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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옛집 탐구 생활

서울 옛집 탐구 생활>
2020.09

문화

역사 산책

서울 옛집 탐구 생활

누군가의 생활공간 혹은 작업실로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서울의 옛집들.
역사와 문화의 흔적을 간직한 서울의 옛집을 깊이 탐구해본다.

아는 만큼 보이는 서울의 옛집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도시, 서울에는 다양한 이야기를 품은 옛집이 많다. 한옥의 아름다움과 사람 사는 이야기를 품은 북촌한옥마을부터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도 즐길 수 있는 남산골한옥마을, 그리고 현대식 한옥으로 이루어져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은평한옥마을까지. 지면을 통해 오래 보면 더 아름답고,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서울 옛집의 매력을 느껴보고 지친 마음을 힐링하자.

서울의 가옥에 대해 알고 싶다면, 가회동 백인제 가옥

북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넓은 대지 위에 당당한 사랑채를 중심으로 넉넉한 안채와 넓은 정원, 아담한 별당채를 갖춘 아름다운 가옥이 자리한다. 북촌을 대표하는 근대 한옥 ‘백인제 가옥’이다.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 근대적 변화를 수용해 역사적 가치가 높은 가옥으로, 오랜 시간을 지나온 만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곳이다.

백인제 가옥은 1913년 한성은행 전무였던 한상룡이 건립한 이래 한성은행, 최선익 등을 거쳐 1944년 백인제 선생에게 소유권이 이전됐다. 백인제 선생은 백병원의 모태인 백인제 외과의원 설립자이자 당시 국내 의술계의 일인자로 인정받던 사람이다. 이 가옥은 건축적·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77년 서울시 민속문화재로 지정되면서 당시 소유주인 백인제 일가(실제 소유주는 부인 최경진 여사)의 이름을 따 백인제 가옥이라 불리게 되었다. 1913년에 지어진 백인제 가옥은 동시대의 전형적인 상류주택과 구별되는 여러 특징을 갖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랑채와 안채를 엄격히 구분하던 전통 한옥과 달리 두 공간이 복도로 연결돼 있어 신발을 신지 않아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 사랑채의 일부에는 이층방이, 안채에는 다락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온돌을 사용하는 난방 구조를 가진 한옥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다.

공간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백인제 가옥. 사랑채 뒤뜰에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별당채를 마주할 수 있다. 누마루에서 북촌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별당채는 한국전쟁 이후 피란에서 돌아온 가족이 월세를 주었다니, 한번 살아보고 싶은 아름다운 곳이다.

유리, 벽돌, 잔디 등 근대적 자재들을 사용한 사랑채의 모습.

사랑방과 대청을 분리하는 문이 ‘들어열개문’으로 되어 있어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다.

백인제 가옥 깊이 보기

부채꼴을 확인하세요, 선자서까래

선자서까래는 곡선의 미를 살리는 건축 기법의 하나로,
부챗살 모양으로 서까래를 끼워 넣는 이 기법은 목수의 공이 많이 들어간다.
그런 만큼 돈도 많이 들기 때문에 부잣집에서만 가능했다고 한다.

홈이 파인 곳을 보세요, 우물마루

사계절이 뚜렷해 건조수축이 심한 우리나라 기후에 적합한 마루 형식.
나무가 말라 마루 사이가 벌어지면 마루를 다 뜯지 않아도
한 장씩 보강해 넣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김옥진

백인제 가옥 해설사

“1913년에 지어진 근대 한옥인 백인제 가옥은 우리나라 전통 가옥의 양식과 근대적 요소를 함께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사랑채 정원에서 안마당을 자유롭게 둘러보면서 유리나 벽돌, 잔디 등 근대적 자재를 굉장히 많이 사용한 집이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백인제 가옥이 품고 있는 역사와 문화의 흔적들을 통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일각문과 우물을 모두 갖춘 집, 필운동 홍건익 가옥

홍건익은 1930년대에 이 집을 짓고 살았던 인물이다. 상인으로 알려졌으나 자세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고, 그가 살던 집만이 남았다. 그의 이름을 딴 ‘홍건익 가옥’이 지어진 1930년대는 일제강점기로 한옥의 모습이 변화하던 시점이다. 많은 사람이 서울로 몰리면서 땅과 집이 부족해지자 전통 한옥처럼 각 기능에 따라 공간을 구분할 수 없었다. 하지만 홍건익 가옥은 전통 한옥의 특징을 함께 지니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안채·사랑채·별채 등 독립된 건축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건물은 대문채와 중문 같은 별도의 문으로 구분된다.

보통 전통 한옥은 땅의 모양에 맞추어 건물을 배치한다. 홍건익 가옥의 대문부터 후원까지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지대가 점점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단차를 이용해 만든 빙고(氷庫)를 후원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전통한옥의 특징 외에도 실내로 들어간 부엌과 화장실에서 근대 한옥의 특징도 함께 볼 수 있다. 서울에서 일각문과 우물을 모두 갖추고 있는 곳은 홍건익 가옥이 유일하다. 시대의 변화가 잘 반영된 홍건익 가옥에서 이곳만의 유일함을 찾는 재미를 느껴보자.

