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및 건너띄기 링크
주 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하단으로 바로가기

꺼벙이의 눈으로 본 명랑 서울

꺼벙이의 눈으로 본 명랑 서울>
2018.04

문화

물건으로 보는 서울

꺼벙이의 눈으로 본 명랑 서울

아이콘

졸린 듯 반쯤 감긴 눈, 머리에 남은 커다란 백선 자국, 배꼽이 드러나는 짧은 상의.

이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주인공은 1970년대 아이들의 ‘최애’ 만화 캐릭터 ‘꺼벙이’다.
올해로 마흔여덟, 하지만 여전히 순수한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꺼벙이가 들려주는 옛 서울 풍경.




좌충우돌 만화 속 세상, 현실을 반영하다

명랑 만화라는 용어는 만화의 한 장르를 지칭하는 말로, 우리나라에서 처음 사용했다. 특히 1960~1980년대에 크게 유행한 이 만화 장르는 아동을 상대로 한 단순한 그림체와 과장된 행동의 캐릭터가 주인공인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익살스럽게 행동하지만, 밝고 교훈적 내용을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도 해서 만화임에도 부모 세대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단순히 웃음을 유발하는 일차원적 의미를 넘어 당대의 사회적·정치적 분위기를 녹여내고 서민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평범한 일상을 이야기의 무대로 설정한 것.
명랑 만화인 길창덕 작가의 <꺼벙이>는 무려 7년간 <만화왕국>과 <소년중앙> 등 주요 잡지에 연재되며 교과서 못지않은 특별 대접을 받았다. <꺼벙이>는 1970년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던 크고 작은 고민과 서울의 골목 풍경을 잘 그려낸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서울미래유산에 등록되었다.

꺼벙이와 꺼실이

길창덕, 백제출판사, 1979년

꺼벙이

바다출판사에서 2001년 발행한 <꺼벙이 1,2>. 두 권에는 60여편의 일화가 수록되어 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꺼벙이

길창덕 작가가 개척한 명랑 만화 장르의 주된 요소는 ‘일상성’과 ‘행복’이다. 이는 평범한 삶에서 느끼는 소소한 기쁨을 다룬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작가는 사소한 곳에서 웃음 코드를 발견하는 어린이의 특징을 꺼벙이를 통해 고스란히 재현한다. <꺼벙이> 1권의 일화 중 ‘수학여행 소동’ 편은 외사촌 형을 우연히 만난 꺼벙이의 이야기를 다룬다. 두 사람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다가 결국 형이 수학여행 무리를 놓치게 되고, 꺼벙이는 아버지에게 받은 용돈으로 형의 창경원 입장을 돕는다. 매표소 앞에서 형을 들쳐 업고 1인 요금만 내려는 꺼벙이와 그런 그에게 “무슨 아기가 그렇게 커?”라고 질문하는 직원. “초우량아니까 그렇죠!”라는 대답과 함께 형에게는 “아기처럼 좀 울어!”라고 익살스럽게 외치는 꺼벙이의 모습은 엉뚱함이 극대화된 일화로 남아 있다.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골목을 사이에 두고 너와 내 집의 경계가 희미했던 시절이 배경인 <꺼벙이>. 1970년대 서울 풍경과 순수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가장 동심 어린 방법을 찾는다면 <꺼벙이>를 다시 꺼내 읽어보자.

꺼벙이우표

당시 <꺼벙이>의 인기를 대변하는 꺼벙이 우표.

꺼벙이

길창덕 작가는 <꺼벙이 2> 연재를 마치며 마지막 페이지에 손편지로 독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 futureheritage.seoul.go.kr에서 더 많은 서울미래유산을 만나보세요.

제민주

댓글쓰기

물건으로 보는 서울 추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