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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디저트 좋아하세요?

벨기에 디저트 좋아하세요?
2025.07

여행

취향의 발견

벨기에 디저트 좋아하세요?

음성·문자 지원

한국에는 덜 알려졌지만 벨기에는 유럽에서 맛으로 인정받는 나라다.
특히 와플, 초콜릿 같은 디저트와 감자튀김이 가장 유명하다.
갓 구워 바삭한 와플, 풍미가 깊은 초콜릿 등 이제 서울에서도 벨기에 디저트를 쉽게 맛볼 수 있다.

셰프의 이름은 넬리슨 케빈. 그의 한국인 아내는 기술 좋은 이탤리언 셰프다.
서로 영어로 대화하는 국제 부부다. 이들은 요즘 서울 도심에서 가장 중요한 관광 구역이 된 익선동과 운니동 라인에 있다. 케빈의 어머니는 벨기에에서 제과장으로 유명한 분이다. 특히 초콜릿과 구움 과자의 명인이다. 그의 어머니 레시피가 지금 서울에서 빛을 발한다. 주방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 부부는 아침 일찍 나와서 밤늦게 들어간다. 고되다. 주 7일이다. 근처의 외국인 거주자와 장기 관광객, 그리고 한국인도 많이 찾는다.
이들이 운영하는 ‘넬리슨’은 와플(Waffle)이 전문인데, 벨기에의 또 다른 명물인 멜로 케이크도 끝내준다. 케빈은 마침 멜로 케이크를 만들고 있었다. 케이크라고 하지만 작은 구움 과자의 일종이다. 마시멜로와 맛있는 여러 재료를 섞어 둥글게 만들고, 거기에 템퍼링(Tempering; 온도 맞추기)한 초콜릿을 씌운다. 좋은 초콜릿의 매끈한 윤기가 빛난다. 질이 뛰어난 바닐라를 사용해 거친 알갱이가 보인다. 케빈은 아직 한국어가 서툴다. “한국어를 잘하고 싶어요. 배우고 있어요.” 그가 내게 건넨 첫말이었다. 아, 멋진 친구다.

트리플 베리 와플

리에주식 와플 위에 세 가지 베리를 올린 상큼하고 달콤한 트리플 베리 와플.

와플과 멜로 케이크, 벨기에 디저트의 매력

와플은 어쨌든 이 집에서 제일 인기다. 남편은 과자와 와플을 굽고, 아내는 커피를 내리고 가게 전반을 꾸린다. 와플은 벨기에가 가장 유명하다. 보통 두 가지 방식이 유행한다. 벨기에 기준이다. 브뤼셀식과 리에주식. 벨기에는 다국어 문화국가다.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 사용자가 섞여 있다. 와플은 리에주식이 가장 많고 브뤼셀식이 그 뒤를 따르는데, 국제적으로 유명한 건 역시 리에주식이다. 한국의 와플 문화는 일본에서 건너온 것처럼 보인다. 풍성한 거품 크림과 초콜릿 소스, 과일을 가득 올리는 식이다. 벨기에의 와플 문화와는 사뭇 다르다.
“와플은 들고 먹는 거리 음식이에요. 어렸을 때 동네 와플집에서 굽는 냄새가 퍼지면 그걸 사 먹곤 했죠. 벨기에 아이들은 누구나 그렇게 먹어요.” 의외로 가정에서 와플을 굽는 경우는 적다. “우리의 붕어빵 같은 거죠. 그걸 집에서는 잘 안 굽잖아요?” 아내 전유주 씨가 웃으며 말한다.

