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모임이 많은 한 달,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한국 가정식 밥상 앞에 앉으면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이렇게 예쁜 요즘 한식 1동101호
성수동 골목길에 자리한 ‘1동101호’. 노란 간판을 본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하고, 주소만 보고찾아오는 사람들은 어리둥절하다. 평범한 한국 가정의 밥상을 차려내겠다는 마음으로 지은이름이다. 실제 메뉴도 돼지·소숯불고기 정식, 김치찜 정식 등 평범한 백반이다. 문을 연지 석 달 정도 됐지만 블로그나 SNS를 통해 젊은이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으로, 모던하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투박하고 고지식한한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는 데 한몫했다.불고기비빔밥과 잡채·김치전이 주인공인 ‘윤식당 2 한 상 세트’, 저녁 식사 분위기를 돋우는와인 한잔 같은 유행에 발 빠른 접근은 맛과 멋을 모두 따지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예쁘지만 가볍지는 않다. 늘 ‘보통’보다 조금 뛰어난 재료를 사용하려고 노력하며, 조미료는 일절 쓰지 않는다. 국과 밥, 반찬을 무제한 제공하는 넉넉한 인심 덕에 마치 옆집에서 식사 초대를 받은 듯 편안하다.
소담하게 차린 밥 한 그릇 달곰삼삼
조금 달큼하고 싱거운 듯하면서도 맛있다는 의미의 ‘달곰삼삼’. 2015년 3월 망리단길에 문을연 작은 가게 달곰삼삼은 주인장 혼자 레시피개발부터 조리, 서비스 과정까지 전담하는 1인가게다. 규모가 작으니 메뉴는 혼자 조리하기쉬운 음식 위주로 단출하게 구성했다. 메뉴 구성에 한계가 있고 받을 수 있는 손님 수도 한정적이지만, 계속해서 오르는 재료비 부담을 손님에게 지울 수는 없었다. 열일곱 살 때부터의자취 경력으로 한식에는 자신 있던 주인장이가장 신경 쓰는 점은 재료, 양념 등 한 그릇 안에 든 모든 것의 조화다. 비빔밥처럼 재료를 한데 섞어 먹는 독특한 문화를 지닌 한식은 조화가 중요하다. 조화가 조금만 어긋나도 맛이 달라질 정도. 이곳은 음식에 어울리는 그릇, 플레이팅과 인테리어 모두 주인장이 말하는 조화에포함되는 듯하다. 비빔밥, 닭개장처럼 한국인에게 익숙한 음식이지만 소담스레 담긴 모습에손님들의 감탄사가 끊이지 않는다.
농부의 정성을 도시의 소비자에게 소녀방앗간
식당 이름부터 내부 장식과 식기까지 일부러 꾸미지 않은 듯 솔직하고 담담한 ‘소녀방앗간’은 도시의 소비자에게 꾸준히 건강한 한 끼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향긋하고 윤기 나는 산나물밥을 한 그릇에 단정하게 담아내고, 식자재에 따라 매일 달라지는 제철 반찬을 곁들인다. 산나물은 물과 공기가 깨끗하기로 소문난 산청과 하동에서 직접 채취한 취나물, 해발 700m 고지의 높은 산에서 자라 깊은 향을 품은 어수리 등 보기엔 평범하지만 작정하지 않으면 구하기 어려운 청정 식자재를 사용한다. 땅과 공기가 주는 에너지를 온전히 담은 청정 재료만 고집하기 때문이다. 이런 재료로 만든 음식에는 농부의 장인 정신은 물론, 먹는 이를 생각하는 주인장의 정성 어린 마음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
한식의 틀을 깬 새로운 한식 OU
한식당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한식에 대한 제한된 소비자의 인식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이국적 요리를 먹었을 때보다 맛이나 값에 까다롭다. ‘OU’의 잘 차린 한 상을 보면 그런 마음이 좀 누그러진다. 정형화된 한식의 틀을 깨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한식은 다양하지 않고, 백반은 뻔하다는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해 메뉴는 월~목요일, 금~일요일 간격으로 변경하며, 그사이라도 식자재의 상황에 따라 메뉴를 바꾸기도 한다. 제철 재료를 위주로, 최상품을 구해 사용한다. 단일 품종 신동진 쌀, 부안 곰소 저염 명란, 지리산 농장 자연 방사 유정란 등 원산지도 자세하고 정확하게 밝힌다. 신선하고 정직한 재료를 사용해 만드는 음식의 조리법은 주인장이 계량화한 것. 그 바탕은 어머니의 전라도 손맛이다. 전라도 음식의 자극적인 맛은 덜어내고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재료를 조금씩 더했다. 모던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도 젊은 감각을 한층 북돋아준다.
소셜 맛집
지금 SNS에서 사랑받는 한식 밥집
‘다 똑같다’고 여기던 한식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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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안송연 사진 홍하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