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및 건너띄기 링크
주 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하단으로 바로가기

붉은 벽돌에 담긴 도시 감성, 성수동

붉은 벽돌에 담긴 도시 감성, 성수동>
2025.05

여행

서울 산책

붉은 벽돌에 담긴 도시 감성, 성수동

음성·문자 지원

세계가 주목하는 트렌드의 중심지로 떠오른 성수동. 이곳의 새로운 정체성이자 매력은 바로 붉은 벽돌 건물들이다.
성수동의 지역성을 고스란히 담은 붉은 벽돌 건물과 그 안에 들어선 감각적인 문화 공간은
우리가 기꺼이 성수동을 찾는 이유다.

성수동에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한 문화 공간들

원래 성수동은 제조업 동네였다. 거대한 레미콘 공장을 시작으로 구두 공장, 철공소, 인쇄소 등이 모여 있었다. 서울이 확장되기 전에는 성수동이 도심 주변부였기 때문이다. 서울이 제조업 기능을 다른 도시로 넘기기 시작하면서 성수동은 활기를 잃었다. 하지만 2005년 서울숲이 개장하면서 성수동의 정체성에 변화가 찾아왔다. 2010년대 초반에는 오래된 정미소를 개조한 문화 공간 ‘대림창고’가 문을 열며 옛날 감성과 요즘 콘텐츠가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로 화제를 모았다. 이어 한자리에서 다양한 문화를 만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속속 성수동에 생겨났다. 그렇게 자리 잡은 성수동의 문화 공간들은 ‘앞선 문화가 모이는 동네’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지역에 선물했다.

성수연방

성수연방

오래된 화학 공장을 개조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건물 외관은 과거의 기억을 품고 있지만, 내부는 밝고 정갈하게 정리되어 각 층의 브랜드들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카페와 식물 숍, 편집매장, 와인 바가 저만의 리듬으로 흐르고, 그 사이를 걷는 이들의 발걸음도 리듬을 따라 움직인다. 이 공간은 단순한 리모델링을 넘어 하나의 건물이 얼마나 다양한 감각을 품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성수동의 대표적 장면이다. ‘연방’이라는 이름처럼 다양한 것들이 조화를 이루는 느슨한 연대가 인상적이다.

주소 성동구 성수이로14길 14

스탈릿성수

스탈릿성수

지하철 2호선 성수역 3번과 4번 출구 사이, 거대한 붉은 벽돌의 입면이 단숨에 시선을 끄는 복합문화공간. 음식, 음료, 패션, 라이프스타일에 이르는 다양한 브랜드가 층마다 입주해 있다. 견고하게 쌓아 올린 벽돌은 단순한 외장이 아니라 이 건물의 기세이자 정체성이며, 깔끔하게 정돈된 구조와 리듬은 성수동의 오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통적 재료와 현대적 규모가 만난 이곳은 성수동에 드러난 가장 단단한 얼굴이다.

주소 성동구 아차산로 104

하우스 오브 지알(Haus of GR)

하우스 오브 지알(Haus of GR)

서울숲 인근에 자리한 이곳은 붉은 벽돌 건물 외관이 인상적인 복합문화공간. 패션 브랜드 ‘그레일즈’가 운영하는 곳으로 1·2층은 카페, 3층은 쇼룸, 4층은 전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핑크색 외관과 독특한 조형물이 눈길을 끌며, 내부는 브랜드의 감성을 반영한 독특한 디자인과 디테일로 꾸며져 있다. 전시 공간에서는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주소 성동구 서울숲2길 20-1

SM 아티스트 & 뮤직 센터

SM 아티스트 & 뮤직 센터

성수동 한복판에서 콘텐츠와 건축이 나란히 호흡하는 공간. 기존 건물의 틀을 유지한 채 금속과 유리, 벽돌이 겹겹이 더해진 이 건물은 SM엔터테인먼트가 만든 복합문화공간이자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은 구조체다.

주소 성동구 뚝섬로1길 56

대림창고갤러리

대림창고갤러리

1970년대에 정미소였던 건물의 붉은 벽돌과 거친 콘크리트, 철제 기둥을 품은 채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대림창고. 그 중심에 위치한 갤러리는 오래된 산업의 흔적 위에 조명과 설치미술이 스며들어 무언가를 ‘보는’ 공간이 아니라 ‘걷고 머무는’ 감각을 일깨우는 전시 공간이다. 카페와 갤러리는 경계 없이 이어져 있고, 사람들은 커피를 손에 든 채 전시와 공간을 넘나들며 성수동에서의 시간을 천천히 만끽한다.

