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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시민의 물 만난 휴식처, 한강

천만 시민의 물 만난 휴식처, 한강>
2018.07

문화

서울 인문학 살롱

잘 생겼다! 서울 인문학 살롱 ⑥

천만 시민의 물 만난 휴식처, 한강

아이콘

중국 사신은 공식 업무를 끝내면 반드시 한강을 유람한 후 본국으로 돌아갔고,
선비는 한강 변에 정자를 지어 풍류를 즐겼으며,
서민은 한강에 터 잡고 어부로, 뱃사공으로 살았다.

각 지방의 특산물·농산물·조세품이 한강을 따라 한양으로 몰려들었다.
그렇게 한강의 추억은 서울의 역사가 되었고,
지금은 천만 시민의 휴식처가 되었다.




1539년 명나라 사신 화찰(華察)은 압록강과 대동강을 차례로 지나며 “조선의 풍경이 여기 다 있구나!”라며 빼어난 자연 경관에 감탄했다. 그러자 조선인 통역관이 “한강을 보지 않고서는 조선의 풍경을 논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그의 말대로 한강을 찾은 화찰은 한강의 아름다움에 빠져 다음과 같은 <유한강기>라는 유람기를 남겼다.

“남산이 눈앞에 보이고 북악산이 뒤에 있으며, 용산과 필운대가 좌우로 어리어 비치고 잠두봉을 비롯한 여러 봉우리가 천태만상으로 둘쭉날쭉하여 완연히 그림과 같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화찰처럼 한강을 유람한 많은 중국 시인은 한강을 보물처럼 여겼다고 한다. 그리고 조선 왕실은 사신들을 위해 한남동 한강 변에 제천정이라는 별장을 지어 접대하기도 했다. 한강을 보물처럼 여긴 사람은 중국 사신만이 아니었다. 진경산수화로 유명한 겸재 정선에게도 한강은 ‘최애템(최고로 애장하는 아이템)’이었다. 양천 현감을 지낸 정선은 나룻배를 타고 다니면서 개화사, 귀래정, 낙건정, 선유봉, 소악루 등 지금의 강서구와 양천구 일대의 8경을 담은 ‘양천팔경’을 그렸다. 그리고 ‘경교명승첩도’라는 그림을 통해 압구정, 광진, 송파, 녹운탄 등 한강 상류의 풍경까지 화폭에 담았다. 녹운탄은 현재 양평 일대를 가리키는 지명이었다.

비단 화가만 한강을 사랑했을까? 조선 초기 대표 학자인 서거정은 한강을 유난히 사랑한 인물로, 한강을 주제로 많은 시를 남겼다. 눈 내리는 양화진 풍경을 담은 ‘양화답설’은 후대 시인들이 두고두고 회자할 정도로 유명한 시다. 마포구 합정동 한강 북안에 있던 나루인 양화진은 특히 경치가 아름다워 시인이나 화가 모두 읊고, 그리고 싶어 하는 명승지였다고 한다.

조선의 선비는 경치가 좋은 곳에 정자나 누각을 지어놓고 그곳에서 시를 짓거나 술을 마시는 풍류를 즐겼는데 한강이 빠질 수 없을 터. 비록 지금은 복원된 몇 곳을 빼고는 거의 사라졌지만, 정선이 그린 ‘경교명승첩’과 ‘양천팔경’에서 여러 정자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한강 일대에 있던 정자 중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복원한 곳은 소악루, 낙천정, 망원정으로 소악루는 정선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자주 들르던 곳이다. 또 망원정은 세종의 형 효령대군의 별장으로, 가뭄이 심해 시찰을 나선 세종이 이 정자에 들렀을 때 마침 비가 쏟아져 ‘반가운 비가 내리는 정자’라는 뜻에서 희우정(喜雨亭)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 후 성종 때 동생에게 왕위를 양보한 월산대군이 희우정을 고쳐 짓고, 망원정(望遠亭)이라 이름 붙였다. 정자 앞뒤로 펼쳐진 드넓은 풍경을 바라보기에 매우 좋다고 느낀 것이다.

경교명승첩

‘경교명승첩’은 서울 근교와 한강 변의 명승·명소를 그린 진경산수화와 인물화로 구성된 정선의 그림이다. 1741년부터 그리기 시작해 정선이 사망한 1759년에 완성한 것으로 추정한다.

