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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이야기

기획 · 한글 이야기

혹시 내가 쓰는 말이 차별 언어?
20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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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언어를 극복하고자 한 역사적 사례는 세종대왕으로부터 출발한다.

한자로 인한 언어 차별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한글을 만든 것.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 언어에 대해 알아보고 생활 속에서 추방하는 계기를 마련해보자.



된장녀, 맘충, 똥남아…. 최근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불쾌하게 만드는 차별 언어가 만연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구대학교 이정복 교수가 정의한 차별 언어란 “사람들의 다양한 차이를 바탕으로 명시적 또는 암묵적으로 편을 나누고, 다른 편에게 부정적이고 공격적 태도를 드러내거나, 다른 편을 불평등하게 대우하는 과정에서 쓰는 언어 표현”을 말한다. 차별적 언어는 대립과 갈등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지만, 일단 만들어진 후에는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는 수단이 된다. 차별 언어를 시급하게 순화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 10월 8일 서울시청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2018 한글, 서울을 움직이다-차별적 언어 학술토론회’가 열렸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이화여대 국어문화원이 주관한 이 행사에는 국어학자와 사회언어학자 등 전문가들이 참석해 차별적 언어에 관한 견해를 나눴다. 차별적 언어의 정의와 사회적 현상에 대한 이해, 차별적 언어의 개선 방향 및 발전적 확산을 위한 제언 등이 논의되었다.

성차별 언어

전통적으로 유교의 가부장(家父長) 의식과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으로 남성의 여성 비하와 차별 태도가 강했다. 최근에는 양성평등 분위기에서 여성들이 사회 각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 활동하는 추세다. 따라서 그동안 남성의 영역이라고 생각한 주요 분야를 여성이 차지하는 것에 위기감을 느낀 일부 남성이 공격적 태도를 취하며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만들어 쓰고 있다. 예) 계집, 여필종부, 여의사, 김치녀, 된장녀, 한녀, 맘충, 삼일한, 아녀자

“차별 언어가 확산되지 않도록 미디어가 나서야 한다” 손달임(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신문·방송·인터넷을 비롯한 대중 매체, 교과서나 공문서 등의 공공 언어에서 차별적 언어 표현이 노출되고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정부 차원에서 차별적 언어 사용을 지양하기 위한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언어 사용자에게 홍보하는 활동에 미디어가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인종차별 언어

각종 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외노자’ 또는 ‘외노’라는 말로 비하하는 경우가 있다. ‘외노자’, ‘외노’는 외국인 노동자를 줄인 말이지만 마치 외국인 노비, 불법 체류자, 흉악 범죄자와 같은 부정적 느낌을 풍기며, ‘우리, 곧 토박이 한국인과는 다른’ 부류의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차별 의식과 거리감, 적대감을 느끼게 한다. 다양한 민족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지구촌 시대에 폐쇄적 민족주의를 버리고 언어 사용과 행동에서 문화상대주의에 익숙해져야 한다. 예) 오랑캐, 쪽발이, 검둥이, 코쟁이, 똥남아, 외노, 흑형, 쭝꿔, 멕짝

“차별 언어의 문제점을 이해하고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이정복(대구대학교 교수)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조화로운 사회에 부정적 기능을 하는 것이 바로 차별적 언어다. 차별적 언어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이를 사용함으로써 생기는 문제점을 이해하면서 사용을 자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장애 차별 언어

장애차별

국어사전에는 장애인을 멸시하고 차별하는 수많은 속담이 수록되어 있는데, 언중(言衆)의 오랜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속담에 장애인을 차별하는 표현이 많다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역사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차별 의식이 특히 강했음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문화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 이어지고, 외모지상주의라는 현재의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예) 귀머거리, 난쟁이, 소경, 미친놈, 병신, 애자, 병신크리, 셀카고자

“정부와 전국 지자체가 연대해서 차별 언어를 없애야 한다” 김슬옹(국어단체연합)

언어 변혁 운동이야말로 의식과 삶을 바꾸는 가장 효율적인 운동이요, 지렛대다. 서울 시민이 바뀌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중앙정부와 전국 지자체가 연계 정책을 펼쳐야 한다.

기타 차별 언어

지역 차별 언어멍청도, 깽깽이, 짠물, 까보전, 경상디언, 개쌍도, 홍어족, 라도
직업 차별 언어도배공, 옹기장, 신호수, 잡역부, 무희, 삐끼, 잡상인, 폰팔이
종교 차별 언어땡중, 중놈, 무당질, 점쟁이, 개독교, 먹사, 개슬람
기타 차별 언어상것, 하층민, 늙은것, 뚱보, 빨갱이, 수꼴, 좌좀, 호모, 틀딱충, 학식충

“차별 언어를 바로잡으려는 언론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강재형(문화방송 아나운서)

“숲을 보되 나무를 놓치지 마라”, “가리키는 손가락이 아닌 달을 보라”는 격언은 차별적 언어 순화에도 적용된다. 낱말과 용어를 순화하려는 의지만큼 중요한 것이 맥락으로 접근하는 언론인의 인식이다. 미시적 접근과 거시적 접근이 날개가 되어 날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글이야기

행정 용어 순화로 차별 언어 줄인다

서울시는 2014년 서울특별시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를 출범한 후 국어 발전 기본 계획을 수립·자문하고,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공공 언어 개선, 성평등에 걸맞은 행정 용어 순화, 안전 용어 순화 등에 앞장서왔다. 서울시는 차별적 의미가 담긴 행정 용어 9개를 선정해 올해부터 순화된 표현으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정상인은 ‘비장애인’으로, 결손 가족은 ‘한부모 가족’으로, 미망인은 ‘고(故) ○○○의 부인’으로 쓰는 식이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차별적 언어 등 행정 언어를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2018 서울시 공공 언어 실태 조사에 의하면 문화재 안내판 내용이 너무 어렵고 전문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안내판 개선안 및 표준안을 마련 중에 있다.

<행정 용어 순화>

한자어 가처분 → 임시 처분 | 고지 → 알림
내구연한 → 사용 가능 기간 | 대결 → 대리결재

외래어 스타트업 → 새싹기업 | 골든타임 → 황금시간
배리어프리 → 무장애, 장벽 없는

차별어 미망인 → 고○○○(씨)의 부인,
불우 이웃 → 어려운 이웃 | 조선족 → 중국 동포

이선민참고자료 서울시<2018 차별적 언어 학술토론회 자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