붕어빵과 닮은 벨기에 와플

와플은 중세의 수도원에서 처음 생겨났다. 초기 와플은 철판 모양 틀에 밀가루와 물만 섞은 반죽을 넣고 구운 일종의 팬케이크였다. 그러다가 점차 버터, 설탕 등이 더해지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변해갔다. 사실 현대의 유럽 과자와 케이크는 대부분 교회나 수도원에서 생겨났다. 신도들에게 베풀고, 성찬식을 위해 만들었던 것. 와플은 르네상스 시기에는 귀족과 상류층의 사치품으로 쓰이다가 벨기에 북부 지역에서 버터, 달걀, 향신료가 들어간 고급 반죽이 나왔다. 와플의 상징 같은 격자무늬 모양도 이때 탄생했다.

녹인 초콜릿을 한 겹씩 정성스럽게 입히는 셰프 넬리슨 케빈

녹인 초콜릿을 한 겹씩 정성스럽게 입히는 셰프 넬리슨 케빈.

식어도 바삭한 리에주 와플의 비밀

리에주식 와플에서 중요한 건 설탕이다. 뭐, 설탕은 어디나 있는 거 아닌가. 그러자 케빈이 뭔가를 꺼낸다. 한 상자 가득 하얀 알갱이가 가득하다. 빙당(氷糖)처럼 보인다. 진주당이다. 펄 슈거(Pearl Sugar)라고 한다. 이것이 배합에 섞여 들어가 구울 때 반죽에 녹아드는데, 이때 다 녹지 않고 눌어붙듯이 구워지는 것이 포인트. 바삭한 와플의 맛이 여기서 한 번 더 강조된다. 진주당은 수입해야 하고, 심하면 설탕보다 100배쯤 비싸다. “보통 와플은 ‘겉바속촉’을 기본으로 하는데, 한국은 속이 쫄깃하죠. 리에주식은 뭔가 좀 부서진달까. 영국식 비스킷의 질감처럼 바삭한 느낌도 같이 있어요. 그렇게 구워야 잘 구운 리에주식이라고 하죠. 좋은 진주당을 써야 하는 건 기본이고요.”

유자 멜로 케이크

유자 껍질의 쌉싸름함과 마시멜로의 달콤함이 어우러진 유자 멜로 케이크.

서울에서 즐기는 벨기에식 커피와 와플

물론 여기는 한국이고, 붕어빵은 들고 먹어도 벨기에식 와플은 아무래도 테이블 서비스가 많다. 가격도 좀 있는 데다 이국적인 가게 분위기를 한껏 누리고 싶은 손님들의 요구 덕이다. 그래서 접시에 온전히 와플을 담아 맛있는 커피와 함께 낸다. “한국에서는 덜렁(?) 와플만 내면 허전한 거예요. 그래서 허브와 샐러드 종류를 곁들이고, 리코타를 만들어 얹기도 해요. 그러면 반응 폭발이죠.(웃음)” 유주 씨의 말이다. 한 입 먹어보았다. 어, 리코타와 허브가 와플의 탄수화물과 잘 어울린다. 이탤리언 셰프로 오래 일한 아내 유주 씨의 솜씨가 멋지다.
이곳은 익선동이라고 하지만 실은 운니동 쪽이다. 익선동은 1930년대 한옥으로 이뤄진 주택단지였다. 일자로 길을 내고, 한옥을 새로 지었다.그것이 해방 후 주택가와 상업 지구로 쓰이다가 2000년대 들어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아, 와플 숍이 있는 운니동은 좀 다르다. 과거 왕족과 양반가가 거주하던 지역이다. 조선 후기엔 종친부와 궁중 관련 인물들이 거주했고, 오늘날에는 고급 주택과 갤러리, 한옥 기반 카페 등이 혼재되어 있다. 고즈넉하고 이채롭다.

담소를 나누는 넬리슨 케빈·임유주 부부 그리고 박찬일 셰프.

오리지널 리에주 와플에 드립 커피를 곁들이며 담소를 나누는 넬리슨 케빈·임유주 부부 그리고 박찬일 셰프.

