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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녹이는 따끈한 한 그릇

추위를 녹이는 따끈한 한 그릇
2026.02

여행

서울 스타일

서울의 온기를 찾아서

추위를 녹이는 따끈한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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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이 지나도 여전히 추운 2월.
온도계는 영하를 가리키지만, 서울 곳곳에는 몸과 마음을 데우는 따뜻한 공간이 많다.
뜨끈한 음식으로 몸을 녹이는 오래된 골목이 있고, 각종 다양한 콘텐츠로 체온을 올리는 문화 공간이 있으며,
삶의 기본을 함께 나누는 동행의 현장도 있다.
그래서 서울은 늘 따뜻하다.

PART 1

동장군이 아직도 기세등등한 이즈음, 뜨거운 김을 내뿜는 국물 한 그릇과 갓 지진 전 한 접시는 무엇보다 든든한 위로가 된다.
푸근하고 정겨운 서울의 오래된 골목에서 뜨끈한 음식을 먹고 나면 겨울 추위마저 맵싸하니 맛나다.

남대문 칼국수 골목 식당 사장님

남대문 칼국수

남대문 칼국수 골목에는 10개 식당이 나란히 성업 중이다. 보리밥과 찰밥도 인기가 많다.

뜨끈한 국물에 후루룩 면치기 남대문 칼국수 골목

구수한 멸치 국물 냄새가 골목을 가득 채우는 ‘남대문 칼국수 골목’은 6·25전쟁 이후 미군 부대의 잔반을 판매하던 노점에서 칼국수를 함께 팔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고 한다. 보리밥이나 찰밥을 주문하면 칼국수와 냉면을 함께 내는 세트 메뉴가 인기. 약 30m 길이의 골목 양쪽으로 10여 개의 식당이 나란히 들어서 있으며, 맛과 양, 가격은 큰 차이 없이 비슷하다. 비좁은 골목 탓에 위생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지만, 서울식당 등 일부 식당은 ‘서울형 안심식당’으로 지정될 만큼 청결에 신경 쓰고 있다. 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앉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칼국수를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남대문시장의 오랜 정취가 전해진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4호선 회현역 5번 출구에서 도보 1분

손님들로 꽉 찬 원대구탕

원대구탕

원대구탕

손님들로 꽉 찬 원대구탕과 제철을 맞아 더 깊고 시원한 맛을 자랑하는 대구탕.

제철이라 더 얼큰하고 담백한 대구 맛 삼각지 대구탕 골목

경상도식으로 얼큰하게 끓여 내는 대구탕이 입소문을 타면서 생겨난 ‘삼각지 대구탕 골목’의 역사는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전쟁기념관 자리에 육군본부와 국방부 등이 있어 ‘군인 맛골목’으로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해졌다. 삼각지 우리은행 인근과 한강대로62가길 주변으로 대구탕집 몇 곳이 현재까지 성업 중인데, 그중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원대구탕과 1978년에 개업했다는 자원대구탕이 유명하다. 대구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통통하게 올라 이때가 가장 맛있다. 미나리를 듬뿍 넣어 칼칼하고 시원하게 끓인 대구탕뿐 아니라 곁들여 나오는 대구아가미 깍두기, 물김치 등도 대구탕과 조화를 이뤄 ‘추운 날 언 몸을 녹이는 뜨끈한 한 끼’로 제격이다. 튀김옷을 가볍게 입혀 대구 본연의 맛을 살린 대구튀김도 추천 메뉴.

찾아가는 길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 1·14번 출구, 평양집 옆 골목

광장시장의 빈대떡

맷돌

광장시장의 빈대떡

기름에 튀기듯 지져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광장시장의 빈대떡.

‘겉바속촉’의 든든한 한 입 광장시장 빈대떡 골목

우리나라 대표 시장인 광장시장 안에서도 유난히 발길이 몰리는 곳이 있다. 녹두를 갈아 노릇하게 지진 빈대떡을 앞세운 ‘광장시장 빈대떡 골목’이다. 6·25전쟁 이후 미군 부대에서 나온 쇼트닝을 구해 지지미를 부치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 광장시장 녹두빈대떡의 시초로 전해진다. 껍질을 벗긴 녹두를 곱게 갈아 반죽한 뒤 숙주와 각종 채소, 다진 고기를 넉넉히 섞어 두툼하게 부쳐내는 광장시장 빈대떡은 맛도 맛이지만 ‘겉바속촉’의 식감이 그야말로 예술이다. 기름에 튀기듯 구워 겉면은 바삭하고 속은 녹두 반죽과 재료가 촉촉하게 어우러져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배어 나온다. 방송을 통해 알려진 순희네 빈대떡, 박가네 빈대떡을 비롯해 여러 빈대떡집이 나란히 성업 중이다. 가게마다 반죽과 굽기 방식이 조금씩 달라 골목 풍경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7·8번 출구에서 나와 시장 안쪽으로 도보 1~2분

글 이정은 사진 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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