데도 도심답지 않은 숲길이 펼쳐진다.
③ 역사를 기억하는 휴식처 ‘망우역사문화공원’
망우산 자락에 자리한 ‘망우역사문화공원’은 유관순, 안창호, 한용운 등 이름만으로도 우리 마음을 경건하게 하는 애국지사들이 안장되어 있는 곳이다. 서울미래유산으로도 선정되어 있으며, 역사를 기억하는 동시에 시민들에게 유익한 휴식처가 되어준다.
④ 역사의 흔적을 감각하는 시간 ‘아차산 보루’
보루란 둘레 300m 이내의 작은 성을 말한다. 아차산 일대 보루군은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중반까지 고구려가 한강 유역을 지키고자 했던 역사를 보여준다. 이는 당시 삼국의 정세를 규명하는 중요한 사료다. 우리가 밟고 있는 땅에 깃든 시간을 목격할 수 있는 기회다.
⑤ 낭만적인 경관이 한눈에 ‘해맞이광장’
매년 해맞이 축제가 열리는 아차산 일출 명소 ‘해맞이광장’. 이곳은 언제나 낭만적인 경관을 보여주는데, 특히 한강과 아차산 자락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모습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다. 서울의 멋진 경관을 눈에 담고 마지막까지 기분 좋게 걸어보자.
서울둘레길은 어디든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제일 크죠.
그중에서도 아차산은 전망이 좋아서 특히 자주 옵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오는 것 같아요.
초보자들에게도 부담 없는 등산길이고, 위험하지 않아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서울둘레길 4코스 - 산책과 문화를 한 번에
대모·우면산(총 18.3km)
4-1 10.7km, 약 4시간 50분 소요, 수서역~매헌시민의숲(양재시민의숲역)
4-2 7.6km, 약 3시간 20분 소요, 매헌시민의숲(양재시민의숲역)~사당역 갈림길
① 발걸음 가볍게 즐기는 삼림욕 ‘대모산’
본래 ‘할미산’으로 불렸으나, 조선 시대 태종 이방원과 원경왕후의 묘 헌릉(獻陵)이 이곳 남쪽에 조성되면서 ‘대모산(大母山)’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할머니의 품처럼 포근하다. 해발 293m의 낮은 산으로 발걸음은 가볍게, 삼림욕은 알차게 할 수 있다.
② 울창한 숲이 있는 공원 ‘매헌시민의숲’
우리나라 최초로 숲 개념을 도입한 공원인 이곳은 본래 ‘양재시민의숲’에서 윤봉길 의사의 호인 ‘매헌(梅軒)’을 따와 ‘매헌시민의숲’으로 바뀌었다. 다양한 수종으로 이루어진 숲과 여러 운동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최근에는 시범 운영을 거쳐 반려견 놀이터를 정식 개장해 반려인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③ 둘레길에서 배우는 역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매헌시민의숲 안에는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이 자리해 있다. 둘레길을 걸으며 체력을 증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잠시 이곳을 방문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민족의 독립을 위해 싸운 윤봉길 의사의 생애를 되돌아보며 더욱 알찬 시간을 완성해보자.
④ 문화예술을 즐기는 전당 ‘예술의전당’
언제나 멋진 전시와 공연으로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하도록 돕는 ‘예술의전당’. 둘레길은 이곳 뒤편이지만 잠시 예술의전당을 들러도 좋다. 왠지 자연 속에서 도심으로 나온 듯한 기분이 드는데, 그만큼 자연이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⑤ 완만한 길 덕에 가붓한 산행 ‘우면산’
소가 잠자는 모습의 산이라 하여 ‘우면산(牛眠山)’이라 불린다. 우면산은 이름처럼 소가 길고 완만하게 누운 형상으로 산행 길이 가파르지 않아 평소 가붓한 마음으로 오르고 싶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우면산 자락에 위치한 스탬프 게시대에서 4코스의 마지막 도장을 찍으며 즐겁게 마무리해보자.
서울둘레길 5코스 - 과거와 만나는 오늘의 시간
관악·호암산(총 13km)
5-1 5.7km, 약 2시간 30분 소요, 사당역 갈림길~관악산공원 입구
5-2 7.3km, 약 3시간 30분 소요, 관악산공원 입구~석수역
① 깊이가 남다른 사찰 ‘관음사’
5코스 스탬프를 찍고 나면 금방 마주할 수 있는 ‘관음사’는 895년(진성여왕 9년)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의 승려 도선이 창건한 사찰이며, 현재 불당은 1924년 당시 주지 석주(石洲)가 중건한 것이다. 조용한 경내에서 차분한 마음으로 오늘의 둘레길을 잘 완주할 수 있도록 다짐해보자.
