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서울답게 만드는 아름다운 건축물. 서울의 새로운 상징이 되어줄
2022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을 지면으로 만나보자.
다양한 삶을 담아내는 그릇, 건축
서울의 표정을 만드는 일, 그건 다름 아닌 우리 일상 속 삶의 터전이자 일터이면서 무언가를 체험하고 배우는 공간이기도 하는 건축물의 몫이다. 일률적인 형태의 아파트 숲 사이에 뾰족한 박공지붕이 연이어 어깨를 맞대고 있는 독특한 학교 건물이나 주민들의 쉼터이자 체력 향상을 위한 문화체육센터가 새롭게 자리 잡았을 때 그 건축물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올해로 제40회를 맞이한 ‘서울시 건축상’은 서울시의 우수 건축물을 발굴해 설계자와 뛰어난 건축 공법을 알리는, 서울시 건축 분야 최고 권위의 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 대상을 수상한 신길중학교를 비롯해 교육기관부터 도서관, 기업 연구소, 공공시설, 도서관과 전시장, 상업 공간, 주거 공간까지 서울의 최신 건축 동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일상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
올해 수상작들을 보면 마치 무엇이든 빠르게 지나쳐버리는 일상에서 잠시 쉬어 가도 좋다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오래된 주거 공간의 구조를 수용하면서도 연결 통로를 통해 각 집을 이어지게 완성한 퀸마마 빌리지는 마당과 울창한 조경으로 마무리했다. 자연 친화 및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건축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 예로 강감찬도시농업센터는 온실에서 도시 농업에 관한 다양한 체험 학습도 할 수 있다. 오랫동안 버려진 도심 고가도로 하부 공간 역시 지역 주민에게 친밀한 편의 시설인 종암스퀘어로 변모해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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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도감
2009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40회째를 맞이한 ‘서울시 건축상’.
서울의 모습과 시민들의 삶을 반영한 건축물을 발굴하고 알려서 서울의 도시 가치를 높이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건축의 공공적·예술적·기술적 가치를 구현해 선정된 올해의 우수 건축물을 소개한다.
2022 서울시 건축상 대상 ‘신길중학교’를 비롯해 최우수상 3개, 우수상 9개, 녹색건축 1개, 건축명장 1개를 선정했다.
대상
신길중학교
기존과 다른 공간 구조가 독특한 학교다. 기존의 전형적인 학교는 폐쇄적인 공간과 일차원적인 단일 동선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곳은 내·외부 또는 위아래로 막힘 없는 다양한 순환 동선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마치 마을의 아기자기한 골목길 같다. 교실 문을 열면 바로 앞에 있는 마당으로 나가서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중정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학교는 신길뉴타운의 획일적이고 거대한 고층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다. 그런 만큼 학생들에게 ‘집’과 같이 작고 친밀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학교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다양한 형태와 마감재로 이뤄진 집(학교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설계 이현우, ㈜이집건축사사무소
주소 영등포구 신길로28길 43
최우수상
강감찬도시농업센터
관악산도시자연공원 내에 위치한 곳으로, 아담한 규모지만 건물 정면에 큰 온실이 마련되어 있어 계절과 관계없이 연중 내내 식물을 심고 거두면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2개 층으로 구성된 건축물은 식물 중심의 1층과 사람 중심의 2층으로 나뉘어 있으며, 도시 농업 관련 전시 및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설계 이소진, ㈜건축사사무소 리옹
주소 관악구 낙성대로 96
김근태기념도서관
전면 통유리창으로 내·외부 간 연결이 유기적이며, 2개 필지를 하나로 연결하는 통로가 있다. 중정을 중심으로 순환하고 내·외부가 반복되는 공간 구조로, 도서관-기록관-박물관의 역할을 하는 라키비움형 도서관이자 민주주의·인권 특화 도서관이다. 4층 산바람길 옥상에선 도봉산과 북한산, 수락산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설계 홍규선, 여느건축디자인 건축사사무소
주소 도봉구 도봉산길 14
퀸마마 빌리지
도심 속 오랜 주거지역으로 마을의 예전 모습이 많이 남아 있는 효창동. 이곳에 자리한 퀸마마 빌리지는 건축 시기나 목적, 재료, 쓰임이 다른 3개 건물을 하나의 마을로 연결했고, 각 동은 각 층 복도와 마당으로 연결된다. 이곳에는 같은 크기, 같은 단면의 공간이 없으며, 내·외부는 다양한 나무와 초화류로 풍성하게 채워져 있다.
