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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포케

알로하! 포케
2025.08

여행

취향의 발견

알로하! 포케

음성·문자 지원

바다의 풍미와 건강한 식재료가 어우러진 ‘포케’는 하와이를 대표하는 한 그릇 요리다.
신선한 생선과 채소, 곡물과 소스가 조화를 이뤄 가볍지만 든든한 한 끼로 손색없다.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와 미식의 즐거움을 동시에 충족해 서울의 음식 문화에 새로 편입된 포케를 맛보았다.

서울의 음식 문화는 오늘도 빠르게 진화 중이다. 뉴욕과 파리, 도쿄의 요리가 오늘 서울의 식탁에 오른다. 더 새로운 것을 찾는 기호에 맞춰 중식, 일식, 양식 같은 오래된 카테고리 밖의 새로움도 가득 차 있다. 하와이안 포케(Poke)도 그런요리다. 아마도 코로나19가 그 유행을 덧입힌 듯하지만, 포케는 가벼우면서도 소박함을 찾는 서울의 젊은이들이 사랑하는 음식이 되고 있다. “어려서부터 이 동네에서 살았어요. 학교도 여기서 다니고요.” 양재천 인근에 포케집을 연 이유다. ‘서퍼스 포케’ 양재천점의 박일규 대표는 원래 작곡을 전공한 음악인이다.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미국 서부 할리우드에서 음대를 다녔어요. 서부 사람들이 원래 음식 문화에 개방적이에요. 해변에 가면 가볍게 포케를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시내에서도 인기가 있고요.” 포케는 알다시피 하와이의 음식 문화다. 포케란 하와이 말로 ‘썰다’라는 뜻이다. 하와이는 파도타기(서핑)의 성지이며, 미국 서부에서도 파도타기가 성하다. 이런 이유로 자연스레 포케 음식이 하와이에서 미국 서부로 이식됐다.

신선한 연어와 다채로운 토핑이 어우러진 연어 포케

신선한 연어와 다채로운 토핑이 어우러진 연어 포케

서퍼에 의해 시작된 포케의 역사

“서퍼들은 간단하게 빨리 먹는 음식을 좋아하죠. 포케가 바닷가에서 퍼진 이유 같아요.” 이 가게 이름도 그런 서퍼의 이미지를 가져와 지었다. 서울의 포케는 단순한 유행 음식을 넘어 새로운 도시형 식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2017년을 전후로 하와이식 포케 전문점들이 강남, 홍대, 성수동 등 서울 주요 상권에 등장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하와이 전통 포케를 그대로 가져오기보다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다양한 변형을 시도했다. 대표적 특징은 ‘코리안 포케’라고 부르는 현지화된 조합이다. 참치나 연어 위에 김치·고추장 소스·불고기·달걀프라이 등을 더하고, 밥 또한 흰쌀 외에 잡곡밥·곤약밥과 샐러드 등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를 통해 기존 회덮밥이나 비빔밥 문화와도 유사한 접점을 형성하며 한국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맛을 제공했다. “아무래도 우리 입에 맞는다는 게 포케의 장점이에요. 저는 스리라차라는 매운 소스와 마요네즈의 조합, 간장과 참기름 같은 조합을 즐겨 써요. 하와이와 미국 서부의 음식에 한국식 터치를 입힌 거죠.”

아보카도, 토마토 등 신선한 채소를 손질하는 모습

아보카도, 토마토 등 신선한 채소를 손질하는 모습.

서울식 포케의 탄생

미국은 ‘우버 이츠(Uber Eats)’가 생겨난 2015년 이후 포케 같은 음식이 더 퍼져나갔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햄버거와 타코 같은 음식에 중국식 볶음밥과 일본식 초밥 같은 아시안 간이 음식이 맞서고 있었다. 그 자리에 하와이안 포케가 들어섰다. 건강, 편리, 이색적인 새로움이 작동한 것이다. 그가 가게를 연 것은 2021년. 코로나19 시기의 어려움 속에 분투했달까. 포장과 배달이라는 코로나19 음식 지형에서 그는 오히려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도 이 동네는 작은 사무실을 운영하는 전문가 집단이 많고, 그들이 주요 손님이다. 빠르게 먹을 수 있고, 일하면서도 끼니를 때우는 새로운 젊은 직장 문화에 포케가 잘 맞아떨어진 셈이다. 인터뷰하는 중에도 단골 직장인들이 포장 주문 후 ‘테이크아웃’하러 오곤 했다. 서울의 포케는 특히 ‘맞춤형 건강식’이라는 인식과 맞물려 다이어트나 식단 조절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직접 디자인한 포장 용기에 정갈하게 담아낸 포케 한 그릇

직접 디자인한 포장 용기에 정갈하게 담아낸 포케 한 그릇.

