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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은 문구 아니, 갖고 싶은 문구!

쓰고 싶은 문구 아니, 갖고 싶은 문구!>
2023.02

문화

서울 트렌드

쓰고 싶은 문구 아니, 갖고 싶은 문구!

문구 덕후에게는 세상에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다.
문구의 매력을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여기, 한 번 가보면 누구라도 문구의 세계로 입문하게 될 장소들을 소개한다.

추 억 에 서   취 향 으 로
생 활 용 품 에 서   트 렌 드 로

책가방 속에서 달그락 소리가 나던 양철 필통, 열심히 지우면 까맣게 지우개 찌꺼기를 남기던 지우개, 크기도 줄 간격도 다양한 노트…. 누구나 떠올리기만 해도 쿡쿡 웃음이 나는 문구에 대한 기억 하나쯤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제는 기억을 넘어 추억에 가까워질 정도로 문구를 사용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많은 것이 디지털화되는 시대에 아날로그의 상징과도 같은 문구가 설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아니, 없어지는 것 같았다. 문구를 도구가 아닌 소품으로, 취미로 여기는 문화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제 문구는 ‘필요해서’ 찾기도 하지만 ‘가지고 싶어서’ 찾기도 하는 소품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감 상 하 는   재 미 , 소 장 하 는   보 람
‘ 문 구 ’ 라 는  힙 한   아 이 템

국내에서 몇 자루뿐인 리미티드 에디션 연필, 해외 유명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북마크, 책상 위에 두는 것만으로 인테리어가 되는 연필깎이. 이 모든 아이템이 분위기 있는 조명 아래 작품처럼 진열된 가게를 들어서는 이들은 대부분 20~30대 MZ세대다. 이들이 찾은 가게는 분명 다양한 문구류를 취급하는, 엄밀히는 문구점이지만 다른 의미에서 소품가게이기도 하다. 고급스럽고 세련된 디자인의 문구들은 가격대도 높을 뿐 아니라 쓰기에도 아까울 정도로 예뻐 실제로 쓰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소장하고 장식하는 용도로 많이 찾기 때문이다.
여기서 구입한 문구류는 내 책상이나 가방에 들어가기 전 SNS에 먼저 공유되고, 이렇게 자신의 취향을 나누는 것이 디지털 시대에 문구를 소비하는 새로운 문화다.

<POINT OF VIEW>

@pointofview.seoul

세련된 건축과 엄선한 브랜드를 입점시켜 큰 주목을 받은 더현대 서울에는 문구전문점 ‘POINT OF VIEW’ 매장이 있다. 스테이플러, 만년필, 가위 등 기능은 익숙하지만 디자인은 낯선 문구용품으로 가득한 이 매장은 더현대 서울 안에서도 인기 있는 매장이다. 지난 11월에는 성수동에도 또 다른 매장을 열어 성수동을 찾는 MZ세대가 인증샷을 쏟아내는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올 때마다 구매하지는 않지만 자주 POINT OF VIEW를 찾는다는 손님 정혜영 씨의 말에서도 지금 문구의 의미가 어떤지 알 수 있었다.

“사실 메모할 일이 있으면 스마트폰 앱을 쓰고, 어른이 돼서 필기를 할 일도 없으니 이제는 볼펜조차 쓸 일이 거의 없죠. 그래도 문구숍에 오는 건
필요해서라기보다 감각적이어서예요. 요즘 문구숍에서 파는 제품들은 그냥 문구류라기보다 디자인 상품에 가깝더라고요. 연필 한 자루조차 고급스럽고,
지우개마저도 예뻐요.” - 정혜영

위치 성동구 연무장길 18 1,2,3층
문의 02-467-0018
인스타그램 @pointofview.seoul

<오브젝트>

‘오브젝트’는 트렌디한 상점들이 모여 있는 성수에서도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핫한 공간이다. 서울에만 서교점, 삼청점, 성수점이 있고 부산에도 지점을 낼 정도로 찾는 이가 많다. 성수동의 한 오래된 아파트 상가 2층 작은 문을 열면, 문구 덕후의 심장을 뛰게 하는 세상이 펼쳐진다. 일상을 기록할 수 있는 플래너와 노트부터, 다양한 일러스트를 기반으로 제작된 개성 넘치는 엽서와 마스킹테이프, 기록을 위한 다양한 필기구와 다양한 소품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오브젝트와 함께하는 문구 브랜드의 취향을 공유하고, DIY 코너를 통해 문구를 고르고 조합하고 만드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이지혜 오브젝트 에디터가 조용히 문구의 세계에 드나드는 손님들 곁에서 이렇게 인사말을 건넸다.