후원에서 바라보는 홍건익 가옥 전경.

홍건익 가옥 깊이 보기

일각문 옆에 집중하세요, 우물

장대석으로 쌓아 올린 원형 우물로,
안채 부엌에서 뒤뜰로 가는 쪽 일각문 옆에 있다.
아직도 우물 바닥에 물이 고여 있다고 한다.

홍건익 가옥의 장식 요소를 찾아요, 여모판

나무판 중앙을 팔괘 모양으로 뚫어 장식해
여름에는 바람이 들어오고, 겨울에는 보온 기능을 했다.
안채에서 여모판을 찾아볼 수 있다

예술과 이야기가 깃든 공간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가 살던 집, 원서동 고희동 가옥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 선생이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1918년에 지은 근대식 한옥이다. 고희동 선생은 창덕궁 후원이 바라보이는 곳에 터를 잡고 직접 이 집을 설계해 지었으며, 이곳에서 41년간 생활했다. 현재는 종로구립 고희동미술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통 한옥과 일본 가옥의 절충을 시도한 근대 가옥으로, 입구에서부터 고희동 가옥만의 재미있는 특징을 찾을 수 있다. 다른 가옥과 다르게 대문을 통과하면 건물 오른쪽으로 난 협소한 진입 통로를 지나 현관에 이르게 된다. 또 사랑방 옆에 화실을 따로 둔 점과 채와 채 사이를 오가기 편하도록 연결한 점이 큰 특징 중 하나다. 마당 한가운데에 화실을 배치해 안마당이 내부와 외부로 나뉘었는데, 이는 고희동 가옥에서 화실의 중요도를 엿볼 수 있는 배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고희동 선생의 다양한 작품이 탄생한 곳이자 당대 예술가들이 활발히 교류한 공간으로서 근대 예술사적 의미를 가지는 고희동 가옥은 일제강점기 한옥의 변화 양상을 보여주어 역사적 가치 또한 높다.

안채 마당에서 바라본 고희동 가옥.

고희동미술관 내부 전경.

고희동 선생을 알아가는 시간

고희동 선생은 1915년 도쿄 미술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가 되었다. ‘자화상’은 1915년 일본 유학 후 귀국해서 그린 것으로, 현존하는 고희동 선생의 자화상 세 점 중 한 작품이다. 자화상 속 고희동 선생은 격식을 차리지 않았는데, 가슴을 풀어 헤친 자세라든가 일상적 모습의 사실적 묘사는 당시에 매우 파격적인 행보였다. 이 작품은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이른 시기의 유화로, 등록문화재 제487호로 지정되었다.

고희동 선생은 귀국 후 서양화가, 도화 교사로서 활동했으나 1920년 후반 동양화로 전향해 전통적 수묵화 기법에 서양화의 색채와 기법을 더하는 절충 양식의 새로운 한국화를 시도했다. 또 화가뿐 아니라 미술 행정가로서의 면모도 뚜렷했다.

화가와 미술 행정가로 한국 미술계에 한 획을 그은 고희동 선생은 인간적으로도 멋진 사람이었다. “할아버지는 늘 반듯하시고, 긍정적인 말을 좋아하시는 분이었어요. 한번은 친구와 담소를 나누시다가 친구분의 부정적 언사에 야단을 하기도 하셨습니다.” 고희동 선생의 외손자 최일성 씨를 통해 듣는 할아버지 고희동은 참 반듯한 사람이었다. 또 다른 일화에서는 그의 유머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 의사가 “높으신 분들도 의사 말을 잘 들으셔야 합니다”라고 하자, 고희동 선생은 “나는 성만 고 씨지 높지 않소”라고 답했다고 한다. 주변에 사람이 끊이지 않았던 선생의 유쾌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이른 시기의 유화 작품
고희동의 ‘자화상’(1915). ©국립현대미술관

주인을 닮은 집, 계동 배렴 가옥

한국화가 제당 배렴 선생이 살았던 집이다. 배렴 선생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근대 한국 화단에 큰 업적을 남긴 화가다. 1928년 서울로 올라온 뒤 근대 화단의 대표 작가인 청전 이상범 선생에게 서화를 배웠다. 초기에는 스승의 화풍인 ‘청전풍’을 따랐으나, 1939년 금강산 여행 후 실경 수묵산수로 대표되는 독자적인 화풍을 완성해나갔다.

배렴 선생은 분재와 같이 식물 가꾸는 것을 좋아했다. 분재를 비롯해 난이나 매화나무, 목련나무 가꾸기를 낙으로 삼았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사랑채에 매화 화분을 키웠는데, 정성스럽게 가꾸다 보니 사랑채 천장까지 매화나무가 자랐다고 한다. 선생은 식물뿐 아니라 수석에도 취미가 있었다. 배렴 선생의 작업실을 재현한 ‘배렴의 방’에서도 수석을 볼 수 있다.

