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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서울을 기록하다

특집 · 서울을 기록하다
기억의 힘
② 서울을 기억하는 사람들
20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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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기억하고 기록하다

서울의 시정 기록부터 사회적 기억까지. 소명 의식으로 기억하고
기록하는 사람들과 나눈 일문일답.



조영삼 서울기록원장

조영삼 서울기록원장

前 서울시 정보공개정책과장이자 現 초대 서울기록원장.
2012년부터 서울기록원 건립을 위해 힘써왔으며, 현재는 서울기록원의 의미와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서울기록원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서울기록원은 업무 중 발생한 공식적 기록을 수집·분류해 서울시가 어떤 일을 했는지 설명하는 기관입니다. 작게 보면 그렇지만, 크게 보면 공식적 ‘시정 기록’뿐 아니라 시민 들이 가진 ‘사회적 기억’까지 모아 분류해 과거의 기억을 미래까지 보내는 전달자 역할을 합니다.

역사 속 ‘사관’ 역할과 비슷하게 들립니다.

사관은 직접 기록하는 사람이다 보니 기록 생산자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고요, 저희는 생산한 기록을 수집·분류하고 가공해 시민들에게 더 잘 정리된 정보를 전달하고자 노 력하는 서비스 제공자에 가깝습니다.

기록물을 수집·분류하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은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라 흩어진 서울의 기록을 모으는 게 급선무인데요, 비전자 기록물을 옮기는 일은 무진동 탑차를 동원해야 할 정도로 예민하고 오래 걸리 는 작업입니다. 게다가 기록물을 시민들에게 효율적으로 보여주려면 분류 체계도 주도면밀해야 합니다. 누가, 언제,어떤 주제로, 왜 만들었는지 등에 따라 맥락이 연결되도록 분류하고 전시해야 하죠. 기록원의 전시는 단순히 보여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자세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기록원이 시민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는가요?

행정기관의 딱딱하고 어려운 이미지는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그저 시민들이 ‘나의 일대기, 우리 가족의 기록을 남기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그런데 그 방법을 잘 모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관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 앞으로는 기록 관리 방법론 같은 이론 수업이나 실제로 영상, 소리 등을 담는 방법을 배우는 프로그램도 만들고 싶습니다. 어떤 순간이든 늘 옆에 함께하는 동무처럼 시민들의 곁에 있는 기관으로 인식되기를 바랍니다.

안근철 시민 활동가

안근철 시민 활동가

이인규 작가와 재건축으로 철거된 둔촌주공아파트 기록 프로젝트 ‘마을에숨어’를 진행했다. 현재는 청계천기술문화연구실 소속으로 청계천 인근에서 유사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기록하는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도시계획을 전공했지만, 평소 도시개발보다는 도시 역사쪽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도시개발 중에는 일부를 보존하면서 개발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그쪽에 관심을 갖다 보니 기록물을 남기는 작업의 필요성을 느껴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서울기록원과 인연을 맺은 계기가 궁금합니다.

둔촌주공아파트에서 작업 중이던 2년 전쯤 한 행사에 갔다가 우연한 기회에 현재의 서울기록원 직원을 알게 됐어요.그때 인연으로 직원이 둔촌동에 오시기도 하고, 저도 기록 작업을 할 때 모르는 게 있으면 묻기도 했지요. 그러다 둔 촌주공아파트 철거에 앞서 기록물을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그분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5년간 위탁 보관할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기억의 속성이라는 게, 언젠가 잊히기 마련이잖아요.그럼에도 끊임없이 기록하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를테면 어릴 때 다니던 작은 골목길 같은 장소가 남아 있다면 삶이 팍팍하고 힘든 순간, 그 장소에서 행복이나 재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조선 시대 고문서나 엄청난 문화재에 비하면 역사적 가치는 적겠지만, 어린 시절 써놓은 일기장이나 옛날에 유행하던 TV 드라마 같은 것이 오히려 우리 같은 시민들에게는 지금의 삶을 재미있고 윤택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계획이나 목표가 궁금합니다.

‘이런 기록을 남겼으니 이곳은 철거해도 된다’는 오해는 없었으면 해요. 기록물을 충분히 연구하고 그 후에 철거나 보존을 결정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진정한 보존은 물리적 보존보다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지속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겉모습은 바뀌더라도 사람들이 계속 그 자리에서 살아가도록 힘이 되어주는 기록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이선사진장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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