일제강점기에도 여전히 서울 시민의 생활 터전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을 중심으로 풍류가 흐르던 한강은 근세에 들어서면서 근대화의 물결에 휩싸이게 된다. 1888년 최초로 증기선이 한강을 따라 인천과 서울을 드나들었고. 1900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철교인 한강철교가 완공되었다. 또 한일병합 6년 뒤인 1916년에는 한강 인도교가 놓였으며, 1929년에는 여의도에 경성비행장이 건설되었다. 경성비행장은 1958년 여의도공항 기능이 김포공항으로 옮겨지기까지 줄곧 비행장으로 사용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한강에 다양한 시설물이 들어섰지만, 한강은 여전히 서울 시민이 생활하고 휴식을 취하는 장소였다. 나룻배가 한강에서 사람들을 실어 날랐으며, 밤섬의 목수들은 강과 바다에서 배를 만들었고, 조기 철이 되면 마포나루는 시끌벅적 분주했다. 한여름이면 한강 인도교 밑에 있는 백사장과 뚝섬 광나루의 넓은 모래밭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피서 인파가 몰리면서 사고도 심심찮게 일어나 1920년에는 한강 인도교 부근에 파출소가 새로 생기기도 했다.

서울 한복판에는 한강을 왕래하는 유람 택시까지 등장해 젊은 부자와 장안의 이름난 기생이 함께 이 유람 택시를 타고 한강 변으로 드라이브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또 근대 스포츠가 도입되면서 수영이 인기를 끌었고, 1934년에는 한강 인도교 동쪽에 야외 수영장을 만들기도 했다. 1924년에는 뚝섬에 경마장이 들어섰고, 겨울철이면 인도교 밑 꽁꽁 언 한강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인파가 몰렸으며, 1924년부터는 전조선 빙상경기대회가 정기적으로 열리기도 했다.

수영장

1989년 잠원과 뚝섬에 개장한 수영장. 현재 강서부터 강동까지 총 8개가 있고, 다양한 물놀이 시설로 워터파크 부럽지 않을 만큼 인기 높다.

전쟁으로 인한 상처를 어루만지던 물결

해방과 한국전쟁 후에도 여전히 한강은 생활 터전이자 휴식 공간이었다. 노들섬과 인도교 등 한강 곳곳에 보트장, 음식점, 유흥 시설이 들어서 전쟁으로 상처받은 서울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었다. 특히 청춘 남녀들의 은밀한 데이트 장소로 각광받았다. 밤이 되면 남녀가 짝지어 보트를 타고 나가 담요를 깔고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밤 10시를 지나 일반 손님들이 돌아갈 시간이 되면 이곳 한강은 색다른 아베크 남녀들의 호젓한 놀이터가 된다. 이들 남녀들의 환락의 보금자리가 되는 것은 광목 포장으로 하늘을 가린 속칭 유람선이다. 뱃사공 모 씨의 말에 의하면 밤 9시경 소형 보트가 철수하면 이 유람선은 보트를 뒤에 달고 하룻밤을 별천지에서 즐기려는 남녀를 싣고 한강 상류로 올라가 그들이 원하는 장소에 닻줄을 매어놓고 사공은 보트로 돌아가고 다음 날 새벽 5시경 다시 하류까지 안내한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1957년 8월 19일 자 기사를 통해 이런 데이트 풍경을 비꼬기도 했다. 기사 제목은 ‘건전한 놀이터 못 된다’였다.

강변은 콘크리트로 덮이고 난개발로 수질오염 심각

한강은 1960년대 후반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본래 모습 대신 인공적이고 획일화된 모습으로 변모해갔다. 수풀이 우거졌던 강가는 도로로 바뀌었고, 고운 백사장은 매립되어 아파트 부지가 되었다. 한강종합개발로 한강은 수십 개의 다리와 아파트, 고속화도로로 가로막혔고 서울 시민과도 멀어지게 되었다. 그뿐 아니었다. 난개발로 인한 수질오염으로 자연도 멀어졌다. 1950년대만 해도 고기잡이가 성행했지만, 1980~1990년대에는 한강에서 잡은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되었다.

