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매년 서울의 아름다운 건축물을 선정해 ‘서울시 건축상’을 발표한다.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건축상 수상작들을 지면을 통해 만나보자.
서울을 만나는 색다른 시선
한강 한가운데에서 서울의 면면을 바라보고 싶다면 노들섬으로 가자. 노들섬의 건축은 한강대교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상부덱과 넓은 잔디마당, 한강을 가장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하단부의 공원까지 그야말로 시민들이 와서 걷고, 쉬고, 놀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또 서울의 역사를 품은 채석장과 그를 둘러싼 도시경관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창신숭인 채석장 전망대는 특히 하늘이 높고 맑은 가을날 바라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전망대 내부에는 차 한잔 즐길 수 있는 카페도 갖추고 있다.
하늘을 향해 열려 있는 공간들
최근 건축물의 흐름은 안과 밖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거나 건물 내부에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대세다. 2020년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들 중에도 중정이나 크고 작은 테라스를 두어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건축물이 많았다. 건물의 모든 층에 테라스를 둠으로써 ‘테라피스(Terraffice)’를 지향한 클리오 사옥이나 좁은 골목에 놀라울 만큼 커다란 중정을 두어 하늘을 오롯이 볼 수 있게 한 브릭웰이 대표적이다. 비행기의 내연기관에서 영감을 받은 구조물이 인상적인 국립항공박물관 역시 내부에서 하늘이 보이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일상 속에 자리 잡은 건축물
2020년 서울건축문화제의 주제는 ‘틈새 건축’으로 우리 삶의 방식과 관심이 반영된 곳곳의 다양한 건축물을 재조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 도시 재생 공간인 중림창고는 좁은 골목에 있던 낡은 창고가 새로운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건물이며, 주택가에 자리 잡은 강남소방서 세곡119안전센터는 동네의 경관과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룬다. 재건축을 통해 생활 편의를 향상시킨 송파구 가락동의 송파책박물관은 책과 사람을 잇는 매개체로서 건축물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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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도감
1979년 제1회를 시작으로 올해 38회를 맞이한 ‘서울시 건축상’. 건축의 공공적·예술적·기술적 가치를 구현하며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우수한 건축물과 공간 환경을 장려하기 위해 서울시가 매년 선정하고 있다. 서울시 건축 분야 최고 권위의 상으로 올해는 총 101개의 수준 높은 작품이 응모되었으며, 심사위원장 천의영 교수와 공순구 교수, 장윤규 교수 등 건축가 5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통해 그중 20개 작품이 선정되었다.
대상
클리오 사옥
‘테라피스(Terraffice)’ 개념으로 명명된 4개 층 단위의 큰 테라스와 매 층에 설치한 작은 테라스가 관찰자와 사용자의 시점으로 도시 풍경을 만들어낸다. 남산은 물론이고 서울숲과 한강까지 한눈에 들어와 성수동의 복합적 도시 맥락을 함축하고 있다. 화장품의 베이스 컬러인 흰색에서 유추한 백색의 박판 세라믹 타일, 저철분의 유글라스와 복층의 로이유리, 리브 글라스와 3~6층의 수직 그릴 등 섬세한 재료가 이루는 절제된 건축물의 색조와 디테일의 힘이 배경 화법에 녹아 있어 최고의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설계 임재용, ㈜건축사사무소오씨에이
주소 성동구 왕십리로 66
최우수상
송파책박물관
책장에 책이 꽂힌 듯한 외관이 눈길을 끌며, 주변 아파트 단지와 학교, 공원과 어우러져 하나가 된 도시 풍경으로 세대 간, 가족 간, 지역 공동체 간의 소통을 강조한 건물이다. 화려함보다는 책장의 책을 패턴화한 외관이 시간과 위치에 따라 주·야경이 다른 독특한 모습을 보여준다.
설계 김희철, ㈜종합건축사사무소건원
주소 송파구 송파대로37길 77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서울병원
병원 건물을 감싸고 있는 금속 구조물이 일사량을 조절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외부에서 실내가 잘 보이지 않아 사생활 보호 기능을 갖추었다. 중정을 가운데에 둔 설계로 병동과 병실이 분리되어 병원의 역할에 충실한 건물이다.
설계 임진우,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주소 강서구 공항대로 260
중림창고
길고 좁은 틈새 공간에 자리 잡은 단순한 콘크리트 박스들의 연속이지만, 매스가 여러 크기로 섬세하게 분절되고 따뜻한 목재 가구와 내장 요소들이 삽입되면서 성요셉아파트와 오래된 골목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도시적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설계 강정은, 건축사사무소에브리아키텍츠
주소 중구 서소문로6길 33
통의동 브릭웰(틈새 건축)
대지 서쪽의 오래된 백송터 그루터기에서 시작된 건축물로 1층의 큰키나무와 낮은 물의 정원, 필로티, 수직 난간의 둥근 테라스 공간과 인왕산의 조망 그리고 상부의 박공지붕 등이 도시의 작은 골목 속에 뜻밖의 즐거움을 선사하며 지역의 명소가 되고 있다.
