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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젊게, 보다 새롭게! 힙한 전통주에 빠진 MZ세대

보다 젊게, 보다 새롭게! 힙한 전통주에 빠진 MZ세대>
2022.06

문화

서울 트렌드

보다 젊게, 보다 새롭게! 힙한 전통주에 빠진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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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젊어지고 있다. 아니, 전통주를 찾는 사람들이 젊어지고 있다.
취향 소비,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가 지금 ‘어르신 술’로 여겨지던
소주·막걸리 등 전통주를 찾는 이유에 대하여.

1. 막걸리학교에 진열된 다양한 전통주. / 2. 새롭게 변주한 전통주를 선보이는 주점 ‘칠점팔(7.8)’ 안국점.

옛것이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된 소주와 막걸리

올해 초 힙합 아티스트 박재범은 여의도 더현대 서울 팝업 스토어에서 프리미엄 증류주 ‘원소주’를 선보였다. 론칭 당시 사전 예약 시작 1분 만에 1700명이 몰렸고, 온라인 판매 시작 26분 만에 6만 병이 팔리는 등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우선 박재범이라는 MZ세대 힙합 가수의 인기와 더불어 기존 소주와 차별화한 젊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한몫한 것 같습니다.” 원소주 제조사 원스피리츠 담당자의 말이다. 원소주는 지역 전통주로 분류돼 지난달부터 온라인 판매도 시작했다.
전통주가 달라지고 있다. 술도 달라지고 있지만, 마시는 사람들과 술 문화도 바뀌고 있다. ‘나만의 취향’을 중시 여기는 MZ세대가 최근 주종 스펙트럼을 전통주로 넓히고 있다. 일반 주류와 달리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고, 당일 배송 및 정기 구독 서비스도 활성화돼 있어 편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온라인과 SNS에 자주 노출되면서 ‘아재들이 마시는 술’이라는 이미지도 사라졌다. 온라인 몰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20·30대의 전통주 구매량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각각 63%, 78% 증가했다. 전통주에 빠진 MZ세대는 더 이상 ‘부어라, 마셔라’ 하지 않는다. 나름의 주도와 음주 문화를 구축해가고 있다. 을지로와 안국동에서 주점 ‘칠점팔(7.8)’을 운영하는 캐나다인 알렉스 매니저는 “요즘처럼 다양한 전통주를 본 적이 없다. 그 덕분에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며 원하는 술을 한두 병만 골라 안주와 함께 맛보는 손님이 많다고 귀띔한다. 서촌에서 바 ‘참’을 운영하는 윤영휘 매니저는 MZ세대 고객들이 양주 못지않게 전통주를 이용한 칵테일 메뉴를 즐겨 찾는 다고 말한다. “이름은 전통주지만 옛것이 아닌 새로운 트렌드가 가미돼 있죠. 온고지신의 자세가 아닐까 합니다.”

알렉스 (전통주 주점 7.8 매니저)

“저희는 막걸리만 취급하고, 7.8 막걸리도 만들고 있어요, 전통주인 막걸리와 바질 감자전의 만남처럼 새롭고 재미있는 조합을 기대해 주세요.”

DIY 키트부터 구독 서비스까지, 술의 신세계

전통주를 직접 담그는 막걸리 DIY 키트도 인기다. 전통주를 즐기다 아예 전통주 양조 수업까지 신청한 정수경씨는 “첫 수업 시간에 DIY 키트로 막걸리 빚는 법을 배웠어요. 어려울 줄 알았는데 너무 쉬워서 놀랐어요. 라면 끓이는 수준!”이라고 말한다. 전통주 수요가 늘면서 상품도 프리미엄화하고 있다. “실제 매출을 보더라도 전통주는 어르신들이 마시는 저렴한 술이라는 인식이 바뀌고 있어요.” 고성용 한강주조 대표의 말이다. 성수동에 위치한 한강주조는 5년 전 ‘서울을 대표하는 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익숙한 전통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서울 특산품인 경복궁 쌀을 이용한 ‘나루생막걸리’와 곰표와 협업한 복고 감성의 ‘곰표 표문 막걸리’를 선보였다. 세련된 맛과 패키징은 ‘익숙한 듯한 새것’을 찾는 MZ세대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일본이나 유럽은 전통에 자부심을 갖고 있잖아요? 전통주가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기도 하고요. 우리도 우리의 전통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해요.” 종류가 많은 데 비해 설명은 부족해 2018년 직접 전통주를 큐레이션해주는 서비스를 오픈한 ‘술담화’의 이재욱 대표도 상황이 비슷하다. 술담화는 2030직장인을 타깃으로 2000종류가 넘는 전통주를 큐레이션한다. “구독 서비스에 거부감이 없으면서 취향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타깃으로 했어요.” 고 대표와 이대표는 앞으로도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이를 지속 가능한 문화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이어갈 계획이다. ‘오래오래 모두의 행복을 빚어나간다’는 포부다.

