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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맥주, 한여름 밤의 꿈

서울 맥주, 한여름 밤의 꿈>
2019.08

여행

취향의 발견

서울 맥주, 한여름 밤의 꿈

 

맥주는 서울의 밤을 적시는 행복한 술잔이며,지금도 여름밤의 맥주는 추억을 남겨주는 기억의 매개이기도 하다.




서울은 마시는 도시다. 마시기에 서울처럼 좋은 도시는 드물다. 골목 어디든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품질의 맥주를 제공하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심지어 편의점 앞 파라솔에서도 마신다. “딱 한잔 더!”는 곧 맥주도 의미한다. 내셔널 브랜드의 대형 메이커도 많고, 전 세계의 수입 맥주를 원하는대로 살 수 있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이처럼 많은 브랜드의 맥주를 갖추고 있는 도시를 꼽으라면 전 세계에서 서울이 1등일 것이다. 서울 사람들은 맥주에 대해 아주 까다롭고(국산 맥주가 그동안 겪은 불신을 떠올려보시라), 좋은 맥주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한다. 새로운 맥주에 대한 호기심도 강해서 씁쓸하고 진한 맛의 미국산 IPA(인디아 페일 에일) 맥주가 채 10년도 안 된 시기 동안 급속도로 인기를 확장한 것도 놀라운 일이다. 그뿐이랴. 벨기에와 프랑스, 이탈리아 등 작은 양조장의 이른바 ‘부티크 맥주’도 한국에서 마실 수 있다. 와인처럼 코르크가 달려 있고, 매우 독특하고 깊은 맛을 내는 그런 종류들. 서민들이 마시는 내셔널 브랜드의 맥주는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된다. 거의 모든 음식에(심지어 과자까지!) 맥주를 곁들이는 한국인은 ‘소맥’이라는 블렌딩 방법을 개발했다. 소주도 마시고 싶고 맥주도 마시고 싶은데 한 가지만 고르기 애매할 때, 적은 비용에 빨리 취하고 싶을 때 선택한다. 맥주 순수파(?)에게는 비난의 대상이지만, 이것도 한국인의 맥주 마시는 방법이다.

생맥주가 배달되는 세계 유일의 나라도 한국일 것이다. 이는 치킨과 결합되어 있다. 치킨은 곧 맥주다. ‘치맥’이라는 조어는 외국인도 안다. 엄청난 양의 맛있는 치킨이 오늘도 튀겨지며, 당연히 맥주가 따라다닌다. 곁들이는 음식에 따라 치맥이라는 조어는 확장된다. ‘피맥(피자와 맥주)’, ‘떡맥(떡볶이와 맥주)’ 식으로 말이다. 나는 ‘백맥’을 한다. 백맥? 백반과 맥주다. 서울 도심 뒷골목, 특히 을지로, 동대문, 종로, 충무로 등지에는 저렴한 백반집이 아주 많다. 비싸야 7000원이고, 더러는 5000원에 반찬 대여섯 가지와 찌개까지 제공하는 곳도 있다. 이런 집에서 맥주 마시는 걸 즐긴다. 깔아주는 반찬에 병맥주를 두세 병, 그것도 혼자서 마시는 재미가 최고다. 도시 재개발로 점점 사라져가는 허름한 골목의 정취를 마지막으로 즐기는 방법이다. 그렇게 마시고 밥과 찌개를 먹는다. 맥주가 원래 입맛을 돋우는 아페리 티프용 술이라는 걸 알게 해준다.

서울은 생맥주 애호가들의 도시다. 한국이 모두 그렇지만,병맥주보다 생맥주가 더 싼 특별한 곳이다. 이는 세금 제도 때문에 생긴 일이지만, 우리 같은 생맥주 애호가들에게는 횡재다. 외국은 대개 생맥주의 세금이 더 높고, 따르는 비용이 술값에 반영되어 있어서 더 비싸다. 한국에선 언제든 고품질의 내셔널 브랜드 생맥주를 말도 안 되는 값에 살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 안정된 관리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비 오는 날은 아로마(향)가 더 세지는 대신 기압 때문에 거품이 별로고, 케그(keg)의 마지막 부분보다는 처음 딴 것이 더 맛있고, 생맥주 잘 따르는 달인이 있는 곳의 맥주는 더 맛있고, 이제 1000cc 잔은 어디에서도 볼 수없어 아쉽고….