다이어트와 건강식으로서의 포케

“제가 다이어트의 산증인이에요.(웃음) 한때 100kg이 넘게 체중이 불었는데, 다이어트를 위해 포케를 먹기 시작했어요. 적절한 단백질과 지방, 채소에 질 좋은 탄수화물이 잘 어우러져 있거든요.” 그는 포케를 먹으면서 얼마나 다이어트가 되는지 실험(?)도 했다. 63kg까지 내려갔다. 현재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중이다. 포케를 한 술 먹어봤다. 사실 내게는 익숙한 음식이 아니다. 그런데 잘 먹힌다. 어라? “비빔밥과 비슷하잖아요. 살살 비벼 먹어도 되고, 그냥 먹어도 되고요. 영양 균형이 포케의 장점이기도 하죠.” 구성이 알차다. 샐러드 재료와 연어의 질 좋은 지방질이 잘 섞여 있다. 현미밥은 꼬들꼬들해서 씹는 맛이 있다. 건강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현미는 그의 외조부모가 직접 철원에서 농사지어 보내준다. 갓 도정해서 오는 것이라 맛이 더 좋다. 서울의 젊은 외식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그는 가게 디자인에도 공을 들였다. 이곳은 미국식으로 테이크아웃용 종이 도시락 포장 용기를 쓰는데, 디자인이 아주 놀랍다. 예쁘고 세련됐다. 양재천의 벚꽃은 서울의 봄을 대표하는 명물 중 하나인데, 그런 서울의 풍경을 도시락 포장 용기에 그려 넣어 만든 게 탐날 정도로 귀엽다. “음식은 그 자체의 힘도 중요하지만, 음식 외의 존재도 크게 필요하다고 봐요. 그래서 그릇과 포장 용기, 디자인 등에 공을 들였어요. 서울에서 파는 음식이니까 이 동네인 양재천의 모습이라든가 남산서울타워 같은 걸 차용하자는 것이 제 생각이었어요.” 어떤 그릇에 담아낼까 하는 1차원적인 고민을 넘어이미지와 질감, 물성까지 많은 고민이 들어간 가게가 바로 이곳이다.

포장 용기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박일규 대표와 박찬일 셰프

포장 용기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박일규 대표와 박찬일 셰프.

서울식 포케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

포케의 고향인 하와이는 한국인의 초창기 미국 이민의 성지이기도 하다. 독립운동에 큰 역할을 한 하와이 교민의 싸움은 우리 역사에도 큰 몫을 차지한다. 놀랍게도 포케에는 한인 이민자의 성격이 스며 있다. 포케는 본디 하와이 원주민의 소박한 음식이었다. 원래 하와이 어민들은 막 잡은 생선을 손질한 뒤 바닷소금, 쿠쿠이나무 열매 오일, 해조류와 함께 간단히 버무려 식사로 삼았다. 이는 고대 폴리네시아 이주민의 식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포케의 기원은 유럽인이 하와이에 도착하기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음식에 한인들의 맛이 더해졌다. 마늘, 고추장, 매운 양념 등을 추가해 ‘스파이시 포케’의 기반을 만들었다. 그래서 포케를 먹게 되면 마치 비빔밥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든든하고 포근하면서도 묘하게 이국적인 포케 한 그릇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서울 포케라는 장르가 생겨나도록 더 노력하고 있어요. 더 멋진 재료들이 서울에는 많고, 무엇보다 서울시민들이 이 새로운 음식을 사랑하니까요.”


박찬일
1965년 서울 출생. <백년식당>,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노포의 장사법>, <밥 먹다가 울컥> 등의 책을 내며 ‘글을 맛있게 쓰는 요리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서울이 사랑하는 음식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찾아내 널리 알리면서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 하와이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

음식 일러스트

열대 자연과 다문화가 어우러진 하와이의 음식은 지역색과 이민자의 식문화가 녹아든 독특한 매력을 지닌다. 전통 재료인 타로(토란)와 생선을 활용한 요리부터 퓨전 음식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포케

포케

하와이의 대표 생선 샐러드로, 신선한 생선을 소금·간장·참기름 등으로 간단하게 버무려 만든다. 재료와 소스를 자유롭게 고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라우라우

라우라우

하와이 전통 방식 그대로 타로잎과 찻잎에 돼지고기나 생선을 싸서 쪄낸 음식이다. 촉촉하고 향이 깊은 요리로, 하와이 전통 정식에서 빠지지 않는다.

훌리 훌리 치킨

훌리 훌리 치킨

‘훌리(Huli)’는 하와이어로 ‘돌리다’라는 뜻으로, 닭고기를 특제 소스(파인애플 주스·간장·생강 등)에 재운 뒤 숯불에 천천히 뒤집어가며 굽는 바비큐 요리다.

