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고 짓는 대신 도시 재생 방식으로 재탄생한
서울의 새로운 현장 스무 곳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일명 ‘잘 생긴 서울’! 가을맞이 나들이 장소로 어떨까.
미처 몰랐던서울의 매력을 재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잘 생긴 서울’로 놀러 오세요
서울로7017, 서울시립과학관을 비롯해 서울창업허브, 문화비축기지 등 연일 새로운 공간이 서울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일명 ‘잘생긴 서울’로, 서울시 전역에 골고루 분포해 각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로 거듭날 예정이다. 서울시 소재 열아홉 곳의 시설과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그 주인공으로 역사·문화, 과학·경제, 도시·건축 총 세 가지 주제로 나눈 것이 특징. 익숙한 공간도 있고 새롭게 선보이는 장소도 있지만 모두 시민들이 활용하기 좋은 시설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중에는 도시 재생 방식으로 가치를 보존한 곳도 많아 서울의 역사를 짚어보는 교육 현장으로도 제격이다.
역사·문화
덕수궁 돌담길 회복
영국대사관이 점유하고 있던 돌담길 일부를 개방했다.(중구, 2017년 8월)
문화비축기지
석유비축기지가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마포, 2017년 9월)
여의도 지하비밀벙커
871.91㎡ 규모의 지하 공간이 여의도 지역 특화 미술 공간으로 재탄생한다.(영등포, 2017년 10월)
한강 함상공원(→서울함 공원)
망원한강공원에 퇴역한 해군 함정 세 척을 활용해 함상공원을 조성한다.(마포, 2017년 10월)
경춘선 전구간 공원화
경춘선 부지(광운대역~서울 시계구간) 6.3km를 정원과 철길 산책로로 만든다.(노원, 2017년 11월)
50플러스 남부캠퍼스
중부캠퍼스(마포, 2017년 3월), 서부캠퍼스(은평, 2016년 5월)에 이어 남부캠퍼스가 문을 연다.
(구로, 2017년 12월)
봉제역사관
패션·봉제 산업 발전과 지역 활성화를 위한 봉제역사관을 만든다.(종로, 2018년)
서울식물원
열린숲공원, 식물원, 호수공원, 습지생태원으로 꾸밀 서울식물원.(강서, 2018년)
도시·건축
서울로7017
서울역 고가도로가 걷기 좋은 보행길로 거듭났다.(중구, 2017년 5월)
돈의문 박물관마을
한옥을 비롯해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의 건물 30여 채를 재건축한 역사 문화 마을.
(종로, 2017년 9월 1단계)
다시·세운
세운의 축적된 기술과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을 연결해 창의제조산업을 활성화한다.
(종로·중구, 2017년 9월 1단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도시와 건축을 화두로 개최한 비엔날레.(돈의문 박물관마을~DDP, 2017년 9월 2일~11월 5일)
과학·경제
서울시립과학관
기초과학의 이해를 돕고 과학 대중화를 위해 마련한 공간.(노원, 2017년 5월)
서울창업허브
창업 보육 시설이자 창업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마포, 2017년 6월)
서울새활용플라자
업사이클링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공간.(성동, 2017년 9월)
서울하수도과학관
하수도의 역사와 하수처리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최초 하수도과학관.(성동, 2017년 9월)
서울바이오허브
바이오 의료 핵심 역량이 집중되는 공간.(동대문, 2017년 10월)
장안평 자동차산업 종합정보센터
자동차 산업 관련한 교육 및 창업 지원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성동, 2017년 10월)
양재 R&CD지구 혁신허브
양재, 우면, 개포동 일대의 기업과 인재 간 네트워킹 공간.(서초, 2017년 11월)
서울혁신파크
공공 서비스 욕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공간.(은평, 2017년 12월 1단계)
다시·세운
‘세계의 기운이 모이다’라는 뜻을 가진 세운상가. 1968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주상 복합 타운이자 40년 전통의 전자 상가다. TG삼보컴퓨터, 한글과컴퓨터, 코맥스도 모두 이곳에서 시작되었다. 서울의 중심 종로에서 도심 전자 산업 지역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전기·전자 부품, 컴퓨터 반도체, 음향 기기, 오락 기기, 조명 기기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1990년대에 들어 화려한 시절을 뒤로하고 급격히 쇄락해 철거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막과 동시에 세운상가가 현장 프로젝트 전시 공간으로 시민을 맞으며 새롭게 주목받았다. 이는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선보이기 위한 초석이었다. ‘다시·세운’ 프로젝트는 쇄락한 세운상가 일대를 재정비하고, 50년 기술의 역사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도심 제조업과 정보 통신 기술 중심지를 조성하는 작업이다. 철거 위기에 처한 건물만 재생하는 게 아니라 장인의 기술과 청년의 아이디어가 만나 산업 재생까지 도모한다. 로봇, 3D 프린팅, 스마트 의료 기기 등 17개 기업이 입주해 창작 활동 거점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 그뿐 아니라 철거했던 세운상가 대림상가 간 3층 높이의 공중보행교가 ‘다시세운보행교’로 거듭나고, 세운상가 8층에는 전망대와 쉼터인 ‘서울옥상’을 마련하는 등 변모한 세운상가를 만날 수 있다.
