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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1열, 공연은 계속된다!

방구석 1열, 공연은 계속된다!>
2020.10

문화

서울 트렌드

방구석 1열, 공연은 계속된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대면 활동이 힘들어진 요즘,
공연장과 전시관을 찾는 발길도 뜸해졌다. 멈춰버린 무대와 공연장을 대신해
온라인 공연을 준비하는 이들은 외친다. “Show Must Go On!”

접촉은 언택트, 감동은 컨택트, 온라인 공연

코로나19 이후 공연계에서는 비대면 온라인 공연이 급증했다. 온라인 공연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시도는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은 지난해 뜨거운 호응을 얻은 <퇴근길 토크 콘서트>를 올해는 온라인으로 실황중계한다. 감미로운 세레나데로 시민들에게 ‘말을 걸고 싶어서’ 콘서트를 기획했다는 조은아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퇴근길 토크 콘서트>는 매회 매진 사례를 기록하는 인기 유료 공연이지만, 코로나19의 확산과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적용 등으로 온라인으로 전환해 시민들의 퇴근길에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악 파트 중심의 스트링 오케스트라가 출연해 유명 작곡가들의 세레나데를 연주한다”며 “부드럽고 감성적인 현악 연주가 온라인 관객의 마음을 위로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은 9월 15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촬영했으며, 9월 22일 서울시향과 서울시 유튜브 채널 그리고 서울시향 네이버TV 채널을 통해 동시에 공개되었다. 이번 연주에서 지휘를 맡은 데이비드 리는 “서울시향이 시민들에게 선사하는 음악을 통해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의 울림으로 가을 저녁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시름을 달래기 위해 서울시가 시민들의 사연을 받아 펼치는 <문화로 토닥토닥> 공연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사연을 보낸 시민에게 공연을 선물하는 콘셉트로 진행하는 이 랜선 콘서트는 지난 9월 19일 오후 7시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사연 신청자 6명과 공연자가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는 소통형 공연으로 치러졌다. 서울365거리공연단의 해금 연주가 ‘은한’, 판소리 보컬 ‘우리 가(家)’, 트로트 가수 박서진과 김나희가 출연해 국악과 트로트 공연을 펼치며 랜선으로 시민들과 소통했다. 서대문구의 자택에서 서울시 유튜브를 통해 공연을 접한 시민 오정석씨는 “비록 몸은 현장에 없었지만 마음만큼은 현장에 있던 모두와 함께한 느낌”이라며 생생한 감동을 전했다.

조은아

서울시립교향악단 <퇴근길토크 콘서트> 기획자,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데이비드 리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

“형태는 언택트지만 감동은 컨택트해야 하는 만큼 공연 준비에 앞서 고민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비말 감염 등에 대한 우려로 관악기 대신 현악기 연주를 지향한 점도 그렇고요. 연주자 인원 구성과 연주곡 선정 부분에서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토크 콘서트지만 기존과 같은 ‘토크’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음악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소통하자는 뜻에서 공연 장르를 ‘세레나데’로 정했습니다. 감미롭고 듣기 편안한 세레나데를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이 힘든 마음을 다스리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유료화부터 플랫폼까지 언택트 공연에 관한 다양한 고민들

지금껏 국내 온라인 공연은 시장이 크고 팬층이 두터운 K-팝 아이돌 콘서트를 제외하면 전부 무료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유료 온라인 공연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공연 장르 중 뮤지컬은 공연계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시장이 크고 대중성이 있어 유료화를 시도해볼 수 있는 장르로 꼽혀왔다. 유료화의 첫 시동을 거는 뮤지컬 <모차르트!>와 <잃어버린 얼굴 1895>가 모두 뮤지컬이라는 점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뮤지컬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의 <모차르트!>는 가장 먼저 온라인 공연 유료화를 발표했다. 추석 연휴 기간에 두차례의 온라인 공연을 할 예정인 <모차르트!>는 앱 기반의 한류 특화 플랫폼인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스트리밍되어 해외에서도 시청 가능하다. 코로나19 상황에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린 <모차르트!>는 뮤지컬 배우 김준수가 주역을 맡은 작품으로, 온라인 공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대면 공연을 하지 못하는 K-팝 스타들이 온라인 공연으로 몰리고 있고, 팬들은 요금을 지불하고서라도 기꺼이 보고 싶은 스타들과 만나고 싶어 한다. 방탄소년단 팬인 용산구의 박민지 씨는 지난 6월 ‘언택트로 콘택트하다’라는 콘셉트의 유료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를 접하고 방탄소년단이 출연하는 후속 온라인 콘서트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 공연이라고 해서 현장감이 떨어질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오히려 콘서트 티켓보다 저렴하고, 집에서 편안한 옷차림으로 관람할 수 있어 더 좋았어요.”

