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이미 혼자 지내는 어르신에게 먼저 말을 걸고, 공공기관 한쪽에서 마음 상태를 살피며,
사람이 하던 무거운 일을 대신하는 로봇으로 움직이고 있다.
‘스마트라이프위크 2026(SLW 2026)’에 참여하는 기업 세 곳을 만나
생활 속 AI가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지고 있는지 들어봤다.
스마트라이프위크 2026

AI와 로봇이 바꿀 도시의 생활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행사로, 올해 세 번째로 열린다. ‘AI로 그리는 미래도시의 일상’을 주제로 국내외 도시와 기업 약 500곳이 참여하며, 현실에서 움직이며 사람과 주고받는 ‘피지컬 AI’ 기술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기간 10월 6일(화)~8일(목)
시간 6일·7일 10시~18시, 8일 10시~16시 30분
장소 코엑스 1층 A·B홀 등
관람 10월 5일 23시 59분까지 누리집에서 사전 등록하면 무료
A홀 ‘SLW 쇼룸’에서는 세종대로, DDP, 한강 등 서울의 대표 명소 8곳을 배경으로 꾸민 미래 일상을, B홀 ‘서울AI로봇쇼’에서는 휴머노이드와 네 발로 걷는 로봇 등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6일과 7일에는 전시장 QR코드로 마음에 드는 기술에 투표할 수 있고, 8일에는 ‘SLW 시민혁신상’ 시상식이 열린다. 플로어 투어와 오디오 도슨트 투어 신청은 누리집에서 하면 된다.
스마트라이프위크 누리집 sl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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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말을 거는 AI, 어르신 곁으로 원더풀플랫폼 이주환 매니저
“어르신, 운동하실래요?” 둥근 화면 얼굴의 작은 로봇 ‘다솜K’가 먼저 말을 건다. 체조를 고르면 화면 속 동작을 거울 보듯 따라 할 수 있고, 끝나면 얼마나 잘 따라 했는지 점수로 알려준다. 로봇이 먼저 권하도록 만든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좋은 기능이 있어도 어르신이 안 쓰시면, 아무리 비싼 로봇을 갖다놔도 소용없거든요.”
원더풀플랫폼은 로봇의 몸체가 아니라 그 안에서 작동하는 AI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다. 다솜K는 말이 느리거나 발음이 분명하지 않은 어르신에게 맞춰 대화하고, 보호자가 앱에 가족의 사진과 목소리를 등록하면 정해진 순간 그 얼굴과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어르신이 “살려줘”라고 외치거나 쓰러진 모습이 영상에 잡히면 24시간 관제센터로 연락이 간다. 전국 치매안심센터와 보건소, 지자체 등 130곳이 넘는 기관에서 쓰이며 개인도 구매할 수 있다. 첫 회부터 SLW에 참가해 온 이 회사는 올해 로봇 없이 태블릿으로 같은 서비스를 쓰는 방식도 함께 선보인다. “다솜K는 어르신도 아이도 쉽게 쓸 수 있는 괜찮은 로봇입니다. 그 정도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말하기 어려웠던 마음, AI에게 꺼내보다 넥스브이 윤현지 대표
카페 주문 기기처럼 생긴 ‘위로미’ 옆에는 전화 수화기가 달려 있다. 수화기를 들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AI가 말을 듣고 되물으며 대화를 이어간다. 지금은 일부 보건소와 학교 등 공공기관에서 쓰이고 있다. 윤현지 대표는 이런 기기가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 자연스럽게 놓이기를 바란다. “상담을 받으러 가거나 병원에 간다고 하면 아직은 남의 이목이 신경 쓰이고 꺼려지잖아요. 그 전에 편안한 곳에서 자연스럽게 내 마음을 체크할 수 있는 중간 단계라고 보시면 돼요.”
지금 느끼는 감정을 고르면 알맞은 설문을 추천하고 결과를 쉽게 풀어주며, QR코드를 찍으면 집에 가서도 휴대폰으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의자에 앉아 카메라를 바라보면 미세한 안색 변화로 스트레스 정도를 추정해 대화와 명상 안내에 반영하는 제품도 있다. 진단이나 치료를 위한 의료 기기가 아니라 스스로 마음을 돌아보도록 돕는 예방용 서비스다. “속에 있던 얘기를 말로 내뱉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라앉고 스트레스가 풀리기도 한대요.”
넥스브이는 이번 SLW에서 모든 제품을 선보인다. 위로미를 비롯해 오늘의 감정을 한 줄 응원 문구로 뽑아주는 ‘마음 자판기’, AI가 추천한 직업에 내 얼굴을 합성해 주는 ‘진로 자판기’, 기부 키오스크,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하고 말로 주문하는 키오스크까지 모두 체험 가능하다.

화면 밖으로 나온 AI, 로봇이 되어 움직이다 모토마인드 엄기영 대표
모토마인드의 휴머노이드 ‘벨로 미니’는 몸무게가 40kg 정도인데, 자기 몸무게의 80%에 가까운 30kg을 들어 올린다. 엄기영 대표가 이 점에 매달린 것은 로봇이 공장에서 제 몫을 하려면 사람이 하던 무거운 일을 해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덩치 큰 로봇을 만들었지만, 넘어지면 여럿이 달라붙어야 해 부담스럽다는 개발자들의 말을 듣고 한 사람이 붙잡을 수 있는 무게로 줄이면서 드는 힘은 그대로 살렸다. 지난 2월에 창업한 모토마인드는 벨로 미니의 몸체부터 동작을 배우는 AI까지 한 팀이 모두 만들었기에, 한 달 보름 남짓 만에 개발할 수 있었다.
엄 대표가 내다보는 것은 로봇 한 대의 성능보다 큰 흐름이다. 간호 로봇을 만드는 기업, 반도체 공정에 로봇을 쓰는 기업 등 여러 현장에서 로봇이 배운 동작 데이터가 한 곳에 모이면 인터넷으로 연결된 로봇들이 그 데이터를 함께 학습하게 된다. “그럼 로봇들이 같이 똑똑해지는 거죠.” 대표는 이렇게 산업 현장에서 데이터를 쌓고 안정성이 입증되면 가정에서 일하는 로봇도 가능하다고 본다.
이번 SLW에서는 벨로 미니가 걷거나 움직이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글 이선민 사진 방석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