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서 책을 읽고, 머물고, 나누는 일상을 만들어가는 서울야외도서관이 돌아왔다.
더 새롭고 다양해진 독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의 일상은 책으로 더 깊어진다.
2023년 서울광장에서 시작된 ‘서울야외도서관’은 광화문광장과 청계천까지 운영 범위를 넓히며 시민 누구나 책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독서 문화를 만들고 있다. 시민의 큰 사랑을 받으며 서울을 대표하는 공공 문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서울야외도서관은 올해 운영 방식을 개선해 더 다채롭고 깊이 있는 공간 구성과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책을 맡겨두고 다시 이어 읽는 서비스부터 직접 찾아오는 책 큐레이터, 작가와 함께하는 라디오 토크까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서울야외도서관은 책을 읽는 일상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열린 서재, 책읽는 서울광장
서울도서관 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책읽는 서울광장’은 책과 쉼,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열린 독서 공간이다. 약 2,500권의 도서를 담은 서울빛서가 11개가 비치된 서울광장에는 주말이면 돗자리를 펴고 머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서울빛서가 외에도 ‘책 봐, 구니(책바구니)’, 이벤트 서가까지 광장 내에 5,000여 권이 준비되어 어디서든 손만 뻗으면 책을 만날 수 있다. 올해 북 큐레이션의 주제는 ‘의미 있고 편안한 하루를 보낼 #책광장하루독서’다. 시그너처 서가·책 봐, 구니·이벤트 서가로 구성되며, ‘[ ]을 봄, [ ]에 반함, [ ]을 채움’처럼 독서 방향을 직접 고를 수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스테디셀링 도서는 별도로 선정해 격주 또는 월 단위로 전시한다.
책을 맡기고, 다시 만나는 경험
올해는 책을 읽는 방식에 새로운 시도를 더한다. ‘키프(Keep) 서비스’는 광장에서 읽던 책을 맡겨두고, 다음에 이어 읽을 수 있도록 돕는다. 시민이 ‘책믈리에’에게 책을 맡기면 이름이 적힌 커버와 함께 보관해주며, 최대 14일 안에 다시 찾아 읽을 수 있다. ‘퀵(Quick) 서비스’는 큐레이션된 책을 담은 바구니를 든 ‘책기사’가 시민에게 직접 책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며, 책을 고른 시민에게는 소정의 리워드를 제공한다.
책과 놀이가 만나는 곳
책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참여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북덴티티’는 책 바구니에 꽂힌 네 잎 클로버 푯말을 SNS에 인증하면 리워드를 받을 수 있고, ‘나를 맞혀봐’는 힌트를 보고 서가 사이에서 정답 도서를 찾는 숨은 책 찾기 이벤트다. 레고코리아와 협력해 놀이와 책을 결합하여 상상력·창의력을 증진하는 공간인 ‘레고 플레이 라이브러리’를 조성하였다. 방문하여 레고 브릭 조립을 체험할 수 있고, 레고 보태니컬 포토존에서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운영 일정 5월 4일~6월 29일, 9월 5일~11월 2일 매주 금~일요일 11시~18시(날씨에 따라 야간 운영 전환 시 16시~22시)
※ 개장 특별 주간 5월 4~6일 11시~18시
도심 속에서 잠시 쉬어 가는 시간, 광화문 책마당
광화문광장 북측 육조마당에서 펼쳐지는 ‘광화문 책마당’은 자연과 도시 그리고 역사가 어우러지는 독서 쉼터다. 광화문 책마당의 북 큐레이션 주제는 ‘보통의 행복을 찾아주는 낭만 규칙’이다. 마음 챙김·감정·무탈 같은 일상적 키워드를 중심으로 도서를 선정하고, 한글자모서가와 이벤트 서가를 통해 월별 전시를 진행한다. 책을 읽는 공간에서 머무는 장소로 확장하고 있는 점도 광화문 책마당의 매력이다.
