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남산 야외식물원 일대가 ‘한국숲정원’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3만7,055m² 부지에 담양의 정자와 제주의 이끼 숲, 울진의 솔 숲,
강진의 전망대를 본뜬 정원 열한 곳이 이어진다.

하나. 전통과 문화 풍경을 빌려 마음에 들이다
지당원 · 영지원 · 무궁화원
동편 초입의 지당원은 담양 소쇄원과 죽녹원의 공간 구성을 본떴다. 대숲과 연못, 정자가 어우러지고 정자 밖 숲까지 풍경으로 끌어들이는 ‘차경(借景)’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정원에서 유일하게 걷지 말고 앉으라고 만들어둔 자리이니 서둘러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 담양 명옥헌 원림을 모티브로 한 영지원은 연못과 배롱나무, 연꽃과 수련이 한 화면에 담기는 대표 포토 존. 무궁화원에서는 꽃이 잇달아 피어 10월까지 오솔길 풍경이 바뀌지 않는다.
둘. 자연과 생태 눈보다 귀와 발로 걷다
이끼원 · 죽림원 · 솔숲원 · 매화원 · 철쭉동산
제주 곶자왈을 닮은 이끼원은 화려한 꽃 대신 이끼의 색과 질감,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매력적인 곳이다. 옆으로 실개천이 흘러 한낮에 걷기에도 좋다. 죽림원에서는 눈보다 귀가 먼저 반응한다. 바람이 지날 때마다 잎사귀 부딪히는 소리가 달라진다. 울진 금강소나무 숲을 모티브로 남산의 기존 소나무 숲을 살린 솔숲원은 발의 감각으로 즐기는 곳. 매화원과 철쭉동산은 3월에는 매화, 4~5월에는 철쭉이 피어 봄에 찾기 좋은 곳이다.
셋. 휴양과 휴식 걷다가 멈추는 것도 산책이다
남산마루 · 솔숲마당 · 은행나무뜰
강진 다산초당의 전망과 공간을 옮겨온 남산마루는 바닥을 철제 그레이팅으로, 난간을 투명하게 처리했다. 남산에서 서울을 내려다보는 자리는 여럿이지만 발아래 숲까지 함께 보이는 곳은 여기뿐이다. 솔숲마당에서는 소나무 아래 앉아 호흡을 고르고, 은행나무뜰은 10월 말이면 한국숲정원에서 가장 노랗게 물든다.




내게 맞는 첫 방문 코스
ㆍ바쁘다면, 30분 핵심 산책
입구마당 → 무궁화원 → 남산마루 → 영지원 → 이끼원 → 솔숲원 → 지당원 → 죽림원 → 솔숲마당
세 가지 테마의 대표 공간을 두루 지나는 공식 추천 동선이다. 전망으로 시작해 물과 숲을 지나 마당에서 끝나도록 구성됐다. 영지원에서 사진을 찍거나 남산마루에서 전망을 감상하려면 10~20분쯤 더 여유를 두어야 한다.
ㆍ넉넉하다면, 70~90분 느린 산책
30분 코스에 철쭉동산·매화원·은행나무뜰을 둘러보고, 솔숲원이나 지당원 주변의 맨발길 한 구간을 걷는다. 남산마루·영지원·이끼원에서 의식적으로 걸음을 멈추는 것이 핵심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아요”
부모님과 집 가까이 가볼 만한 곳이 없을까 찾던 중 알게 되어
9개월 된 아기와 저희 부부, 부모님까지 모시고 나들이 겸 방문했어요.
서울 한복판에 이런 숲과 녹지가 있어 참 좋네요.
3대가 함께 걸으면서 힐링하기에 좋아 자주 찾게 될 것 같습니다.
- 나유은 아기 가족(중구 신당동)
+ 남산 한국숲정원 이용 정보
위치 용산구 이태원동 259-15, 옛 남산 야외식물원 일대
이용료 무료, 상시 개방
찾아가기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1번 출구에서 도보 917m, 402·405번 버스 타고 ‘남산 야외식물원 입구’에서 하차
주차 남산 야외식물원 주차장(용산구 이태원동 258-59), 공간이 협소해 대중교통 권장
해설 예약 서울특별시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에서 ‘한국숲정원 힐링 산책’ 검색
문의 다산콜센터(0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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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선민 사진 방석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