맥주를 사랑하는 우리들

알다시피 서울은 원래 막걸리와 약주와 소주의 도시였다. 구한말, 왕실(나중에는 대한제국 황실)에서는 외국 사절을 접대하기 위해 중국과 일본에서 맥주를 수입했다. 인천 세관을 통해 맥주가 들어왔고, 각국 사절은 한식과 양식을 절충한 음식에 맥주를 대접받았다. 그때도 한여름에 얼음이 있었으므로(한강의 얼음을 저장했다가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충분히 시원한 맥주를 대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커피와 양식을 좋아한 고종이 맥주도 즐겼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시원한 맥주 한잔은 누구나 좋아하는 술이 되었다. 최초의 맥주에 대한 기록은 애매하나,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사진 한 장이 있다. 강화도에 들어온 미국 군함에 조선인 이 방문했다가 맥주를 대접받은 후 다 마신 맥주병을 들고 찍은 사진이 남아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1800년대 후반 으로 도래 시기를 잡으면 될 듯하다.

서울은 맥주의 도시다. 전쟁 후에도 무교동과 다동, 명동에 비어홀이 성업했고, 1970년대 통기타와 청바지로 표현되는 청년 문화로서 생맥주는 서울의 상징이 되었다.

박찬일

이후 일제강점기에 물 좋기로 소문난 영등포에 대형 맥주 공장이 세워졌다. 일제 침략자들이 물러간 후 그 공장은 적산으로 분류되어 있다가 다시 국내 자본에 인수되어 가동 되기 시작했다. 1960~1970년대는 그렇게 오비와 크라운이라는 양사의 맥주가 시대를 양분했다. 더러 외국 맥주가 있었지만, 대개는 미군 부대에서 반출된 버드와이저 등의 맥주였다. 일제강점기에는 ‘삐루홀’이라고 부르는 일본식 맥주홀이 크게 번성했다. 고급 술집이었다. 1970년대 청춘들의 심벌은 청바지와 통기타 그리고 생맥주였다. 일본식으로 ‘조끼(jug)’라고 부르는 잔에 생맥주를 마시는 술집들이 명동, 종로에서 크게 성업했다. 송창식, 양희은, 윤형주 같은 포크 가수들이 등장해 비어홀에서 노래를 불렀다. 당시 생맥주의 흔적은 종로 관철동 일대에 아직도 일부 남아 있다.맥주는 1980년대까지 비싼 술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접대’하면 맥주였다. 전쟁 후에도 서울에서는 비어홀이 성업했다. 특히 명동, 무교동 같은 유흥 지구에서 크게 성행했다. 맥주는 유흥업소의 상징이었다. 고 이주일 씨가 출연해 크게 인기를 끈 ‘초원의 집’은 맥주 세 병에 안주 하나를 묶은 세트 메뉴를 팔았다. 거의 모든 유흥업소가 그런 식으로 맥주를 소비했다.

1990년대 들어 맥주는 생활 술로 변모했다. 유흥업소에서는 양주 위주로 팔았다. 소득수준이 올라가자 맥주는 더 이 상 고급술이 아니었다. 이 무렵, 퇴근길에 구멍가게에서 병맥주를 ‘서민적으로’ 마시는 문화가 생겼다. 을지로, 충무로, 종로가 그 주 무대였다. 이것이 나중에 ‘골뱅이골목’ 같은 서울의 명물을 만들었다. 통조림이나 벽에 걸린 마른안주를 뜯어서 병맥주 한두 병 마시는 게 서울의 풍속이었다. 그 후로 을지로3가는 ‘을지로페스트’라는 이름이 붙을 만큼 노상 맥주로 빅 히트를 치고 있다. 서울 관광객은 꼭 가봐야 할 동네로 알려질 정도 다.

