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흩어진 서울 이야기를 찾는 작업을 진행하는 서울역사박물관.
올가을, 조용한 아침의 나라 코리아의 1908년을 기록한 사진을 특별 전시한다.
한국-헝가리 수교 30주년을 맞이해 아주 특별한 전시가 종로구 새문안로에 자리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110년 전에 찍은 사진에 색을 입힌 채색 유리 슬라이드 작품을 통해 헝가리 의사보조끼 데죠의 여정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작가는 카메라 렌즈에 투영된 이방인의 시선으로 개항기 서울의 일상과 대한제국 말기의 일상을 기록했다.
Sz?ul, 서울
보조끼는 1908년 7월 중순경 서울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한강철교를 건너 오전 9시 남대문역에 도착한 그는 전차가 다니는 거대한 광장을 마주했고, 역전에서 하얀 옷을 입은 멋진 남자들과 연녹색 장옷을 입은 여자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덕수궁 옆, 팔레스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서울을 여행한 보조끼는 경복궁, 원구단, 종각, 운종가와 우리나라 최초의 도심 공원인 탑골공원까지 두루 살펴보았다. 그러고는 “일본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는 경복궁은 외국인 관람객들이 차지하고, 마당의 연못가에는 잡초만 무성하다”는 일기를 남겼다. 매우 예리한 눈으로 한 반도를 관찰한 그는 일본의 영향이 조선의 발전에 기여한 점은 좋지만 전통적인 조선이 사라졌다는 슬픈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카메라를 든 헝가리 의사 : 보조끼 데죠 1908]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