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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함께하는 서울

동물과 함께하는 서울>
2022.05

문화

서울 옛 이름

동물과 함께하는 서울

호랑이 기운이 솟구치고, 강인함을 상징하는 매와 말이 지키는 서울의 동네를 가봤다.
각기 다른 동물 이야기를 지닌 서울의 동네는 어디일까?

응봉동 - 성동구

서울의 야경 명소 중 하나인 응봉산. 응봉산은 산 모양이 매(鷹, 매 응)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조선 태조가 즉위 4년에 살곶이벌에서 매사냥을 즐기기 위해 매사냥을 관장하는 응방(鷹坊)을 지금의 응봉산 기슭에 설치하기도 했다. 응방은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에 매의 사육과 매사냥을 맡은 관청을 뜻하며, 응사(鷹師)는 응방에 속해 매를 부려 꿩을 잡는 일을 한 벼슬을 말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매가 꿩을 잡은 후 바로 꿩을 빼앗아야 한다는 것. 그러지 않으면 꿩은 즉시 매의 먹이가 되고, 포식한 매는 다시 주인에게 돌아오지 않고 야생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응봉은 태조가 한양에 도읍하기 전부터 매사냥을 주로 하던 곳이고, 태종과 세종 역시 이곳에서 매사냥을 즐겼다고 한다. 1943년 성동구 응봉정이 되었다가 1946년 일제식 동명을 우리 식으로 바꿀 때 성동구 응봉동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진다.

+ 이야기 하나 더

응봉산은 조선 시대부터 한양의 경치 좋은 장소 열 곳, 즉 경도십영(京都十詠)의 하나로 손꼽히던 명승지다. 매년 4월이 되면 개나리 축제가 열릴 정도로 개나리가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 산 정상에는 팔각정이 있어 땀을 식히며 파노라마로 펼쳐진 서울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응봉산 팔각정에 있는 응봉산의 유래와 매 잡는 법 등이 적힌 안내문.

범바위 - 종로구 누상동

서울의 대표적 바위산인 인왕산. 등산 초보는 오르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범바위는 쉬엄쉬엄 가면 누구나 충분히 오를 만한 포인트다. 다만 아득하게 이어지는 계단을 20분 정도 묵묵히 걸어 올라야 한다. 일출과 야경 그리고 전망 명소로 손꼽히기 때문에 이른 새벽부터 해 질 녘까지 많은 이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범바위에 관해 전해지는 설화는 여러 가지다. 인왕산 중턱에 한 쌍의 호랑이가 살면서 무악재를 넘나들었지만, 사람에게는 전혀 해를 끼치지 않다가 도적을 보면 어김없이 포효했다고 한다. 어느 날 인왕산에 산불이 나자 호랑이 부부는 먹을 것을 찾아 마을로 내려 왔고, 이를 본 포수가 암컷 호랑이를 쏘아 잡았다. 암컷을 잃은 수컷은 슬피 울다가 바위에 머리를 부딪쳐 죽었고, 이때 바위 한쪽이 떨어져 나가면서 그 모양이 죽은 수컷 호랑이처럼 되었다는 설이다. 또한 예로부터 인왕산에 호랑이가 유난히 많아 자연스럽게 범바위가 됐다는 설도 있다.

+ 이야기 하나 더

인왕산에서 사직공원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등과정터’ 기념비를 볼 수 있다. 등과정은 조선 시대 무사들의 궁술 연습장으로 유명한 사정(射亭)으로, 사정은 활터에 세운 정자를 말한다. 서울 서쪽 지역에 있는 다섯 곳의 이름난 사정 가운데 하나였으나, 갑오개혁 이후 궁술이 폐지되면서 자취를 감췄다.

인왕산 성곽길에서 만날 수 있는, 강인한 기운이 느껴지는 호랑이 동상과 등과정터 기념비.

자양동 - 광진구

조선 시대 초, 나라에서 말 1000마리를 기르면 용마가 나온다 하여 암말(雌馬, 자마)을 길렀다. 광진구 자양동은 조선 시대부터 그 일대가 국립 목장이라 할 수 있는 사복시 살곶이 목장이 있던 곳으로, 암말을 기르는 동네란 의미에서 자마장리라고 부르던 이름이 자양동으로 바뀌었다. 조선 시대에는 경기도 양주군 고양주면 자마장리·율동의 일부였는데, 1914년 자마장리와 율동의 일부가 통합하면서 경기도 고양군 뚝도면 자마장리가 되었고, 그 후 자양리가 되었다. 1949년에는 서울시 성동구에 편입되어 자양리로 부르다가 1950년부터 자양동이 되었다. 이후 1978년 자양동은 자양제1동과 자양제2동으로 분동되었다가 1995년 성동구에서 광진구가 분구되면서 광진구 자양동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 이야기 하나 더

자양제1동주민센터 앞에는 말 형상의 거대한 동상이 있다. 주민 참여예산과 주민들의 성금을 모아 만든 것으로, 2015년에 건립했다. 말 다리의 근육과 윤기가 흐르는 듯한 털까지 섬세한 묘사가 인상적인 동상이다.

자양동의 유래를 자세하게 묘사한 유래비.

류창희 사진 한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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