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본문

서울사랑

서울사랑

검색 검색 모바일 메뉴



설치미술가 김승영

인터뷰 · 탐방 · 서울 예술가
치유와 위안을 담다
설치미술가 김승영
2017.08

아이콘

서울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오늘’의 첫 번째 작품

‘시민의 목소리’가 서울광장에 전시되고 있다.
작품을 만든 김승영 작가는
“이 작품이 시민들이 ‘서로 다른 생각을 인정하고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소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시민의 목소리 1.8×1.8×5.2m, 청동, 사운드 (스피커 8개, 마이크 1개), 2017

“서울시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작품을 출품해보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주제를 고민하다가 제가 좋아하는 스피커를 떠올렸죠. 광장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고, 그 안에 다양한 목소리가 담기잖아요. 그 목소리들이 도시의 일상을 이루고 역사를 만들지요. 그래서 서울광장의 주인공인 목소리를 스피커에 담았습니다.” ‘시민의 목소리’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세 작품을 놓고 한 달간 진행한 시민 투표에서 전체 6,000표 중 48.7%를 득표해 최종 선정된, 우리나라 대표 설치미술가 김승영 작가의 작품이다. 200여 개의 청동 스피커 모형으로 5.2m 높이의 탑을 쌓고, 그 안에 8개의 실제 스피커와 마이크를 넣어 소리를 담았다. 소리는 사운드 디자이너 오윤석 교수(계원예술대)가 서울 곳곳의 배경 소리와 서울에서는 듣기 힘든 자연의 소리 등을 채집하고 편집했다. ‘시민의 목소리’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답게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다. 타워 앞에 설치된 마이크에 목소리를 녹음하면 다양한 배경 소리와 실시간으로 섞여 타워 안에 설치한 스피커를 통해 재생된다.

김승영 작가가 스피커를 이용해 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1999년 뉴욕 MoMA P.S.1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1년간 참여하면서 150여 개국에서 이민 온 사람들의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또 언어의 장벽에 부딪히면서 ‘바벨탑’을 떠올렸고, 스피커를 오브제로 선택했다. 다양하고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표현하는 데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스피커의 다양성을 주목했다. 모양도 크기도 재질도 만든 회사도 사용한 사람에 따라 음량도 모두 다 다른 스피커. 그러다 ‘버려짐’에 다다랐다. 아직 쓸 만한데 첨단 기술에 밀려 버려지는 스피커에 소리를 담자 쓸모없는 고물이 아닌 거대한 생명체로 부활했다. 2008년 ‘벽’을 시작으로 ‘Tower’, ‘문화역서울 284’, ‘공사 중인 평화의 탑’ 등 현재까지 꾸준히 작품을 만들고 있는데 스피커를 2,000개 정도 모으면 다양한 국가, 인종, 언어를 상징하는 ‘바벨탑’이라는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할 예정이다. 스피커의 이러한 부활은 평소 삶, 사람, 소통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하는 작가의 성향과 맞닿아 있다.

» 기억, 흔적, 소통, 치유를 이야기하다

 

Flag 가변 크기, 파란 방, 바람, 소금, 깃발, 2015

165cm 높이의 평화 스테인리스스틸, 2005

바다 위의 소풍 with Murai, Hironori, 2002

의자 46×48×93cm, 2011

할렘 종이비행기 프로젝트 perfomence_Harlem, New York, 2000

성찰 가변 크기, 글자를 새긴 낡은 벽돌, 물, 쇠사슬, 철, 모터 장치, 2016

슬픔 88×42×50cm, 청동, 2016

소통하는 공간이 피스 에어포트

 

포장마차를 하던 어머니가 추위를 이기기 위해 앉았던 의자를 재해석해 사람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의자로 만든 ‘의자’, 슬픔과 고뇌가 가득한 반가사유상 ‘슬픔’, 쇠사슬과 일렁이는 수면으로 흔들리는 인간의 마음을 표현한 ‘성찰’ 등 대부분의 작품에는 고단한 삶과 이를 위로하고 상처를 치유하려는 마음이 담겨 있다. 뉴욕 MoMA P.S.1 레지던시 당시, 선입견 때문에 한참 후에 찾은 뉴욕 할렘가는 생각보다 활기차고 재미있었다. 얼마 후 다시 그곳을 찾아가 ‘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는가’라는 점자가 인쇄된 종이로 비행기를 접어 날렸다. 그것을 보고 아이들이 다가왔고,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해 비행기를 접어 날렸다. 한 행인이 “여기가 어디죠?”라고 물었고, 누군가가 “여기는 피스 에어포트(peace airport)예요”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시민의 목소리’는 올해 12월까지 서울광장에 전시된다. 작가의 염원대로 ‘시민의 목소리’를 통해 서로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에 쌓은 담을 허문다면 ‘서울광장’이 곧 ‘피스 에어포트’가 되지 않을까. 물과 불을 소재로 한 김승영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은 오는 9월 김종영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정은사진홍하얀작품 사진김승영

모든 작품 사진에 대한 저작권은 서울사랑과 김승영 작가에게 있습니다. 작품 저작권 보호를 위해 사진을 복제 사용할 수 없습니다.

  • 1 조회수 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