설계 박영서, 건축사사무소에스오에이㈜
주소 종로구 자하문로6길 18-8
공항고등학교(녹색건축)
학생과 지역 주민들이 서로 배움을 나누고, 문화를 공유하는 마을형 결합 학교로 태양광발전 등을 활용하는 에너지 자립형 시범 대상으로 선정된 첫 신축 학교다.
설계 이현우, ㈜이집건축사사무소
주소 강서구 방화대로34길 43
역삼동 SAI.01
복잡하고 좁은 강남역 사거리 이면도로에 자리한 이 건물은 시공이 우수한 건축물에 수여하는 ‘건축명장’(양수영, ㈜재윤디앤씨)에도 추가로 선정되었다.
설계 이상대, ㈜스페이스연건축사사무소
주소 강남구 테헤란로5길 51-17
우수상
국립항공박물관
항공에 관한 모든 것을 체감할 수 있는 박물관으로, 비행기 터빈엔진의 역동성을 담아 디자인했다.
설계 윤세한,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주소 강서구 하늘길 177
강남소방서 세곡119안전센터
화재와 구급 및 구조 서비스를 담당할 소방 기관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고려한 배치와 붉은 벽돌 소재의 박공지붕을 올린 것이 특징이다.
설계 임영환, ㈜디림건축사사무소
주소 강남구 밤고개로 268
N781
좁은 대지임에도 내부의 개방감을 높이고, 서로 엇갈리게 쌓아 올린 독창적인 구조로 테라스와 옥상 등의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한 것이 돋보인다.
설계 조성욱, ㈜조성욱건축사사무소
주소 강남구 논현로140길 30
창신숭인 채석장 전망대
서울의 지붕으로 불리는 창신동에 위치한 전망대로, 역사적인 채석장과 그를 둘러싼 도시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설계 조진만, ㈜조진만건축사사무소
주소 종로구 낙산5길 51
서울바이오허브
‘보존과 개선’을 통해 새롭게 변신한 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건물. 바이오·의료 기업 지식 단지이자 교육 연구 시설이다.
설계 박제유, ㈜제이유건축사사무소
주소 동대문구 회기로 117-3
부암동 두집
1층에 중정을 두고 1층과 2층을 두 가족의 거주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설계 강우현, 아키후드건축사사무소
주소 종로구 창의문로9길 26-3
어나더 빌딩
시민의 편의를 위해 대지의 일부를 공개하고, 형태는 콘크리트로 볼륨감을 더했다.
설계 강제용, 이데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주소 강남구 언주로135길 34
담연재
99㎡의 작은 대지이지만, 각 층의 지붕을 내부와 연결하는 계단식 테라스로 틈새 건축의 묘미를 살렸다.
설계 이태진, 공오스튜디오
주소 노원구 공릉로 322-3
협소 주택 세로로
하나의 층에 하나의 기능을 배치한 설계로, 1층부터 주차장, 서재, 주방, 침실, 옷방과 욕실을 배치한 협소 주택이다.
설계 이승호, 건축사사무소하다
주소 종로구 낙산성곽동길 39-1
맥심플랜트
도심 속 자연과 숲, 카페, 커피 로스팅 공장이 복합적으로 들어선 동서식품 플래그십 스토어.
설계 박상군, ㈜애이아이건축사사무소
주소 용산구 이태원로 250
노들섬
한강대교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상부 덱을 통해 진입할 수 있으며, 동측 노들숲과 서측 복합 문화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설계 맹필수+김원영, ㈜엠엠케이플러스+㈜토포스건축사 사무소
주소 용산구 양녕로 445
카멜레_존
상황에 따라 용도를 변경하는 현대의 소비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최대 용적, 영리한 공간의 활용을 선보였다.
설계 최홍종, ㈜건축동인건축사사무소
주소 마포구 토정로 133
서울시립대학교 100주년 기념 시민문화교육관
기존 음악당 건물의 벽돌을 재사용해 재생한 공간으로 도서관과 함께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공간이 되었다.
설계 최문규
주소 동대문구 서울시립대로 163
시민공감특별상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중 전문가 심사와 별도로 건축물의 사용자인 시민이 직접 시민의 눈높이에서 우수한 건축물에 투표해 선정된 건축물의 설계자에게 주는 특별상이다. 올해는 1198명의 시민이 서울시 모바일 투표 앱 ‘엠보팅’을 통해 투표(1인 당 최대 3개 작품 투표 가능)해 3개 작품을 선정했다. 수상작은 국립항공박물관, 통의동 브릭웰 그리고 노들섬이다. 이 세 곳은 독창적인 외관과 뛰어난 공간 환경을 제공해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중에는 개인 공간이나 사무 공간 일부를 개방하지 않는 곳이 있으며, 상업 공간이나 공공기관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휴관할 수 있으니 방문 전 운영 여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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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시웅 사진 한상무 자료 제공 2020 서울건축문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