로코 모코

로코 모코

하와이에서 탄생한 퓨전식 한 그릇 요리. 밥 위에 햄버거 패티, 브라운 그레이비소스, 달걀프라이를 얹어 먹는다. 간편하면서도 든든해 현지인과 여행객에게 사랑받는다.

아사이 볼

아사이 볼

브라질 원산 디저트이지만, 하와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사이 스무디 위에 과일·그래놀라·코코넛 등을 올린 상큼한 맛으로 인기가 많다.

서울에서 맛보는 하와이식 포케

하와이 정통 스타일부터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스타일까지 서울에서는 다양한 포케를 만날 수 있다.
하와이의 맛과 분위기를 담은 포케 전문점 세 곳을 소개한다.

서퍼스 포케 양재천점

#맛도 건강도 다 잡은 포케

서퍼스 포케 양재천점

양재천카페거리에 위치한 ‘서퍼스 포케’는 하와이의 자유로운 감성과 건강한 식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포케 전문점이다. 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사장은 LA에서 포케를 즐기며 20kg 감량에 성공했고, 그 매력에 빠져 한국에 돌아와 포케집을 열었다. 전통 하와이식 포케에 자신만의 방식을 더해 한국인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연어, 훈제 오리, 불고기, 두부 등 다양한 메인 토핑과 유자 폰즈, 스리라차 마요 등 여러 소스를 조합해 나만의 포케 볼을 만들 수도 있다. 신선한 재료와 든든한 구성 덕분에 단골들 사이에서 ‘인생 포케집’이라는 평가도 얻었다. 매장 곳곳에는 사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작가들과 협업해 완성한 그림들이 걸려 있다. 포장 용기 디자인부터 내부에 장식한 일러스트 액자까지 하와이와 미국의 분위기를 담은 요소들은 단순한 장식을 넘어 공간에 사장의 철학과 감성을 고스란히 녹여낸다.

가격 연어·훈제 오리·우삼겹 포케 1만3,900원, 로스트 치킨·불고기·두부버섯·슈림프 1만2,900원
인스타그램 @surfers_poke

서퍼스 포케 양재천점 실내


보울룸 압구정점

#미국식 포케의 정석

보울룸 압구정점

압구정로데오거리 뒷골목에 자리한 ‘보울룸’은 세련된 인테리어와 깔끔한 분위기에서 건강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포케 전문점이다. 20대를 LA에서 보낸 창업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본토에서 즐기던 포케 레시피를 가지고 한국에 매장을 열었다. 현지 스타일을 최대한 살려낸 구성은 지금까지도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해산물과 신선한 토핑을 조합해 즐길 수 있는 시그너처 포케 볼은 이곳의 주요 메뉴다. 연어·새우·아보카도에 와사비 간장과 스파이시 크림을 더한 ‘페이머스’, 참치·아보카도·간장 소스로 구성된 ‘하와이 클래식’도 인기가 높다. 여기에 과콰몰리, 토르티야 칩, 피시 타코 같은 사이드 메뉴와 과일·채소로 만든 착즙 주스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샐러드는 맛없다는 편견과 포케는 단조롭다는 인식을 깨고 싶은 이들에게 보울룸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가격 보울룸 시그너처 1만3,000원, 엘에이 1만7,500원, 하와이 클래식 1만5,000원, 페이머스 1만5,000원
인스타그램 @bowlroom_kr

보울룸 압구정점 실내


하와이안포케1971 장충체육관정문점

#하와이 감성 담은 포케 전문점

하와이안포케1971 장충체육관정문점

장충체육관 정문 앞에 자리한 ‘하와이안포케 1971’은 전통 하와이 포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전문점이다. 사시미 등급의 참치와 연어, 신선한 채소와 단백질 토핑이 어우러져 건강하면서도 만족스러운 한 끼를 선사한다. 포크·치킨·비프 등 다양한 단백질 선택지와 순무·연어알·아보카도·미역 등 다채로운 재료 조합도 눈에 띈다. 매장에 들어서면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눈길을 끄는 이곳은 하와이 현지 식당을 연상시키는 색감과 포스터, 소품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음식은 물론, 그라나 파다노 치즈를 올린 감자채전 ‘훌라 팬 포테이토’, 나초, 옥수수 수프 같은 이색 메뉴도 마련돼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기 좋다. 서울 도심에서 하와이 포케의 맛과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을 때 들러볼 만한 곳이다.

가격 참치 포케 클래식 1만2,900원, 연어 포케 1만5,800원, 치킨 포케 1만3,800원, 혼합 포케 1만5,800원
누리집 hawaiianpoke.imweb.me

하와이안포케1971 장충체육관정문점 실내

배효은 사진 김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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