② 고려 시대 명장을 기리는 공원 ‘낙성대공원’
기마 청동상이 눈에 띄는 ‘낙성대공원’은 고려 시대 명장 강감찬 장군이 태어난 낙성대에 있는 공원이다. 낙성대(落星垈)는 강감찬 장군이 태어날 때 이곳에 큰 별이 떨어졌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그래서인지 곳곳의 나무와 꽃들이 계절의 색을 담아 반짝인다.
③ 종교 탄압의 역사가 이곳에 ‘천주교삼성산성지’
가톨릭교도 탄압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천주교삼성산성지’는 1839년 기해박해 때 군문효수(軍門梟首)의 형을 받고 순교한 세 성직자의 유해가 안치된 곳이다. 교우들을 위해 희생했던 이들의 마음은 여전히 이곳에 남아 우리를 경건하게 한다.
④ 풍수지리적으로 건립된 사찰 ‘호압사’
1407년(태종 7년) 왕명으로 창건된 ‘호압사’는 한양에 궁궐을 건립할 때 호암산 아래 호랑이 형국을 한 삼성산 산세의 기운을 누르기 위해 호랑이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자리에 지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호압사 약사전 앞에 우뚝 선 500년 이상 된 두 그루의 느티나무는 경내에 가을의 정취를 더해준다.
⑤ 차분히 마무리하기 좋은 휴식처 ‘호암산 숲길공원’
호암산 자락에 위치한 ‘호암산 숲길공원’은 완만한 지형을 따라 부드럽게 조성된 산책로이자 편안한 쉼터다. 5코스의 마지막 스탬프 게시대가 있는 곳으로, 걸어온 시간을 되새기며 잠시 쉬어 가기 좋다. 그 누구도 방해하지 않으니 차분히 다음 둘레길의 목표를 세워보자.
5코스는 유명 사찰과 주요 유적지가 많은 곳입니다. 곳곳이 매력적이지만,
그중에서도 ‘호암산 잣나무 산림욕장’을 꼭 추천하고 싶어요.
이곳에 들어서면 몸이 스르르 정화되는 듯하죠. 이렇게 나만의 명소를 만들고,
또 조금씩 걷다 보면 완주의 성취감을 이룰 뿐 아니라 덤으로 체력도 좋아질 거예요.
서울둘레길 7코스 - 도심이 품은 자연의 멋
봉산·앵봉산(총 16.8km)
7-1 7.7km, 약 2시간 10분 소요, 가양대교 남단(가양역)~증산역 갈림길
7-2 9.1km, 약 4시간 15분 소요, 증산역 갈림길~구파발역
① 하늘 위에 있는 듯 드넓은 공원 ‘하늘공원’
가양대교 남단에서 출발해 월드컵공원 방면으로 걸어오면 ‘하늘공원’의 메타세쿼이아길이 우리를 반긴다. 도심에서 만나는 자연에 마음이 싱그러워지는데, 이곳에선 하늘공원 위로 올라가는 것도 추천한다. 맹꽁이 전기차를 타면 금방 도착하니 가을바람을 맞으며 잠시 땀을 식히는 여유를 누리면 어떨까.
② 문화를 담는 곳 ‘문화비축기지’
‘문화비축기지’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문화를 향유하는 곳이다. 본래 석유비축기지였던 이곳은 시민 아이디어를 통해 2017년 9월 문화 공원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T6 커뮤니티센터는 카페와 옥상마루가 매력적이다. T1~T5 탱크는 사면 정비 공사를 통해 10월에 더욱 안전한 모습으로 다시 찾아올 예정이다.
③ 대규모 팥배나무 군락지 ‘봉산 생태·경관보전지역’
‘봉산 생태·경관보전지역’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팥배나무 군락지다. 팥배나무는 대규모 군집을 이루는 경우가 드문데, 가을에는 선명한 붉은빛의 열매가 열리고 봄에는 새하얀 꽃이 또 한 번 우리를 설레게 한다.
④ 멋진 풍경을 감상하는 쉼터 ‘봉수대’
봉산 정상에 있는 ‘봉수대’는 오늘날 조성된 것이지만, 봉수대(烽燧臺)가 있어 봉산(烽山)이라 불렸다는 산의 유래를 보존하고자 한 마음이 느껴진다. 해발 209m로 그리 높지 않지만, 도심의 풍경과 웅장하게 뻗어 있는 북한산 줄기가 한눈에 보인다. 그렇게 열심히 걸어온 우리에게 작품을 선사한다.
⑤ 남다른 의미를 느끼는 산책길 ‘서오릉 생태육교’
‘서오릉 생태육교’는 서오릉로 도로 개설로 끊겼던 봉산과 앵봉산을 잇는 녹지 연결로다. 시민들에게는 편안한 산책로가, 동물들에게는 이동 통로가 되어 생물종 다양성 증진에도 기여한다. 마지막 종착지가 될 앵봉산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그 의미를 되새기며 7코스를 멋지게 마무리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임산하 사진 한유리 영상 이덕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