그러나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조금씩 시민의 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1983년에 유람선을 운행하기 시작했고, 1989년 잠원과 뚝섬에 수영장이 개장하면서 서울 시민의 물놀이장이 되었다. 선유도는 폐정수장 시설을 재활용해 생태 및 수생 공원으로 되살아났고, 2000년에 시작한 여의도 세계불꽃축제는 한강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개화동에서 시작해 하일동에서 마감하는 41.5km 한강 구간에는 총 11곳의 아름다운 수변 공원이 조성되었고, 자전거도로, 수영장, 물놀이 공간, 캠핑장 등이 속속 생겨나 다시 깨끗하고 편리한 시민의 휴식처로 거듭나고 있다.

한강

1980년대 이후 여유가 생기면서 한강을 휴식처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서울시가 한강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한 공원에서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어린이들

기억과 가치를 되살리는 참 잘 생긴 공원

여기에 소중한 기억과 가치를 되살리는 도시 재생 시민 공간이 조성돼 시민으로부터 잘 생겼다는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하수도과학관, 서울새활용플라자, 서울함 공원, 이촌한강생태공원, 그리고 올 하반기에 개장하는 서울식물원이 바로 그곳. 그중 생소한 풍경으로 궁금증을 자아내는 서울함 공원을 찾았다.

망원한강공원 내에 있는 서울함 공원은 서울시와 자매결연을 하고 30년간의 해양 수호 임무를 완수한 후 퇴역한 서울함을 비롯해 참수리호와 잠수함을 원형 그대로 전시한 서울시 최초 함상 공원이다. 주변의 망원정 부근은 조선 시대 수군 훈련장으로 왕이 훈련을 직접 참관하기도 한 역사적 장소라 의미가 남다르다. 서울함 공원은 평소 볼 수 없는 군함을 속속들이 살펴볼 수 있고, 해군과 군함의 역사도 배울 수 있어 많은 시민이 찾는다.

“30년 전에 해병대에서 복무했어요. 30년 만에 군함을 다시 보니까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바다에 한번 나갔다 오면 선체를 페인트칠하느라 죽을 고생을 했는데. 하하.”

마포구에 사는 권오상 씨는 집 근처에 군함이 정박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궁금해서 찾아왔다며 복무한 군함은 아니지만, 그 당시 군함이라 더욱 애틋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실제로 서울함 공원에는 해병대나 해군에서 복무한 아빠들이 아이를 데리고 많이 온다고 한다. 아이가 감회에 젖은 아빠의 마음을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 대한민국 해군의 위용은 느끼지 않을까? 서울함 공원은 색다른 볼거리뿐만 아니라 소중한 추억과 호국의 가치를 되살리는 정말로 잘 생긴 공원이다.

한강공원은 가까이에서 새로운 즐거움과 휴식을 찾을 수 있어 평일이든 주말이든 늘 시민으로 북적인다. 올해도 7월 20일부터 8월 19일까지 ‘한강몽땅 여름축제’가 한강 곳곳에서 열리는 등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즐거운 놀이와 시원한 공간이 가득하다. 올여름은 예년보다 더 더울 것이라고 한다. 피서지를 찾아 헤매지 말고 가까운 한강에서 더위와 스트레스를 몽땅 날려버리는 건 어떨까.

한강

한강은 사시사철 천만 서울 시민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한강의 역사

1424

1424 효령대군 별장으로 지은 망원정

1900

1900 밤섬과 서강나루가 보이는 마포 풍경

1920

1920 한강 인도교와 그 밑에서 피를 즐기는 시민들

1924

1924 시민들이 한강철교 아래에서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다.