서울에 스며드는 벨기에 음식의 매력

우리나라에는 프랑스나 이탈리아 음식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벨기에도 유럽의 미식 강국이다. 한국에는 주로 와플로 전파되고 있다. 서울에서 벨기에 와플이 차지하는 의미가 있다. “벨기에에서는 와플에 커피를 곁들이곤 해요. 가벼운 라테, 플랫 화이트 혹은 다크 로스트 드립이 기본이죠. 우리도 드립을 내요. 이탈리아식 카페는 떠들썩하고 얼른 샷을 마시고 나가는 공간이지만, 벨기에는 와플과 함께 과자를 먹으면서 커피를 마시는 대화의 장소죠. 우리 가게도 그렇게 쓰이고 있어요.” 벨기에 음식 문화는 한국에 거의 소개되어 있지 않다. 감자튀김이나 프랑스식 홍합찜 등은 사실 벨기에식이 프랑스로 넘어간 것이다. 그러니 벨기에식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벨기에 음식은 독일식과 네덜란드식의 소박한 맛과 풍부한 양에 프랑스식의 정교하고도 클래식한 기술이 더해졌다고 할까. 특히 맥주가 유명해 유럽 여러 나라에도 고급 맥주의 기본으로 소개되고 있다.

가게에 손님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 활기가 넘친다. 응대하는 직원을 따로 고용하고 있을 정도. 비교적 가벼운 가격으로 벨기에의 운치를 서울에서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마치 프랄린(Praline; 작은 모양으로 만든 초콜릿)처럼 생긴 멜로 케이크 작은 것을 한 상자 샀다. 커피와 함께 집에서 즐겨보려 한다. 서울은 이렇게 이국이 가까이 있다.


박찬일
1965년 서울 출생. <백년식당>,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노포의 장사법>, <밥 먹다가 울컥> 등의 책을 내며 ‘글을 맛있게 쓰는 요리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서울이 사랑하는 음식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찾아내 널리 알리면서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 벨기에를 대표하는 전통 디저트

벨기에를 대표하는 전통 디저트 일러스트

유럽의 다양한 식문화가 어우러진 벨기에 음식은 오랜 전통과 독특한 풍미를 지닌 디저트를 자랑한다.
현지인은 물론, 전 세계 여행객에게 사랑받는 벨기에 대표 전통 디저트를 소개한다.

와플

와플

와플은 벨기에에서 가장 많이 먹는 국민 디저트다. 카페나 길거리 등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리에주식과 브뤼셀식, 두 가지 스타일로 나뉘며, 특유의 풍미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프랄린 초콜릿

프랄린 초콜릿

견과류, 크림, 버터 등 다양한 속 재료를 넣고 초콜릿으로 얇게 감싼 형태. 고디바, 노이하우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벨기에 초콜릿 브랜드가 많다.


스페퀼로스

스페퀼로스

계피, 생강, 정향 등 향신료를 넣어 바삭하게 만든 쿠키. 크리스마스 시즌에 특히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스페퀼로스를 크림처럼 만든 스프레드도 인기다.


담블랑슈

담블랑슈

벨기에식 레스토랑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디저트로,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휘핑크림과 따뜻한 초콜릿 소스를 얹어 만든다.


벨지언 프라이즈

벨지언 프라이즈

두 번 튀기는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 ‘겉바속촉’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감자튀김. 다양한 소스와 함께 즐긴다.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다.

서울에서 만나는 벨기에 전통 디저트

벨기에 디저트는 섬세하고 정교한 유럽 미식의 정수를 담고 있다.
맛이 깊고 진한 초콜릿, 설탕이 눌어붙어 바삭한 와플, 두 번 튀겨 더 고소한 감자튀김 등은 국경을 넘어 사랑을 받는다.
서울에서도 이 정통의 맛을 구현한 벨기에 디저트 전문점을 만날 수 있다

