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움츠리게 되는 추운 계절에도
우리 일상을 문화로 물들이는 일을 멈추지 말자.
서울 곳곳에 삶이 예술이 되는 복합 문화 공간이 자리하고 있으니까.
회색 공간에 펼쳐진 색채의 마법 인사1길 컬쳐스페이스
종각역에서 인사동길 네거리로 향하는 길 왼편으로 살짝 벗어난 골목에 ‘인사1길 컬쳐스페이스’가 문을 열었다. 인사동길을 거니는 젊은이는 물론, 어르신에게도 환영받는 이 재생 건축물의 전신은 1964년에 세운 ‘빠고다가구’ 공장이다. 컬쳐스페이스는 전시장과 디자인 상점 등이 결합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현재는 전시장, 특히 강렬한 컬러와 익살스러운 터치로 태초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아프리카 현대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팅가팅가: Let’s be happy>전을 중심으로 입소문 타고 있다. 자유와 여유, 순수가 한껏 묻어난 그림을 보다 보면 절로 아이 같은 천진한 웃음을 짓게 된다. 이 전시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공간과 색채의 활용. 콘크리트, 철근 등 건축자재가 그대로 드러난 회색 공간에 알록달록한 작품을 구성해 생동감이 넘쳐흐른다. 오래된 건물의 편안함, 먼 곳에서 온 미술의 생소함이 어우러져 독특한 인상을 자아 내기도 한다. 공간이 먼저인 듯, 작품이 먼저인 듯 두 요소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공간은 각각의 가치를 더욱 또렷하게 드러낸다.
네모반듯 컨테이너 박스 속 환상 공간 플랫폼창동61
지하철 1호선 끄트머리 창동역 1번 출구를 빠져나오자마자 만나는 ‘플랫폼창동61’은 약 2,790m²(630평) 규모에 61개 대형 컨테이너로 이루어진 복합 문화 공간이다. 주로 음악 공연이 펼쳐지는 빨간색 컨테이너 ‘레드 박스’를 중심으로 전시, 클래스 등이 진행되는 색색의 컨테이너가 모여 창동 일대를 풍성하고 화사하게 물들인다. 음악과 함께하는 스타일리시한 카페 & 펍 ‘코지더힐’, 소규모 문화 모임이 이루어지는 ‘라이프스타일 스튜디오’, 패브릭 DIY 문화 공간 ‘소잉팩토리’, 아이들의 영어 도서관 ‘플랫폼 잉글리시 북라운지’ 등 플랫폼창동61에서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도 다양하다. 여러 가지 전시로 구성되는 ‘갤러리 510’에서는 송형노 작가 기획 초대전
음악을 듣고 만지고 소유하는 공간 바이닐 & 플라스틱
음악을 소비하는 일이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다. 요즘은 LP나 CD 같은 유형의 음반을 플레이어 기기를 통해 재생하지 않고도 스마트 기기에서 무형의 음원을 들을 수 있다. 터치 몇 번으로 시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다양한 음악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함을 추구하는 한편 레코드판과 CD 음악이 주는 특유의 아날로그적 감동과 그것을 소유하는 설렘과 기쁨 또한 갈망한다. 용산구 이태원로에 자리한 ‘바이닐&플라스틱’은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 음악을 선호하고 음반을 소유하는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다. 1층은 9,000장에 달하는 바이닐(레코드판)이 있는 곳. 매달 새롭게 선정하는 하이라이트 앨범을 만나거나 시대를 넘어 사랑받는 명반을 턴테이블로 직접 재생해 들을 수 있다. 1만6,000장의 CD로채운 2층은 새로운 장르와 낯선 아티스트를 발견할 수 있는 장르별 CD 진열 공간, 최신 차트를 휩쓴 음반과 소규모 인디 레이블 음반 등이 공존하는 공간 등으로 나뉘어 있다. DJ가 선곡한 음악에 귀 기울이며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는 카페도 갖추고 있다.
글안송연사진홍하얀, 바이닐앤플라스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