1933

1933 황포돛배를 타고 봉은사로 소풍 가는 모습

1975

1975 한강에서 낚시를 즐기는 시민들

1983

1983 한강에서 최초로 운행한 유람선

1986

1986 한강 둔치에서 여가를 즐기는 시민들

2000

2000 여의도에서 해마다 열리는 세계불꽃축제

2002

2002 난지천공원에 조성한 난지캠핑장

2013

2013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득한 '한강몽땅 여름축제'

2017

2017 망원한강공원에 개장한 서울함 공원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서울함 공원

서울함(호위함)

1984년에 국내 기술로 건조한 서울함(FFK-952)은 1985년 취역해 30년간 해양 수호 임무를 수행한 한국형 호위함으로, 1900톤 규모다. 규모에 따라 도시 이름이 붙는데, 서울시와 자매결연해 ‘서울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층에 침실·매점·식당 등의 생활 공간이, 2~4층에 전탐실·함장실·레이더실·조타실 등의 업무 공간이 있다. 전탐실과 함장실, 상비 탄약고가 자리한 2층은 군사기밀 공간으로, 함장실은 대통령도 들어올 수 없다. 갑판에는 호위함답게 기관포, 함포, 미사일, 어뢰 등 다양한 무기가 장착되어 있다. 기관포는 1분에 80발을 쏠 수 있고, 함포는 사격 거리가 12km나 된다.

서울함(호위함)

참수리(고속정)

1978년 건조해 실전 배치된 참수리는 대한민국 연안 경비와 보안을 담당한 고속정으로, 2002년 서해 제1연평해전과 제2연평해전에 참전한 동급 기종이다. 참수리는 경비정으로 서울함처럼 무기가 많지 않고 기관포 정도만 있다. 덱·통신실·조타실 등 참수리 고속정 내 업무 공간을 체험할 수 있으며, 조선 수군부터 현재의 대한민국 해군, 옛 배와 현대 군함의 스토리를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감 나게 관람할 수 있다.

참수리

잠수함(안내센터)

안내센터 내 전시된 잠수함은 1991년부터 2016년까지 단독 특수전 침투 임무, 파괴와 정찰 임무를 수행한 190톤 규모의 돌고래급 잠수함이다. 안내센터 1층에서는 서울함 공원 소개와 대한민국 해군 역사, 군함 소개를 볼 수 있다. 2층에서는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한강 역사를 훑어볼 수 있다.

잠수함

해군 함장에게 듣는 도슨트(전시 설명)

서울함 공원에 전시된 세 척의 배에서 실제 30년 동안 근무한 해군 함장이 들려주는 도슨트 프로그램을 주말에 운영하고 있다. 일반인이 알지 못하는 군함과 해군 생활 등을 상세하게 들을 수 있어 인기가 많다. 평일에는 서울함 공원 직원에게 전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시간
평일 오전 11시, 오후 2시 30분 주말오전 11시,오후 2시 30분·5시 30분

도슨트

아이와 어른 모두 즐거운 동화 구연과 버스킹

주말에 서울함 공원을 찾은 어린이를 위해 동화 구연을 한다. 또 어른을 위해서는 버스킹을 한다. 동화 구연은 매주 토요일 오후 1시에, 버스킹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진행한다. 10월까지 상설로 운영한다.

홈페이지장소
안내센터 2층 (동화 구연), 서울함 또는 안내센터 (버스킹)

여름밤이 더욱 아름다운 야간 개장

여름밤 한강을 찾는 시민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매 주말과 공휴일에는 개장 시간을 밤 10시까지 연장한다. ‘한강몽땅 여름축제’와 연계해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시간
6월 23일 ~ 8월 26일

장소
마포구 마포나루 407
문의문의
02-332-7500
홈페이지홈페이지
seoulbattleshippark.com
찾아가는 법
① 지하철 이용 시 6호선 망원역 1번 출구 [망원전철역] 정류장에서 마포 09번 버스 탑승 후 [한강공원입구] 정류장 하차 후 도보 7분
② 2·6호선 합정역 1번 출구 [홀트아동복지회] 정류장에서 마포 16번 버스 탑승 후 [망원유수지, 마포구민체육센터] 정류장 하차 후 도보 7분

 이정은일러스트 조성흠사진 홍하얀

참고자료 "한강 이야기 지도", <한강 이야기 자료집>

사진 제공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아카이브, 문화재청

신기한 서울여행

한강에 떠있는 서울함 공원을 증강현실로 체험해요!

서울함공원 일러스트

QR코드를 실행하고 떠나는 서울함공원!! 증강현실 세계속으로!!

서울함공원 증강현실

증강현실 이용하는 간단한 방법?

첫째. 서울함공원 이미지 파일을 내려 받는다.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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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이미지 위에 앱을 실행하고 요리조리 움직여 한강에 떠있는 서울함공원을 체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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