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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

인터뷰 · 탐방 · 아름다운 사람

장기 기증으로 사랑과 생명을 나누다
20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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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나누는 일이 고귀한 행동이란 건 알지만 실천하기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김동구 씨는 선뜻 자신의 신장을 생면부지 타인에게 기증했다.
그는 왜 장기 기증을 했느냐는 질문에 “딱히 이유는 없고 그냥 내가 좋아서 한 일” 이라는 현답을 내놓았다.

선하게 웃는 표정이 호감을 주는 김동구 씨(55세)는 서울에 사는 평범한 시민이다. 열심히 직장을 다니며 부지런히 저축해서 작은 집도 마련한, 딸 둘을 둔 행복한 가장인 그는 요즘 더 행복하다. 자신의 소중한 장기 하나가 누군가의 삶에 생명을 불어넣었다는 만족감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장기 기증을 생각해왔는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간이 지나 내가 아프거나 사고를 당하면 장기 기증을 하고 싶어도 못할 수 있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증하기 힘들겠다 싶어서 바로 실천에 옮겼어요.” 김동구 씨는 2015년 4월 신장을 기증하겠다는 신청서를 냈고, 같은 해 11월 다행히 자신의 조직과 맞는 사람을 찾아서 기증할 수 있었다. 장기를 기증한 후 건강에 이상이 없어서 2년이 지난 지금은 자신에게 신장이 하나 없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다고 한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서 신장 기증을 하게 됐는데 일주일 정도 입원하고 한 달쯤 요양한 후 일상생활로 돌아왔습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전문 간병인 간병과 퇴원 후 10년 동안 정기검진을 지원해줘요. 오히려 건강을 꾸준히 관리하는 계기가 된 셈이죠.” 그가 장기 기증을 서약한 것은 10년 전이지만, 신장 기증을 결심하고 신청서를 내기까지는 6년이 걸렸다. 아내를 설득해야 했기 때문이다. 장기 기증을 할 때 배우자의 동의는 필수다. 아내는 “당신 신장이 나빠지면 그때는 어떻게 할 거냐”라며 그를 만류했다. 그 역시 아내의 심정을 이해했기에 6년의 시간을 두고 차분히 설득한 것이다.“장기 기증을 하러 가는 날까지 아내는 안 했으면 좋겠다 하더라고요. 저는 지금도 다른 사람에게 장기 기증을 권하지 않아요. 그건 자신이 좋아서, 하고 싶어서 해야 하는 일이고 안 한다고 해서 나쁜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에요.”김동구 씨는 자신이 돈이 많았다면 돈으로 나눔을 실천했겠지만 그렇지 못해서 신장을 나눈 것뿐 별일 아니라며 마냥 겸손해했다.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 개선 필요

우리나라에는 장기를 이식받아야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사람이 2015년 기준 2만7,444명이지만 장기 기증자는 그 10%가 안 되는 2,565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장기 기증에 대한 오해도 매우 큰 것이 사실. 김동구 씨 역시 장기 기증을 하기 위해 직장에 한 달간 휴가를 신청하느라 기증 사실이 알려졌지만 이를 곡해하는 말 때문에 속앓이를 하기도 했다고. 돈을 받고 기증했다거나, 몸이라도 아프면 주변에서 “그러게 누가 장기 기증을 하라더냐”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지난해에 질병관리본부가 19∼5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기 기증 인식 조사에 따르면 ‘장기 기증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413명이었지만 실제 장기 기증 희망 등록자는 17명에 불과했다. 가장 큰 이유는 ‘절차가 번거롭고 나중에 돌이킬 수 없다’는 오해 때문이다. 미등록자 중 30.8%는 ‘등록 방법을 몰라서’, 9.6%는 ‘절차가 복잡해서’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답한 것. 이 같은 이유로 우리나라의 장기 기증 비율은 전체 국민의 3%가 채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2014년부터 9월 9일을 ‘장기기증의 날’로 정하고 장기 기증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장려하는 것도 이런 오해를 불식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9월 9일로 정한 이유는 뇌사 시 최대 9개의 장기(심장, 간장, 신장 2개, 허파 2개, 췌장, 각막 2개)로 9명에게 새 생명을 나눌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것. 장기기증의 날이 아니더라도 아무런 대가 없이 순수한 나눔을 실천하는 장기 기증 문화가 서울시 전역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해본다.

장기 기증에 대해 궁금하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장기 또는 인체 조직 이식이 필요한 모든 환자에게 공정히 이식받을 기회를 보장하고, 인도적 정신에 입각해 장기 등의 적출·이식 관리와 장기 관련 불법 행위를 근절하고자 기증자 등록·관리 및 조직 분배를 국립 기관인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서 담당하고 있다. 장기기증 희망등록 방법은 간단한 편이다. 모바일로 어플을 다운 받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등록이 가능하다. 장기이식관리센터 홈페이지와 모바일 등록 외에 보건소 등의 등록기관을 방문해 등록하거나 우편/팩스 등록(장기이식관리센터 02-2628-3602)도 가능하다. 장기기증자에게는 뇌사 장기기증자의 경우 장제비, 진료비 및 위로금, 장례지원서비스 중 유가족이 선택가능한 예우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 홈페이지(www.konos.go.kr) 내에 온라인 추모관도 운영하고 있다.

이선민 사진홍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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