고성용 (한강주조 대표)

“누군가 서울을 대표하는 전통주를 물었을 때 바로 떠오르는 술이 없어서 창업했어요. 서울에서 재배되는 원재료를 이용한 서울 지역 특산주를 선보이는 유일한 양조장으로, 1년만에 힙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지요. 전통주는 그 도시, 그 지역 사람들과 함께할 때 더 의미 있어요. 서울쌀로 만든 서울 막걸리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1000만 도시서울의 이름값에 걸맞은 대표 전통주를 만들겠습니다.”

MZ세대가 좋아하는 전통주

원소주(Wonsoju)

MZ세대의 대표 힙합 아티스트 박재범과 상품 기획부터 브랜딩까지 함께 한 소주.
깔끔한 맛과 세련된 패키지의 증류주로, 옹기의 따스함을 담았다.

나루생막걸리

100% 서울 쌀로 빚은 서울 막걸리. 성수동에 자체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도수와 투명도를 달리한 다양한 버전으로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관악산生호랑이막걸리

MZ세대를 겨냥한 귀여운 일러스트 라벨이 인상적인 막걸리.
우리가 ‘아는 그 맛’과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으로, 주로 대학가에서 인기가 많다.

정수경 (막걸리학교 수강생)

“평소 막걸리나 약주 같은 전통주를 좋아했어요. 술을 맛있게 마시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 맛있게 마실 술을 직접 빚어보자는
생각에 ‘은평 한잔 빚음 사업’에 참여했어요. 2~3년 전부터 전통주가 트렌디하게 바뀌어가는 분위기라 더 재미있어요.
앞으로 ‘젊은 전통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윤영휘 (바 ‘참’ 매니저)

“서촌이 문화와 역사의 중심지인 만큼 다방면에 관심을 갖고 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저희 매장을 대표하는 메뉴가 총 24개인데, 그중 절반이 전통주를 기본으로 할 정도로 전통주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한산소곡주가 기본인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인기고, 과일주 ‘제스프리’도 많이 찾습니다.”

전통주를 2배로 맛있게 즐기는 세 가지 방법

혼술·홈술을 위한 구독 서비스

최근에는 다양한 전통주를 집에서 받아보는 전통주 구독 서비스도 인기다.
대표적 구독 서비스 플랫폼 ‘술담화’의 정기 구독 가격은 월 3만9000원 선.
구독 서비스를 신청하면 내 취향에 맞는 전통주 2~4병과 큐레이션 카드를 동봉해 배송한다.
술과 잘 어울리는 안주도 추천해주고, 술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칵테일로 즐기는 전통주

북촌, 서촌, 안국동을 중심으로 소믈리에나 바텐더가 있는 주점이 꽤 많다.
다양한 맛으로 변주한 칵테일로 마시는 전통주는 분명 색다르다. 여기에 화려한 장식이 더해져 눈으로 맛보는 즐거움은 2배다.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술을 만끽하는 체험을 하게 될 겁니다.” 윤영휘 ‘참’ 매니저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전통주를 직접 빚어보는 양조 수업

온라인으로 검색하면 다양한 DIY 키트는 물론 양조 수업이나 원데이 클래스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소마인방배’에서는 전통주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를, 은평 한잔 빚음 사업 막걸리학교에서는 전통주 양조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만 39세 미만, 20명만 신청 가능하니 관심이 있다면 서두르자.

※ 19세 이상 법적 음주 허용 소비자를 위한 기사로, 전통주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취재했습니다.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기억력 손상·치매를 유발하고,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이니 주의하세요.

임지영 사진 이진욱, 지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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