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발레단이 창작 발레 <한여름 밤의 꿈>으로 공식 창단 공연을 연다. 서울시발레단은 48년 만에 창단된
우리나라의 세 번째 공공 발레단이다. 문화도시 서울의 스펙트럼을 넓혀줄 기념비적 무대에 설 두 무용수,
발레리나 원진호와 발레리노 김희현을 만나보았다.
서울시발레단 창단 공연 <한여름 밤의 꿈> 무용수 원진호·김희현
‘오늘의 한국 발레’를 표방하는 서울시발레단은 공연 제작 역량을 갖춘 세종문화회관이 운영을 맡아 기반을 닦으며 차근차근 한 발씩 나아가고 있다. 지난 4월 창단 사전 공연으로 <봄의 제전>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잠시 휴식기를 가진 후 드디어 본격적인 창단 공연을 선보인다. 창단 공연은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 작품을 바탕으로 창작한 <한여름 밤의 꿈>. 예술감독은 미국 유수의 발레단에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을 선보인 안무가 주재만이 맡았다. 기존의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클래식 발레에 기반한 반면, 서울시발레단은 독창적인 자체 레퍼토리를 만드는 컨템퍼러리 발레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발레의 스펙트럼을 넓힐 예정이다. 관객을 감동시킬 아름다운 작품 <한여름 밤의 꿈>을 준비 중인 무용수들은 이미 작품 속에 흠뻑 빠져 있다.
새롭게 해석한 <한여름 밤의 꿈>
한계를 두지 않는 컨템퍼러리 발레의 장점을 살려 ‘사랑’이라는 주제만 남기고 완전히 새로운 창작물을 보여줄 예정이라는 원진호 무용수는 컨템퍼러리 발레를 현대미술에 비유했다. “원작은 잊어주세요. 본인이 해석하는 대로 느낌이 굉장히 달라지고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현대미술처럼 무대 자체를 온전히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존에 없던 작품을 만드는 것은 창작하는 안무가도, 무대에 서야 하는 무용수에게도 큰 도전이다. 국립발레단에 14년간 몸담았던 김희현 무용수는 컨템퍼러리 발레가 자신의 틀을 깨는 통과의례 같았다고 한다. “말 그대로 멘붕이었어요. 기존에 하던 발레와는 너무 달랐죠. 그래서 그냥 이 작품을 너무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이겨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연습에 매진한 것 같습니다. 그게 한 달 정도 이어지니까 어느 정도 익숙해지더라고요. <한여름 밤의 꿈>을 준비하면서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깨지고 있습니다. 공연하는 저희들이 작품에 빠져드는 만큼 관객분들도 좋아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기존 발레와는 다른 지점이 있어 관객들의 반응에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서울시발레단은 오늘의 한국 발레를 지향하는 컨템퍼러리 발레단의 성격에 걸맞게 더 창의적이고 유의미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시대상을 담는 컨템퍼러리 발레단이라는 정체성
컨템퍼러리 발레는 정해진 명칭과 동작이 있는 클래식 발레보다 더 다양한 동작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현대의 미적 욕구와 시대상을 담아낸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시발레단의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5명의 첫 시즌 무용수 중 한 명인 원진호는 원래 클래식 발레보다는 컨템퍼러리 발레를 더 좋아했다고 한다.
“해외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컨템퍼러리 발레를 처음 접했어요. 클래식과 다른 자유로운 매력에 반했습니다. 그때부터 현대와 클래식의 간극을 줄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둘 다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미국 올랜도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것도 행복했지만, 서울시에서 컨템퍼러리 발레단을 창단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너무 설렜어요. 바로 오디션 신청을 하고 서울로 돌아왔지요.”
김희현 무용수도 컨템퍼러리 발레에 대한 기대와 애정이 크다. 클래식 발레 작품을 계속하다 보니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은 갈망이 커졌다고 한다. “제가 올해 37세예요. 발레를 위한 에너지를 조금 더 좋은 작품에 쏟아보고 싶었습니다. 아마 서울시 컨템퍼러리 발레단 공고 뜨고 제가 1번으로 지원했을걸요?”
한국 발레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위하여
서울시발레단은 2024년 시즌을 위해 치열한 오디션 끝에 한 해 공연에 모두 출연하는 5명의 ‘시즌 무용수’를 선발했다. 이 외에 작품이 있을 때마다 필요한 ‘프로젝트 무용수’를 오디션으로 충원할 예정이다. 대부분이 정단원 체제로 운영되는 다른 발레단과 다른 점이다. 시즌 단원제는 많은 무용수에게 기회가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신인들의 등용문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기존에 없던 창작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데다 시즌제 발레단인 만큼 무용수들의 긴장도 만만치 않다. 새로운 안무가를 초빙할 때마다 오디션을 보는데, 서울시발레단 무용수들은 이 긴장감까지 사랑하고 즐기는 중이다. 이번 창단 공연을 시작으로 서울시발레단이 서울의 새로운 문화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세계적 발레단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본다.
+ 서울시발레단 <한여름 밤의 꿈>
안무와 총연출은 뉴욕 컴플렉션즈 컨템퍼러리 발레단, 피츠버그 발레단 등 미국 유수의 발레단에서 작품을 선보여온 안무가 주재만이 맡았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그는 예상치 못한 다양한 방식으로 다가오는 복잡한 인간관계, 사랑하고 갈망하고 행복해하고 슬퍼하는 순간의 우리들 이야기를 컨템퍼러리 발레 스타일과 비전, 상상력으로 빚어내 보여줄 예정이다.
일시 8월 23~25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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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일정 8월 24일(토) 15시 공연
글 박혜숙 사진 김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