넬리슨 디저트

#벨기에 감성을 품은 작은 디저트 카페

넬리슨

익선동에 위치한 ‘넬리슨’은 벨기에 출신 쇼콜라티에와 이탈리아 요리를 전공한 한국인 셰프 부부가 운영하는 벨기에 디저트 카페다. 요리 학교에서 익힌 기술과 할머니의 레시피, 제과 명장인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아 제대로 된 벨기에 디저트를 선보인다. 달콤하고 바삭한 리에주 스타일 와플이 대표 메뉴다. 리코타 치즈와 루콜라를 올린 허브 와플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로, 식사 대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와플은 식어도 눅눅해지지 않고, 살짝 굽는 과정에서 녹는 펄슈거 결정이 겉을 감싸는 덕분에 은근하게 달고 바삭하다. 초콜릿은 벨기에 전통 방식으로 하나 하나 직접 만들며, 맛과 모양이 다양해 선물용으 로도 인기가 높다. 마시멜로 크림이 들어간 멜로 케이크 같은 독특한 메뉴도 선보인다. 와플과 잘 어울리는 드립 커피도 매력적이다.

가격 오리지널 리에주 와플 4,500원, 트리플 베리 와플 8,000원, 밀크디어 멜로 케이크 3,000원, 핸드 드립 커피 9,500원
문의 0507-1415-1138
인스타그램 @nelissen.seoul

넬리슨 내부


빠뜨릭스와플 디저트

#19년째 한자리를 지키는 벨기에 전통 와플집

빠뜨릭스와플 본점

여의도에 위치한 ‘빠뜨릭스와플’은 벨기에 출신의 파트리크 드라에르 사장이 2006년에 문을 연 리에주 와플 전문점이다. 그는 증조할머니로부터 전수받은 리에주 스타일 전통 레시피를 그대로 지키며, 매일 직접 반죽을 준비해 즉석에서 와플을 구워낸다. 달콤한 리에주식 와플은 한번 맛보면 잊기 어려운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딸기시럽·캐러멜 시럽·초코 시럽 중 원하는 소스를 선택해 곁들일 수 있고, 아이스크림을 올린 와플도 즐길 수 있다. 파트리크 사장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빼빼로 와플’은 와플에 구멍을 내 시럽을 넣고 빼빼로를 꽂아내는 메뉴로,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 있다. 테이크아웃 전문점이지만 같은 건물에 있는 카페에서 음료를 구매하고 와플을 함께 먹을 수 있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끊임 없이 와플을 찾는 곳이다.

가격 오리지널 벨지언 와플 3,200원, 빼빼로 와플 3,800원, 아이스크림 와플 4,500원
문의 02-3775-0608

빠뜨릭스와플 내부


브뤼셀프라이 디저트

#두 번 튀겨 더 바삭한 벨기에 감자튀김

브뤼셀프라이

익선동에 자리한 ‘브뤼셀프라이’는 벨기에 전통방식으로 두 번 튀기고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한 다양한 소스를 더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감자튀김을 선보인다. 신선한 감자를 스트레이트 컷으로 썰어 튀겨 속을 부드럽게 하고, 다시 한번 튀겨 겉이 바삭하게 완성해 정통 벨기에 감자튀김 특유의 식감을 살린다. 허니버터 마요·사워크림 어니언·콘마요·칠리 시즈닝 등 다양한 소스와 토핑이 있어 여러 가지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추천 조합 세트도 마련돼 있어 처음 방문하는 이들도 손쉽게 베스트 조합을 선택할 수 있다. 여름에는 시원한 맥주를 곁들이면 좋다. 테이크아웃 전문점이지만 감자 모양 소품이 놓인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덕분에 특히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층 사이에서 SNS 사진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가격 스트레이트 컷(시즈닝 + 소스 2개) 8,000원, 점보 프라이(시즈닝 + 소스 2개) 8,900원, 기본 소스 추가 900원, 스페셜 소스 추가 1,900원
문의 0507-1494-8217
누리집 brusselsfries.co

브뤼셀프라이 내부

배효은 사진 박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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