2000년대는 새로운 맥주의 시대가 되었다. 고작해야 미국산 맥주가 대부분이던 수입 맥주가 다변화되고, 특히 마이크로브루어리(소규모 양조장)가 등장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일부 허가로 등장했다가 거의 사라져버린 마이크로브루어리가 법령 개정으로 광범위하게 퍼져나갔다. 요즘은 수입 생맥주도 생맥주지만, 이런 자가 제조 생맥주의 인기가 서울을 흔들고 있다. 맥주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서울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박찬일

박찬일
1965년 서울생. 어려서부터 무시로 서울시내 냉면집을 다녔다.
그 경험을 모아 냉면 노포 등을 취재한 <백년식당> <노포의 장사법> 등의 책까지 쓰게 됐다. 사계절 내내 냉면을 사 먹거나 최소한 만들어 먹는다. 술을 한잔 한 후에 냉면을 먹는 선주후면의 오랜 민족 전통을 사랑한다.




PICK! 박찬일 추천 #수제맥주성지

박찬일

‘브로이하우스 바네하임’은 동네 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동네 상권이지만 1층에 맥주 양조장을 갖춘, 제대로 된 수제 맥줏집이다. 15년 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브루마스터 김정하가 자신만의 노하우를 담아낸 자생적 국내 생산 맥주를 선보였다. 바네하임 크래프트 맥주와 시즈널 맥주로 지리적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기능성 쌀로 만든 ‘도담도담’과 문경 사과를 더한 ‘스맥도담’으로 한국형 쌀 맥주에 도전하고 있다.




주소
노원구 공릉로32길 54
가격
도담도담 320cc 4500원,프레아 에일 600cc 7500원,노트 에일 600cc 7500원
문의문의
02-948-8003



서울에서 맥주 즐기기

뜨거운 여름을 이겨낼 시원한 한잔

맥주를 위한 #TMI



치킨은 사랑입니다 #치맥

치맥

효도치킨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 ‘주옥’의 신창호 셰프가 멘토로 참여해 청년 창업의 성공 사례가 된 ‘효도치킨’. 꽈리고추멸치볶음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달콤 짭짜름한 ‘꽈리멸치킨’은 간장 양념을 기본으로 하는 프라이드치킨으로, 효도치킨의 효자 메뉴다. - 강남구 도산대로46길 21
한추 치킨 먹고 고추튀김 추가요 - 강남구 논현로175길 68
계열사 웨지 감자와 치얼스 - 종로구 백석동길 7
감계무량 디자이너가 만든 캐릭터 치킨 - 영등포구 당산로45길 2-1
원조마늘통닭 <수요미식회>에 나온 옛날 통닭집 - 영등포구 도림로 469-1
또바기치킨 상수홍대점 9000원 치킨, 가성비 최고 - 마포구 와우산로 27
장작집 동서양이 만난 치즈누룽지통닭 - 마포구 월드컵북로6길 19
대우호프 그 시절 그대로, 서울역 바삭통닭 - 용산구 후암로 95
오유니통닭 양파와 대파, 고추로 차별화된 야채통닭 - 서초구 방배로 83-18




맥주를 부르는 피자 #피맥

피맥

경일옥 핏제리아 ‘힙지로’ 대열에 당당히 안착한 화덕 피자 전문점. 피자 강국 이탈리아와 미국에서 피자 경력을 쌓은 뒤 서울에서 유일한 ‘서울 피자’를 위해 달 리며 ‘을지로 콤비네이션’을 비롯한 개성 넘치는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 중구 을지로16길 2-1
네이버후드 토핑 가득, 제대로 된 미국식 피자 - 서대문구 연세로7안길 41
빚짜 1인 1피자 가능해요 - 종로구 사직로 113
보니스피자펍 뉴질랜드 피자가 궁금하다면! - 용산구 신흥로3길 2
모터시티 디트로이트 네모 피자 - 용산구 이태원로 140-1
맥파이 피맥의 조상님 - 용산구 녹사평대로 244-1
피자네버슬립스 취향대로 골라 먹는 반반 피자 - 마포구 양화로6길 73
스파카 나폴리 세계 나폴리 피자 챔피언의 집 - 마포구 양화로6길 28
핏제리아오 <강식당>도 놀란 1m 메트로피자 - 종로구 동숭길 48
지노스뉴욕피자 래퍼 도끼가 운영하는 피자집 - 강남구 선릉로155길 15




진짜 #서울맥주

강서 마일드 에일, 서초 위트, 서울 소울 에일, 한강 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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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브로이

경복궁 IPA

경복궁 IPA
@카브루

강남 페일 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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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트브로스

동빙고 복 에일, 서빙고 벨지안 트리펠, 광화문 엠버 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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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비어

박찬일취재 김시웅사진 장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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