지난 9월 19일 ‘다시·세운 한마당’을 개최하며 세운상가의 새로운 시작을 기념했다. 전문 해설사와 세운상가를 돌며 변화한 공간의 의미를 되새기는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축하 공연도 선보였다. 오는 11월 5일까지 다시세운광장 하부에 있는 세운홀에서 도시 재생 관련 전시도 개최한다.
덕수궁 돌담길 회복
지난 8월 30일, 그동안 일반인의 통행을 금지한 덕수궁 돌담길 100m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정식으로 개방을 알리는 행사도 성황리에 마쳤다. 덕수궁 돌담길은 걷기 좋은 보행길이자 나들이 코스로 손꼽히는 서울의 명소. 58년 동안 밟지 못한 돌담길 일부를 산책하고자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았다.
이번에 개방한 100m는 영국대사관이 1884년에 덕수궁 북쪽에 자리 잡은 이후 영국대사관이 점유하면서 1959년부터 철문으로 막혀 일반인이 통행할 수 없었다. 덕수궁 정문에서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덕수궁과 이어진 방향으로 철문이 굳게 닫혀 있었지만 지금은 그 흔적만 남은 상태. 과거에는 고종과 순종이 제례의식을 행할 때 주로 이용했던 길이다. 역사가 살아 있는 우리 땅인데도 이 길을 시민에게 돌려주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 아직 연결하지 못한 70m의 길이 남았다. 나머지 70m를 연결하면 덕수궁을 한 바퀴 도는 돌담길 산책이 가능해진다.
특히 길을 개방하면서 문화재청에서 길이 끝나는 지점에 덕수궁 내부와 연결하는 문을 만들었는데, 아직은 덕수궁 안쪽에서 길 쪽으로 나오는 것만 허용하는 상태다. 돌담길을 걷다가 덕수궁에 들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정문으로 돌아가야 해 방문객들의 아쉬움을 더했다. 개방한 돌담길은 문화재청에서 복원을 추진 중인 ‘고종의 길’ 110m와 연결해 역사성을 회복하고 걷기 좋은 명소로 거듭날 예정이다. 나머지 70m의 길을 연결하는 노력도 계속해 돌담길을 따라 덕수궁을 온전히 산책할 날을 기대하게 한다. 현재 개방한 100m 구간에서는 덕수궁 돌담길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사진전을 진행하고 있다.
‘잘 생겼다! 서울20’ 이벤트 참여 하세요!
서울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명소들을 더 많은 사람이 만끽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진행한다. 20곳 각각의 지정된 위치에서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 등 SNS에 공유하는 인증샷 이벤트와 하루에 한 번, 원하는 장소 한 군데를 투표하는 인기투표 이벤트를 마련한 것. 오는 10월 23일까지 진행하며 추첨을 통해 경품도 증정한다.
글 남현욱 사진 문덕관, 홍하얀일러스트조성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