설계 홍영애·정영섭, 건축사사무소 몰드프로젝트
주소 용산구 임정로 91
우수상
해아전
오래전 관공서의 부속 용도로 사용되어온 건물을 ‘어린아이의 집(孩兒殿)’으로 리모델링했다. 종로구 우리동네키움센터로 운영 중이며, 증축한 옥탑층은 하늘이 내다보이는 천창과 그물망 해먹을 설치해 아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설계 김상언·김은진, 에스엔건축사사무소
주소 종로구 혜화로 3
북아현문화체육센터
생활 도로인 북아현길과 경의선길에 있는 선형공원의 교차 영역에 위치한 건축물로, 입체적 동선의 실내 공간 흐름이 특징. 실내는 계단과 함께 위아래 공간을 잇는 보이드 공간으로 구성했고, 외부 필로티에는 문화예술마당을 마련했다.
설계 이지선·송민준, ㈜건축사사무소 인터커드
주소 서대문구 북아현로 51
중랑망우공간 (시민공감특별상)
기존 묘지의 이미지를 벗고 자연과 공원의 풍성함이 드러나는 장소를 위해 건축물은 낮으면서도 능선을 따라 길게 자리 잡았다. 길을 안내하는 열주 공간은 자연과 빛, 그림자로 다채롭게 채워져 방문객에게 늘 새로움을 안겨준다.
설계 이유진·정재헌, 모노건축사사무소·경희대학교
주소 중랑구 망우로91길 2
청원초등학교 체육관
작은 운동장에 새로운 공간을 증축하기 위해 건물의 3분의 1인 1.8m를 땅 아래로 낮추고, 체육관 진입로를 유리로 설계했다. 알록달록한 지붕이 돋보이는 3개의 집으로 둘러싸인 체육관 마당은 완만하게 경사져 아이들이 쉽게 드나든다.
설계 이혜서·김한중, 건축사사무소 눅·그라운드 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주소 노원구 한글비석로 506
삼진제약 연구센터(마곡) (녹색건축상, 시민공감특별상)
제약 회사 연구소는 화학적 실험이 이뤄지고, 고도의 집중이 요구되는 곳이다. 적절한 태양광 조절과 조망을 확보하기 위해 커튼처럼 주름진 형상의 패널로 외관을 만들고, 로비엔 3개 층 높이의 수직 농장을 설치해 유기농 채소를 재배한다.
설계 김찬중·김준모, ㈜더시스템랩건축사사무소·㈜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주소 강서구 마곡중앙로 90
ST송은빌딩 (건축명장상)
날카로운 삼각형 외관이 인상적인 건물로, 건축물을 가장 가까이 즐기는 방법으로는 지하 2층부터 3층까지 로비 공간과 정원으로 구성된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의 작품이면서도 서울의 정서를 담아낸 소나무 패턴의 콘크리트 벽면을 주의 깊게 살펴보자.
설계 박민주·헤르조그 & 드뫼롱(Herzog & de Meuron)
주소 강남구 도산대로 441
후아미
이곳은 여느 다가구주택과는 다르게 설계부터 입주자들이 정해져 있었다. 개성이 뚜렷하지만 서로 자주 교류하는 이들을 위한 집 5개와 사무실 1개로 구성되었고, 크지는 않지만 거주자들이 작은 테라스를 소유하는 즐거움도 더했다.
설계 박지현·우승진·조성학, ㈜B.U.S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주소 용산구 두텁바위로 79-4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2018년부터 시작한 공간 레노베이션을 통해 높은 천장고를 확보했으며, 아름다운 스카이라이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높은 층고를 이용해 전시공간 둘레를 순환할 수 있는 상부 보행로를 설치했고, 박물관 내부는 따스한 느낌의 목재로 공간의 깊이를 더했다.
설계 김승회, ㈜경영위치건축사사무소
주소 마포구 토정로 6
종암스퀘어
머물기 어려운 교통섬인 종암사거리 고가도로의 하부 유휴 공간에 철골과 목재를 덧대어 만든 곳으로,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목재 루버는 구조적이면서도 목재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현재 주민들을 위한 문화 체육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는 실내 체육관으로 사용 중이다.
설계 송상헌·박정환, 심플렉스건축사사무소
주소 성북구 화랑로 6
※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중에는 개인 공간이나 사무·교육 공간이기에 개방 또는 공개하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상업 공간이거나 공공 기관인 경우 방문 전 운영 여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글 김시웅 사진 정지원 자료 제공 서울건축문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