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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럭무럭 자라는 서울

무럭무럭 자라는 서울>
2022.04

문화

서울 옛 이름

무럭무럭 자라는 서울

꽃과 나무가 옷을 갈아입는 계절 4월, ‘나무’에서 유래한 이름을 가진 서울의 동네로 산책을 나섰다.
이름에만 흔적이 남아 있는 동네부터 여전히 나무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동네까지,
각 동네마다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오류동 - 구로구

오동나무와 버드나무가 많아 붙은 이름인 오류골에서 오류동이 되었다. 일제강점기에 오류역 앞 광장을 마을 쉼터로 조성하기 위해 성장 속도가 빠른 버드나무와 오동나무를 심은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오류역 앞 경인로에서 남쪽, 당시 동부제철주식회사에 이르는 길에 버드나무가 있었으나 경인로 확장 공사 때 가로수를 교체하면서 현재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오류골의 위치는 현재 동부제강 서울제강소 일대다. 개항 이후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여행자들이 점심을 먹는 휴게소로 항상 붐빈 이곳은 오류동 주막거리로 불렸다. 1855년 흥선대원군도 이곳을 지나면서 쉬어 갔다는 말이 전해진다. 지금은 주막거리 객사와 행랑채, 부속 건물은 자취를 감추고 객사 터임을 알리는 표지석만 남아 있다.

+ 이야기 하나 더

1975년 이전까지만 해도 오류동 일대는 참외 생산지로 유명했다. 오류골 참외는 부천 복숭아, 시흥 수박, 성환 배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과일로 꼽혔다. 조선 시대에는 궁중에 진상할 정도로 뛰어난 맛을 자랑했다.

오류역 인근에 조성된 오류역문화공원 전경.

구로구 경인로의 한 빌딩 앞에 남아 있는 ‘주막거리 객사’ 표지석.

대조동 - 은평구

예로부터 대추나무가 많은 동네라 해서 대추나무골, 대추말로 부르다가 ‘큰대추나무골’이라는 뜻을 담아 대조동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1949년 서울특별시에 편입되었으며, 1950년 서대문구 대조동으로 분류하다 1979년 은평구를 신설하면서 은평구 대조동이 되었다. 대조동은 40여 년 전만 해도 저좌현(불광리고개)·박석고개·갈고개로 넘어가는 길목으로 숲고개를 이룬 흔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주택과 아파트가 들어서 흔적을 찾기 어렵다.

+ 이야기 하나 더

지금은 대조동에서 대추나무 흔적을 찾기 어렵지만, 대조어린이공원에는 대추나무 30그루가 자라고 있다. 2016년 은평구가 대조동을 특화 거리로 추진하면서 주민 의견을 수렴해 대추나무를 심은 것. 6년이 지난 지금도 가을이면 대추가 열린다.

2016년 4월 대조동 주민들의 제안으로 대조어린이공원에 대추나무를 심었다.

오금동 - 송파구

오금동은 거문고 재료인 오동나무가 많아 붙은 이름이다. 자연스럽게 거문고를 만드는 장인도 이곳에 많이 살았고, 오동나무로 만든 거문고가 유명한 마을이 되었다. 그때부터 ‘오동나무 오(梧)’, ‘거문고 금(琴)’ 자를 써서 오금동으로 부르게 됐다. 올림픽공원과 가깝고 송파둘레길, 오금공원이 있어 걷기 좋은 동네다.

+ 이야기 하나 더

오금동은 조선 시대 말까지 경기도 광주군에 편입되어 있었다. 이후 1963년 성동구, 1975년 강남구, 1979년 강동구에 속했다가 1988년 강동구에서 송파구가 분리 및 신설되면서 송파구 오금동이 되었다.

오금공원 내에 있는 오금동 유래비.

송현동 - 종로구

언덕에 소나무가 많아 송현(松峴), 즉 소나무 언덕이라고 부른 것에서 비롯한 동네다. 이 언덕은 지금의 한국일보사와 종로문화원 사이에 있었으며, 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고 전한다. 2021년 5월 개관한 서울공예박물관 앞에 위치한 이 동네는 덕성여자중학교와 몇몇 건물을 제외하면 대부분 공터다. 경복궁 바로 옆에 자리해 조선 건국 이래 왕실 소유의 숲으로 경복궁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광복 이후에는 미군정에 귀속되어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사택이 들어서면서 외교부 부지로 쓰이게 되었다.

+ 이야기 하나 더

송현동 인근의 소나무는 송현동은 물론 수송동, 중학동에 걸쳐 무성했다. 소공동은 남송현, 송현동은 북송현이라 불렀다. 경복궁 근처의 율곡로 역시 조선 시대에는 소나무 숲이 울창한 동네였다.

서울공예박물관 옥상에서 내려다본 송현동 전경.

류창희 사진 한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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