“오브젝트 성수점은 알록달록한 디자인부터 심플한 디자인까지, 다채로운 개성을 가진 문구 브랜드들로 가득 채워진 공간입니다. 큰 통창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 덕분에 따뜻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로 여러분을 맞이하고 있어요. 문구에 진심인 분들이라면 오브젝트 성수점으로 놀러 오세요!” - 이지혜 에디터

위치 성동구 서울숲길 36 현대아파트 상가 2층
문의 02-464-0080
인스타그램 @insideobject

<작은연필가게 흑심>

마포구 연남동 골목에 자리한 ‘작은연필가게 흑심’의 박지희·백유나 대표는 연필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취향을 공유하고 싶어 연필만으로 구성한 공간을 만들었다고 한다. 오래된 연필에 담긴 세월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이 공간에는 지금은 사라진 브랜드의 제품과 단종된 추억의 연필들을 만날 수 있다. 연필의 생산 시기나 브랜드, 제조 국가에 따라 같은 경도라도 필기감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직접 써볼 수 있도록 했다. 과연 연필 마니아를 위한 공간이다. 흑심을 찾은 최가령 씨는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낮은 탄성을 뱉는다.

“SNS에서 흑심에 대한 사진을 많이 봤어요. 국내 제품뿐 아니라 해외에서 제작한 보기 힘든 연필도 많고, 연필과 관련한 다른 문구류도 다양해서 와보고 싶었어요. 저는 대구에 사는데 서울 오면 찾아갈 장소 리스트에 올려놨다가 벼르고 온 거예요.” - 최가령

위치 마포구 연희로 47 3층 301호
문의 0507-1394-0923
인스타그램 @blackheart_pencil


오 래 된   문 구 골 목 을   밝 히 는
아 이 들 의   웃 음 소 리

새 학기를 앞둔 창신동 완구거리는 부모님 손을 잡고 학용품을 사러 온 아이들로 북적인다. 노트며 필기구를 고르는 아이의 표정이 제법 진지한 것도 잠시, 세뱃돈으로 변신 로봇을 살 생각에 눈길이 자꾸 장난감 코너를 향한다. 창신동 완구거리는 현재 총 120여 개의 상점이 입점해 있는 국내 최대 문구·완구 도매 종합시장이다. 1960년대부터 상점들이 하나둘 자리하기 시작해, 동네 문방구에 제품을 공급하는 도매 시장의 역할은 물론, 새 학기 준비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에 방문하는 ‘문구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천호 문구·완구거리는 1989년 창신동 완구거리에서 3개의 점포가 이주하면서 시작되어 현재는 30여 개의 소도매점이 자리하고 있다. 창신동 완구거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각종 장난감, 문구, 미술용품 등 가게마다 특색을 갖추고 있다. 사실 처음 방문하면 공간 구석구석 빼곡하게 쌓여 있는 학용품과 장난감 속에서 원하는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지만, 그때는 망설임 없이 “사장님”을 외치면 된다. 찾는 물건은 물론 비슷한 추천 상품까지 망설임 없이 찾아주시는 모습을 보면, 나름의 규칙이 있는 모양이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전통적인 문구 골목을 찾는 발길도 조 금은 뜸해졌지만, 이제는 부모가 된 어른들이 아이의 손을 잡고 이 골목을 찾는 이유는 분명하다. 시중보다 20~30%는 저렴한 가격에 학용품이며 장난감을 구매하고 나면, 지갑은 물론 마음까지 풍성해지는 마법 같은 공간이 오래도록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일 게다.

서울 3대 문구 도매시장

창신동 문구·완구 거리

운영 09:00~19:00
위치 동대문역 4번 출구

천호동 문구 도매상가

운영 09:00~19:00
위치 천호역 1번 출구

영등포 문구 도매시장

운영 09:00~17:00
위치 영등포시장역 3번 출구

강시내, 박향아 사진 박찬혁, 김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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