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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취향을 공유한다는 것

누군가와 취향을 공유한다는 것>
2018.12

문화

서울 트렌드

누군가와 취향을 공유한다는 것

‘최근 새로운 관계 맺기가 주목을 끈다.’

학연·지연으로 얽힌 사이도 아니고, SNS로 맺은 디지털 인맥도 아니다.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지적인 대화를 나눈다.
17~19세기 유럽에서 유행한 ‘살롱 문화’가 현재 서울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취향을 깊이 있게 만드는 지적인 관계

살롱(salon)은 프랑스어로 ‘응접실’, ‘사교 집회’ 등을 뜻한다. 17~18세기에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명 살롱이 생기면서 귀족과 예술가, 지성인 등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어울리게 되었다. 살롱은 단순한 사교 공간을 넘어 성별이나 신분을 구분하지 않고 대화와 토론을 하고 지식을 나누는 곳이 되었다. 프랑스의 예술과 문학을 꽃피운 문화와 지성의 산실이었다.

이런 살롱 문화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부활하고 있다. 이들은 오로지 취향을 공통분모로 오프라인에서 모임을 갖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책이나 음악 등이 주요 콘텐츠로 떠오르지만 요리, 인문학, 글쓰기, 영화 등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관련 주제로 대화를 하고 생각과 경험을 나누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취향이 같은 사람들과 교류한다. 새로운 관계 맺기를 통해 탄생한 취향의 공동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세상’에서는 사람들이 보내온 고민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책을 추천하고 있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사이

왜 2030 세대는 살롱 문화에 빠져드는 것일까? 살롱 문화만의 관계 거리 설정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지나치게 친밀하지도, 그렇다고 아예 모르는 사람도 아닌 그 중간쯤에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살롱 모임에서 이름, 나이, 학력, 직장 등 인적 사항을 반드시 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인적 사항을 아예 밝히지 않는 곳도 꽤 있다.

취향이 비슷하다 보니 대화가 잘 통하고 만나면 즐겁지만, 내키지 않으면 가지 않아도 된다. 대면하는 사이지만 익명성을 보장받는다. 또 어디에서도 말할 수 없는 고민을 털어놓고, 솔직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한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권위적이며 수직적 분위기가 만연하다. 살롱에서는 인적 사항을 묻지 않기 때문에 민주적이고 수평적으로 소통이 이루어진다. 위계질서에 짓눌린 젊은 층이 수평적 관계의 살롱 문화에 마음이 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모임에 아는 사람이 없어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을 만큼 개방적이고, 자유롭다.

아직 특정 세대에 집중되어 있지만, 살롱 문화를 지금처럼 건강하게 즐긴다면 금세 전 연령대가 향유하는 문화로 자리 잡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문토’에는 모임을 위한 전용 공간인 문토 라운지가 있다.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다.

취향관’에서는 모든 만남과 대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낯선 사람과도 평등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여행지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갈 때 느끼는 여행의 설렘과 비슷한 감정이 든다는 ‘남의 집 프로젝트’. 남의 집 거실 여행이 가능한 이유다.

살롱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취향 저격 사교 모임

취향관

‘취향관’은 느슨한 공동체를 지향하는 문화살롱이자 소셜클럽으로, 프랑스 살롱 문화를 재현하는 것이 이곳의 목표다. 2층짜리 단독주택을 멋스럽게 개조해 사교 공간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호텔처럼 콘시어지가 멤버를 맞이하고, 멤버만을 위한 프라이빗 바도 있다. 2층에는 3개의 살롱 룸이 있어 다양한 주제로 모임이 열린다. 멤버라면 누구나 시즌 동안 자유롭게 머물며 처음 만난 사람과 몇 시간씩 대화를 나누어도 되고,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도 좋다. 3개월 시즌 멤버가 되면 음료 60잔 제공, 계간 <취향관> 및 각종 전시 등 다양한 프로젝트 참여 멤버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 참여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주소
마포구 월드컵로5길 20
문의문의
02-332-3181
홈페이지
project-chwihyang.com

이용 방법 멤버십 가입을 해야 이용 가능하다. 매 시즌 일정 인원만 멤버로 받고 있어 정원이 차면 가입할 수 없다.

지금의 세상

동작구에 있는 독립 서점 ‘지금의 세상’에서는 매달 한 번씩 ‘지금의 살롱’이라는 심야 이벤트를 진행한다. 참여자가 신청곡과 함께 자신의 고민과 사연을 적은 쪽지를 서점 주인에게 주면 그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신청곡을 틀어주는 방식이다. 서점에서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과 흡사하다. 주로 동네 20~30대 주민이 참여한다. 대부분 그날 처음 본 사이인데도 자연스레 대화를 이어갈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는 후문이다.

주소
주소 동작구 동작대로3길 41
문의문의
010-7610-7121
홈페이지
instagram.com/the_present_world

이용 방법 지금의 살롱 SNS에 공지가 올라오면 신청하면 된다. 단, 참여 가능한 인원이 10명에 불과해 틈틈이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문토

소셜 살롱 ‘문토’는 ‘취향이 통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표방한다.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좋아하는 것을 깊이 있게 나눌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는 플랫폼이다. 영화, 요리, 음악 감상, 독서 토론, 글쓰기 등 종류가 다양해 관심이 가는 모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반 취미 동호회와 달리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모임을 이끌어 전문성도 갖췄다. 클래식 음악 전문 공연 기획자가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고 감상하기 위한 모임을 열거나, 셰프가 새롭고 실험적인 미식을 경험해보는 모임을 이끄는 등 취향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을 준다.

주소
마포구 잔다리로7안길 6
문의문의
070-4793-4793
홈페이지
munto.kr

이용 방법 주제를 발제한 리더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3개월 단위 정기 모임에 가입하면 격주로 참여할 수 있다.

남의 집 프로젝트

얼굴도 모르는 낯선 사람의 집을 구경하고, 취향이 같은 사람들과 합법적으로 거실을 공유하며 시간을 보내는 모임이다. ‘남의 집 프로젝트’의 매력은 집주인의 취향 등을 간접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자신의 일상에 초대하는 소소한 일탈을 경험할 수 있다. 20개월 동안 60여 차례 남의 집에서 모임이 열렸고, 수 많은 사람이 거쳐갔을 정도로 남의 집 모임은 순항 중이다.

홈페이지
naamezip.com

이용 방법 홈페이지에 올라온 남의 집 모임 공지 중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곳을 예약하면 된다.

이선희사진 취향관, 문토, 지금의 세상, 남의 집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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