1940년대에 지어진 배렴 가옥은 서울·경기 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튼 ㅁ자형 근대 한옥이다. 현재 전시실이 있는 ㄱ자 형태의 건물이 안채이고, 그 반대편에 있는 ㄴ자 형태의 건물이 바깥채다. 북촌의 많은 근대 한옥이 이처럼 튼 ㅁ자 형태나 ㄷ자 형태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지어지고 비슷한 형태를 가졌지만, 집 속에 녹아 있는 이야기는 제각각 다를 것이다.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전통적인 운치를 느낄 수 있는 배렴 가옥은 집주인의 그림처럼 담담하면서 조용한 멋이 그대로 녹아 있다.

배렴 선생의 작업실을 복원한 ‘배렴의 방’ 일부.

계동 집 사랑방에서 그림을 그리는 배렴 선생. ⓒ배렴 가옥

고요함이 느껴지는 배렴 가옥의 모습.

황현중

배렴 가옥 관람 시민

“배렴이라는 화가에 대해 잘 몰랐는데 배렴 선생이 살던 곳에 직접 와보니 선생의 삶이나 작품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서울의 다양한 가옥을 찾아 또 다른 인물과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습니다.”

서울 한옥의 모든 것

서울한옥포털

서울의 한옥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한옥마을, 한옥살이, 한옥체험, 한옥자료 등 서울의 한옥에 관한 정보와 한옥 지원에 관한 안내, 지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한옥에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지원 제도와 체험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제공하니 참고하자.

홈페이지 hanok.seoul.go.kr

서울 가옥 체험

서울의 옛집, 가까이 즐기기

서울을 대표하는 한옥마을인 남산골한옥마을과 북촌한옥마을에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체험 모음과 또 다른 가옥 소개.

남산골한옥마을

방구석 1열 ‘온-라인 남산골 전통 체험’

남산골한옥마을 전통 가옥 안에서 즐기던 전통 체험을 ‘온-라인 남산골 전통 체험’을 통해 집에서도 즐길 수 있다. 체험 키트를 구매한 후 홈페이지나 공식 블로그, 유튜브 등에 올라온 영상을 따라 하며 방구석 1열에서 체험할 수 있다.

체험 키트 구매 방법
1.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원하는 체험 키트 구매
2. 남산골한옥마을 한옥운영팀으로 유선 또는 이메일 문의 후 구매

문의 02-2261-0517, namsangol@hanokmaeul.or.kr

북촌한옥마을

클릭 한 번으로 ‘북촌 문화 여행

코로나19로 바깥나들이가 어려워진 요즘, 북촌문화센터를 포함한 서울 공공한옥 3개소에서는 시민들이 쾌적하고 즐거운 계절을 보낼 수 있도록 북촌만의 특별한 비대면 문화 콘텐츠를 제공한다. 다양한 비대면 프로그램을 통해 안전하고 건강한 문화 체험을 즐겨보자.

북촌문화센터

웹진으로 만나는 북촌문화요일, <어사화(御賜花) 피는 북촌>

북촌을 기반으로 도심 속에서 전통공예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 공공한옥 9개소의 장인들과 전통공예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웹진.
이용 방법 매주 토요일 서울한옥포털 웹사이트 및 북촌문화센터 SNS 공지 참고

북촌 주민이 들려주는 ‘계동길 이야기’(한국어·영어)

북촌 주민 해설사의 음성 안내를 따라 홀로 마을을 탐방해 볼 수 있는 상시 운영 오디오 여행 가이드.
이용 방법 QR코드를 스캔하면 ‘계동길 이야기’를 다운로 드할 수 있습니다.

한옥지원센터

한옥 캠프 ‘한옥잼보드’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한옥 체험 교구재를 각 가정에서 만나볼 수 있는 한옥 캠프(선착순 60명).
신청 접수 9월 중 서울한옥포털 웹사이트 및 북촌문화센터 SNS에 공지 예정

북촌마을서재 & 북촌작은쉼터갤러리

북촌수다 ‘집콕 챌린지-놀이房’

가정에서 만들 수 있는 소품 DIY 및 홈 가드닝 키트와 함께 북촌 주민이 전하는 손 편지를 받아보며 코로나19에도 이웃과 소통을 이어가는 프로그램.
기간 9월 26일(토) 진행 예정
신청 접수 9월 중 서울한옥포털 웹사이트 및 북촌문화센터 SNS 공지 예정

서울의 다양한 옛집

역사의 중심을 읽는 ‘근현대 가옥’

해방 이후 정치노선을 따라 흩어진 지도자들의 사저가 새로운 정치 공간으로 떠올랐다. 종로 일대의 가옥들을 통해 근현대 역사를 알아보자.
경교장 해공 신익희 가옥 여운형 집터 송진우 집터 장면 가옥

성북동에 자리한 ‘문화예술 가옥’

소설가 이태준이 집필 활동에 몰두했던 가옥인 수연산방과 미술사학자 최순우 옛집은 성북동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가옥이다.
수연산방(이태준 가옥) 최순우 옛집


※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시설 이용 가능 여부가 변동될 수 있습니다. 시설 이용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코로나1 9방역 수칙을 잘 지켜주세요.

황혜민 사진 한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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