주소 성동구 성수이로 78

새로운 트렌드를 양산하는 성수동의 상업 공간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성수동은 공장과 창고가 밀집해 있던 ‘도심의 공백 지대’였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다가왔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 비어 있는 건물들. 청년 창업자와 브랜드 기획자들은 이곳에 저만의 서사를 실험할 공간을 마련했다. 낡은 건물은 리모델링되었고, 과거의 구조는 새로운 감성으로 덧입혀졌다. 성수동의 상업 공간들은 그렇게 저만의 언어를 말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그 조용한 말에 이끌려 하나둘 이곳을 찾기 시작했다. 이제 성수동의 상업 공간은 단순히 무언가를 소비하는 곳이 아니라 트렌드가 탄생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봉땅

봉땅

성수동의 한 골목, 붉은 벽돌 건물 사이로 줄을 선 사람들이 눈에 띈다. ‘봉땅’이라는 가게 이름은 서구적이지만, 그 안에서 파는 것은 갓 튀긴 꽈배기와 콩고물을 듬뿍 묻힌 도넛. 이 단순한 조합이 이곳을 ‘성수 명소’로 만들었다. 고소한 기름 냄새와 달콤한 설탕 냄새, 바삭한 반죽 소리가 골목 안을 채운다. 모던한 간판과 전통 간식의 대비가 공간의 성격을 더 또렷하게 만든다.

주소 성동구 서울숲6길 16-1

로와이드(Lowide)

로와이드(Lowide)

서울숲 옆 조용한 골목 안, 단정한 화이트 톤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외관부터 세련된 감각이 느껴지는 이곳은 베이커리 & 카페 ‘로와이드’. 낮고 넓은 공간을 뜻하는 이름처럼 여유로운 테라스와 햇살이 가득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1층은 베이커리 겸 카페, 2층은 전시와 팝업이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성수동 특유의 감도를 담은 프로젝트가 이어진다. 대표 메뉴는 다양한 소금빵. 빵을 데워 먹을 수 있도록 오븐이 따로 마련된 것도 이곳만의 디테일이다. 커피를 마시며 전시를 보고, 천천히 머물다 가기 좋은 성수동의 쉼터다.

주소 성동구 서울숲2길 22-1

페이퍼 플레이트

페이퍼 플레이트

20인치 피자를 조각 단위로 파는 뉴욕식 슬라이스 피자 가게다. 얇고 넓은 도 위에 치즈, 페퍼로니, 감자칩 같은 재료가 과감하게 올라간다. 아담한 실내엔 셀프 바와 키 높은 의자가 놓여 있고, 음악과 식욕만이 공간을 채운다. 감자튀김, 버펄로 윙 등의 사이드 메뉴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기름기와 열기, 풍부한 토핑이 자연스러운 도시적 한 끼라 할 수 있다.

주소 성동구 성수이로14길 15

어니언 성수

어니언 성수

성수동의 대표적 카페. 1970년대 창고를 재탄생시킨 독특한 공간에서 빵과 음료를 제공한다. 벽돌은 그대로, 철근도 그대로, 살짝 부서진 틈마저도 일부러 남긴 듯 이곳에선 자연스럽다. 넓은 공간에 앉아 커피를 즐기다 보면 완벽하지 않아서 더 매력적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미완의 거친 질감이 오히려 이 동네와 꼭 닮아 성수동을 산책하다 한 번쯤 들르게 되는 장소다.

주소 성동구 아차산로9길 8

블루보틀 성수

블루보틀 성수

붉은 벽돌로 단정하게 마감한 외벽 덕분에 골목 사이에서도 단박에 눈에 들어온다. 새로 지은 건물이지만 어딘가 오래된 감성이 느껴지는 건 이 동네의 분위기를 은근히 반영했기 때문일지도. 유리창 너머로 햇살이 부드럽게 들어오고, 시간에 따라 벽면이 조금씩 다른 표정을 짓는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커피 한잔 마시다 보면 이곳이 성수동이라는 핫 플레이스의 한복판이라는 사실도 잠시 잊게 된다.

주소 성동구 아차산로 7

내러티브 오브젝트

내러티브 오브젝트

한국의 민예품과 현대 공예를 선보이는 감각적인 편집매장. 수공예 오브제와 국내 소규모 브랜드 의류, 그리고 누군가의 시간이 깃든 오래된 물건들이 모여 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매장 공간은 하나의 전시처럼 구성되어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라기보다 사물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잇는 문화적 허브의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주소 성동구 서울숲2길 24-7

GTS 포레스트

GTS 포레스트

서울숲 인근의 2층 주택을 개조해 만든 수제 버거 전문점. 붉은 벽돌의 외관과 커다란 창이 어우러져 따뜻한 감성을 자아내고, 내부는 아늑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초이스 등급의 소고기 패티를 비롯해 새우, 치킨 등 다양한 재료를 조합해 만든 30여 가지 버거를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 햇살 좋은 날, 테라스에 앉아 버거를 먹으며 성수동에서의 시간을 완성해보는 건 어떨까.

