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힘든 수도권-서울 대중교통 출근의 고통을 덜어준 서울동행버스가 많은 사람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힘입어 서울동행버스는 6월부터 퇴근길에도 동행하기 시작했다.
직접 타본 퇴근길 서울동행버스는 역시 빠르고, 편리하고, 쾌적했다.
지옥 같은 퇴근길이 휴식 같은 퇴근길로
홍대입구역 2번 출구와 8번 출구 사이 버스 정류장은 퇴근 버스를 기다리는 인파로 북적였다. 그중에서도 파란색 간선버스나 초록색 지선버스보다 빨간색 간선버스가 훨씬 빈번하게 버스 정류장을 지나쳤다. 버스도 많았지만 버스에 타려는 승객도 많아 버스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심지어는 좌석이 없어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오후 6시 20분이 되자 정류장에 서울동행버스 서울03번이 들어섰다. ‘여러분의 출근길, 서울이 모시러 갑니다’라고 적힌 광고를 걸고 유유히 들어선 버스로 승객들이 차례차례 올라섰다. 밖은 무더웠지만, 버스 안은 시원하고 쾌적했다. 좌석도 부족하지 않아 여유로운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홍대입구역에서 출발한 버스는 합정역을 거쳐 파주시 운정지구로 정차 없이 달려갔다. 강변북로를 지나 자유로로 진입하자 퇴근 시간임에도 도로는 시원하게 뚫렸고, 버스는 빠르게 목적지를 향했다. 승객들은 버스 안에서 잠을 청하기도 하고, 스마트폰으로 한창 진행 중인 프로야구 경기를 보며 자신만의 휴식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서울 홍대입구역에서 파주시 운정지구까지 다섯 정류장을 거쳐 종점에 다다르는 데 걸린 시간은 50여 분에 불과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지 않아 퇴근 시간이 단축됐을 뿐만 아니라 피로감도 훨씬 덜했다. 게다가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있는 정류장에 정차하니 만족도가 훨씬 컸다.
서울동행버스 덕분에 편리해진 수도권 출퇴근
서울동행버스는 서울시 최초로 서울 지역을 넘어 수도권 지역까지 운행하는 맞춤형 출퇴근 버스다. 작년 8월 도입해 장시간 출퇴근과 대중교통수단 부족으로 고충을 겪던 수도권 주민에게 고마운 존재가 되어주고 있는 서울동행버스가 6월 10일부터 퇴근 시간대에도 운행을 시작했다. 출근길에 서울동행버스를 이용해온 이용객의 92%는 퇴근 시간대 서울동행버스 운행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찬성’을 표시하며 6월 10일만을 기다려왔다.
서울의 주요 지하철역과 수도권의 주택지구 간 이동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서울동행버스는 현재 화성 동탄, 김포 풍무, 파주 운정, 고양 원흥, 양주 옥정, 광주 능평, 성남 판교, 고양 화정, 의정부 고산, 의정부 가능 주민들의 발이 되어주고 있다. 게다가 7개 간선버스 노선에서는 기후동행카드도 이용할 수 있어 대중교통비도 아낄 수 있다.
“퇴근할 때 서울에서 파주 집까지 2시간 20분이 걸렸어요. 부산으로 출퇴근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농담할 때가 많았죠. 그런데 서울동행버스를 이용하면서부터 1시간 40분이면 퇴근할 수 있어요. 덕분에 퇴근해서 저녁식사를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출근버스가 조금 이른 시간대에도 운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출근 때도 이용하고 싶은데, 그러면 아쉽게도 출근 시간보다 10분 정도 늦게 회사에 도착하더라고요.”
서울동행버스에서 만난 파주시민 김용현 씨. 서울동행버스를 초창기부터 이용했다는 그는 앞으로 서울동행버스가 더 자주 배차되기를 바랐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모니터링과 현장 의견 청취를 통해 신규 노선을 지속적으로 발굴함으로써 수도권 광역교통 문제 개선에 기여할 계획이다.
서울동행버스 노선별 퇴근 시간 운행 계획(2024년 6월 10일 기준)
“서울동행버스는 무엇보다 빨라서 좋아요. 저는 종점에서도 조금 더 멀리 가야 해서 남들보다 더 시간이 소요되는 편인데도 출퇴근 시간을 각각 최소 30분 정도는 아낄 수 있어요. 출퇴근 시간을 1시간이나 줄인 셈이죠. 게다가 신형 버스라서 훨씬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 요즘 날도 더운데 대중교통 갈아타기가 만만치 않잖아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퇴근길 서울동행버스가 너무 이른 시간에 끝난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제가 조금만 늦게 정류장에 도착하거나 야근이 있으면 이용할 수가 없어요. 퇴근길 서울동행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버스 운행 대수도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글 강나은 사진 박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