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기찬 사진작가는 1960년대 말부터 서울 골목골목에 어린 삶을 촬영했다.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한 작품과 유품을 통해 우리는 서울을 더 선명하게 기억해나간다.
내일은 잘살아보자며 치열한 오늘을 보내던 1960년대 말, 서울 골목 곳곳의 고단한 하루하루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김기찬 작가는 68세의 나이로 타계할 때까지 30여 년 동안 변화하는 서울을, 은은하게 빛나는 일상을 사각 프레임 안에 담았다. 그렇게 촬영한 작품이 무려 10만여 점에 이른다. 지난해 12월 17일, 그의 사진처럼 따듯한 소식이 전해졌다. 유족이 10만여 점의 필름 사진을 비롯해 인화한 작품, 육필원고, 작가 노트 등의 유품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서울의 소중한 기록으로 보존되길 바란다”는 마음을 건넨 것. 필름 사진 중에는 그간 사진집이나 전시에서 공개한 ‘골목 안 풍경’ 작품뿐 아니라 개발 이전의 강남과 변두리를 기록한 미공개 자료도 대거 포함됐다.
※ 김기찬 작가의 사진은 서울역사박물관 수장고에 영원히 보존되며, 10만여 점의 필름 사진은 디지털로 변환한 뒤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아카이브로 공개될 예정이다.
글 김규보 사진 김기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