밤이 되면 시작되는 독서 시간
2025년에는 야간 독서 프로그램 ‘야(夜)한 책멍’을 확대해 총 5회 운영한다. 북 캠핑 콘셉트의 ‘북뜰야영’ 같은 새로운 시도도 예정돼 있다. 텐트와 랜턴, 잔잔한 음악이 어우러진 조용한 공간에서 책에 몰입하는 시간은 광화문광장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밤이다. 함께 진행하는 ‘달빛낭만극장’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상영하고, 낮에는 ‘봄·산·책 콘서트’, 밤에는 조명이 더해진 ‘달빛낭만 콘서트’가 열려 책과 음악이 어우러진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책을 직접 만나는 체험
올해는 책을 더 가깝고 즐겁게 만날 수 있도록 체험형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웰컴 서울’은 필사나 책 표지 꾸미기처럼 책을 직접 만지는 활동으로 구성해 책을 읽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독서의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다.
운영 일정 4월 23일~6월 29일, 9월 5일~11월 2일 매주 금~일요일 11시~18시(날씨에 따라 야간 운영 전환 시 16시~22시)
※ 광화문 라운지는 매일 10시~19시 상시 운영
물소리 따라 흐르는 독서, 책읽는 맑은냇가
청계천(모전교~광통교)을 따라 이어지는 ‘책읽는 맑은냇가’는 도심 한가운데서 독서와 ‘물멍’의 여유를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청계광장에서 광통교까지 이어지는 약 300m 구간에 독서 공간과 펀 디자인 가구, 은은한 조명, 음악이 어우러져 조용히 머무르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책읽는 맑은냇가의 올해 큐레이션 주제는 ‘#몰입으로 만난 진짜 나’. 몰입을 유도하는 키워드인 갓생·취미·감성·취향을 중심으로 도서 카테고리를 구성했고, ‘책 봐, 구니’와 이벤트 서가를 통해 전시한다. 시나 에세이, 내면 탐구형 도서 등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책들로 구성해 여유 있고 느린 호흡의 독서를 제안한다.
책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무대
2025년에는 청계천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정기 프로그램을 새롭게 시작한다. ‘책냇가 ON-AIR’는 작가·유튜버·북 인플루언서 등과 함께하는 오픈 라디오 형식의 북 토크로, 매달 한 번 현장에서 진행하며 SNS를 통해 실시간 중계한다. ‘책냇가 라이브’는 청계천의 흐름과 어우러지는 음악 버스킹 공연으로, 월 1~2회 열린다. 책 읽는 공간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구성한 이 공연은 산책과 독서 사이에서 감각적인 쉼표가 된다.
운영 일정 4월 23일~6월 29일, 9월 5일~11월 2일 매주 금~일요일 11시~18시(날씨에 따라 야간 운영 전환 시 16시~22시)
+ 서울야외도서관에서 뭐 읽지?
서울야외도서관의 각 공간과 큐레이션 주제에 어울리는 책을 서울도서관 사서들이 직접 골랐다.
1. 책읽는 서울광장
<콧물 줄줄 티라뇽 씨>, 퉁옌
어린이날 주간에 어울리는 유쾌한 이야기. ‘실수해도 괜찮다’는 용기를 전하는 어린이 그림책.
<오리엔트 특급 살인>, 애거사 크리스티
추리소설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명작. 누구나 흥미롭게 빠져드는 고전 미스터리 소설.
2. 광화문 책마당
<유물멍: 가만히 바라볼수록 좋은 것들>, 국립중앙박물관 편집부
한글자모서가에서 만나는 고요한 이야기. 유물이 전하는 평온한 감상을 천천히 따라가보자.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환경을 실천하는 일상이 어렵지 않도록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전하는 행동 안내서.
3. 책읽는 맑은냇가
<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 프리드리히 니체
‘자기 발견의 과정’이라는 주제와 맞닿은 철학 에세이. 삶의 시행착오 속에서 나를 마주하게 한다.
<괜찮을 거야>, 시드니 스미스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 낯선 도시를 헤매는 아이의 시선으로 본 세상을 담았다. 담담한 위로가 필요한 모든 이에게 권하는 그림책.
글 배효은 사진 박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