주소 성동구 서울숲2길 13

성수동의 표정을 만드는 붉은 벽돌 건물들

산업의 흔적 위에 감각과 창의성을 더한 붉은 벽돌 건물들. 성수동을 찾으면 도시의 시간을 품은 다양한 붉은 벽돌 건물들을 만나게 된다. 성수동이 이렇게 변모한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지역에서는 붉은 벽돌 건물을 짓고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공사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 덕분에 낡은 건물은 무너지지 않고 예전 형태를 유지하면서 더 세련된 모습으로 거듭났다. 2019년 이후 붉은 벽돌 건물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사람들은 오래된 건물을 지혜롭게 다듬어 성수동만의 풍경을 만들고 있다. 덕분에 동네 건물들은 새롭고도 낯익은 얼굴을 하고 있다. 붉은 벽돌 건물이 자아내는 따뜻한 분위기는 동네를 걷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동시에 성수동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지 조용히 말해준다.

용빌딩

용빌딩

각 층이 상하로 어긋난 상자 모양을 한,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지그재그 형태로 교차된 4개의 층은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띈다. 붉은 벽돌이라는 전통적 소재를 새롭게 해석한 외장과 노출 콘크리트 내부 마감이 조화를 이루며, 성수동의 산업적 맥락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주소 성동구 서울숲4길 12-8

포레스트 성수

포레스트 성수

성수동 특유의 붉은 벽돌 풍경에 곡선 하나를 더한 건물이다. 골목 속에서 외벽을 오목하게 깎아낸 이 공간은 동네를 걷는 이들에게 잠깐 멈춰 설 수 있는 여백을 만든다. 얼핏 비슷해 보이는 벽돌 외장이지만 벽돌을 쌓는 방식과 높낮이, 리듬에 따라 다른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걸 이 건물은 조용히 보여준다. 반복이 아닌 변주를 택한 이 건물은 성수동에 자리한 하나의 쉼표처럼 작지만 분명한 인상을 남긴다.

주소 성동구 서울숲6길 13

서스테이너블 해빗

서스테이너블 해빗

성수동의 조용한 뒷길에 자리한, 작고 단단한 건물. 붉은 벽돌과 금속 외장으로 골목의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 계단과 진입 동선을 도로 반대편에 배치해 공간의 리듬을 살렸다. 특별한 디자인 대신 주변 건물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이야기한다. ‘보이기’보다 ‘어우러지기’를 택한 건물이다.

주소 성동구 서울숲2길 24-8

더블유미션(W-Mission)

더블유미션(W-Mission)

섬유 제조업체 ‘더블유미션’ 본사 건물. 독일의 베트 본트치오 린 아르히텍텐 건축사사무소와 조병수 건축가가 협업해 예술적 정제감이 감도는 건축물을 완성했다. 벽돌을 곡선으로 눕혀 쌓은 붉은 건물은 마치 커튼을 친 듯 부드럽게 연결되며 도시의 고정된 선을 흩뜨린다.

주소 성동구 뚝섬로길 14

성수동의 역사와 현재를 보여주는 공공 공간들

성수동은 한때 수제화 장인 등이 모여 있던 서울의 대표적 제조 거리였다. 거리 곳곳엔 가죽 냄새가 스며 있었고, 작은 공장과 작업장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지금은 그 당시의 모습이 많이 사라졌지만, ‘성수산업문화 복합테마공간’에서 그 흔적을 여전히 마주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성수동이 청년 창업자와 크리에이터들의 활동 무대로 부상하면서 이들을 위한 창작 공간과 커뮤니티 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수제화에서 시작해 청년의 실험 무대로 이어진 흐름은 성수동의 공공 공간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성수동을 걸으며 그 장소들을 들여다보면 과거와 현재가 나란히 머무는 도시의 운율을 느낄 수 있다.

성수산업문화 복합테마공간

성수산업문화 복합테마공간

성수동의 산업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수제화 산업의 역사와 현대적 문화 콘텐츠가 어우러져 지역의 특색을 잘 보여준다. 성수역 내부라는 제한된 조건에서도 흥미로운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나는 공간도 충분히 도시 문화의 일부가 된다.

주소 성동구 아차산로 100

성동상생도시센터

성동상생도시센터

옅은 벽돌 색상과 균형 잡힌 입면은 주변 풍경과 어우러지며,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흐름 안에서 행정과 커뮤니티가 어떻게 건축에 반영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내부는 청년 창업자와 사회적 기업을 위한 허브로 쓰이며, 기능과 미감이 조용히 공존한다.

주소 성동구 뚝섬로1길 2

성수나눔공유센터

성수나눔공유센터

좁은 골목 안쪽, 눈에 잘 띄지 않는 자리에 조용히 들어앉아 있다. 무심코 스쳐 지나칠 수 있지만, 한번 보면 인상이 오래 남는 건물이다. 내부는 마을 카페, 블록방, 오픈 키친, 파티 룸, 노인복지시설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온 세대를 아우르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쓰인다. 번듯하지 않아도 이곳에 깃든 목적과 온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주소 성동구 왕십리로 101

도시의 시간을 간직한 성수동으로!

감성적인 붉은 벽돌 건물, 지역성을 담은 공공 공간, ‘힙한’ 문화 공간과 상업 공간.
트렌드의 중심지로 자리 잡은 성수동을 걸어보자.

김용준 사진 김재형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