사연 신청자 6명과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함께한 <문화로 토닥토닥> 온라인 생중계 공연장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지키며 촬영이 진행되었다.

은한

해금 연주자

“예전에는 서울 거리 곳곳에서 관객들과 눈을 맞추며 공연을 하곤 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지금은 그러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하지만 유튜브 같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시민들과 소통하고 공연을 할 수 있게 되어, 그리고 작게나마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을 전달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현장감·박진감을 대신하는 최고의 VIP석, ‘방구석 1열’

온라인 공연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실험은 다른 곳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예술단은 지난 6월 <잃어버린 얼굴 1895>의 과거 공연 실황을 온라인 상영하며 시범적으로 ‘자발적 후원’을 실시한 적이 있다. 조회수는 총 14만여 회. 관객들 중 228명이 낸 후원금 총액이 219만원이었으니 1인당 평균 1만원 정도의 관람 요금을 지불한 셈이다. 소정의 후원금을 내고 온라인 공연을 관람한 강남구의 박주현 씨는 “후원금으로 어려운 공연계도 돕는 한편, 공연장에 가지 않고도 문화 체험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어 의미가 남달랐다”고 첫 온라인 공연 관람 소감을 밝혔다. 서울예술단 측은 창작진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분배 기준을 세우면서 앞으로도 유료 온라인 공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병성 뮤지컬 평론가는 “온라인 공연은 공연장에 가서도 볼 수 없는 앵글과 클로즈업 등으로 영상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영상 제작을 고려해 심지어 무대 바닥 디자인에도 심혈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온라인 공연은 단순히 공연 자체를 영상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공연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유료 온라인 공연을 진행하는 뮤지컬 <모차르트!>.

유료 결제 후 비공개 영상 링크를 수령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국립극단의 <하지맞이 놀굿풀굿>.

절망을 넘어 희망을 연결하는 랜선 콘서트

이렇듯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대세가 된 온라인 공연의 화두는 이제 유료화에서 ‘플랫폼’으로 넘어가고 있다. 유튜브와 네이버 공연 중계 플랫폼인 네이버TV와 V라이브 외에도 인터파크 등에서 신흥 플랫폼을 론칭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조만간 사이트 내에 중계 플랫폼을 내재화할 예정으로, 10월 중 베타 서비스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온라인 콘텐츠를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송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여러모로 불편하다. 이제 첫발을 떼는 온라인 공연 유료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공연업계가 준비하는 것은 다름 아닌 ‘위로’다. 방구석 1열 시대가 모쪼록 순조롭게 펼쳐져 절망을 풀어내고 희망을 연결하길 바라본다.

<문화로 토닥토닥>, ‘찾아가는 공연’ 사연 공개 모집

온라인 사연 신청 한 번이면 누구나 콘서트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로 지친 서울시민을 위로하기 위한 <문화로 토닥토닥>에서는 ‘찾아가는 공연’ 사연을 공개 모집한다.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을 극복해가는 의료진, 소상공인, 학생 등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사연 신청은 <문화로 토닥토닥>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작성해 접수하면 된다. 신청 결과는 매월 해당 홈페이지를 통해 통보하거나 개별 통보한다. 접수된 사연은 ‘찾아가는 공연’, ‘랜선 콘서트’ 등에서 공개한다.

문의 02-3443-2695
홈페이지 cultureseoul.co.kr

임지영 사진 한상무 자료 제공 EMK뮤지컬컴퍼니, 서울예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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