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에서 인권 탄압에 맞서온 명동성당과 중구 세종대로의 6·10항쟁 선언 현장 등
인권 수호의 생생한 역사를 간직한 38곳에 ‘서울시 인권 현장 표지석’이 들어섰다.
표지석은 현장 특성에 따라 시민 저항 23곳(원형)과 국가폭력 8곳(삼각형), 제도 내 폭력 7곳(사각형) 등 3개 주제로 분류해 설치했다. 시민 저항 장소로는 중구 명동성당과 6·10항쟁 선언 현장, 청계천 전태일 분신 현장 등은 물론 지난 1999년 휠체어 사고 이후 장애인들이 이동권 확보를 외친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원진레이온 직업병 노동자들이 보상금으로 세운 중랑구 녹색병원 등이 선정됐다. 국가 폭력 장소에는 박정희와 전두환 전 대통령 등 군부독재 당시 중앙정보부 터와 여성 노동자 200여명이 폐업 철회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YH무역 김경숙 씨가 숨진 마포구 신민당사 터 등이 포함됐다. 일제부터 독재 시대까지 대법원이 있던 자리와 서대문형무소, 유신 정권을 선출한 중구 장충동 체육관 선거 현장 등은 제도 내 폭력이 일어난 장소로 지정됐다.
각 표지석에는 황동 플레이트 위에 서울시 인권 로고, 현장 명칭과 현장을 소개하는 한두 줄의 짧은 문구가 국문과 영문으로 표기돼 있다. 시민 통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인권 현장 인근 공공 보도 위에 보도블록(35×35cm) 모듈로 설치했다. 38곳의 인권 현장을 비롯해 서울 곳곳의 인권 현장을 시민이 직접 탐방하고 인권의 가치를 되새겨볼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곁들인 7개 도보 탐방 코스도 마련했다. 시는 내년 6월부터 테마별로 해설사가 진행하는 ‘인권 현장 탐방 프로그램’도 운영해 인권 가치를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시민들은 그동안 잘 알지 못한 서울 곳곳의 인권 현장에 얽힌 사연과 역사를 아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인권 서울 기억’ 테마별 탐방 코스
테마명 | 코스명 | 코스 설명 | 소요 시간 |
민주화 | 4월길 | 외환은행 본점(전 내무부 앞,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 옛 사상계 터 → 서울시립미술관(옛 대법원 터) → 4.19혁명기념도서관(옛 이기붕 집터) | 2km (1시간 30분) |
6월길 | 서울역 광장(6·26 국민평화대행진 장소) → 한국은행 앞 분수대(6월항쟁 격전지) → 명동성당(6월항쟁 농성) →향린교회(‘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발기 대회) | 4.5km (2시간) | |
노동 | 구로길 | 구로공단 노동자생활체험관 → 성프란치스꼬 장애인 종합복지관 → 디지털단지 오거리(옛 가리봉 오거리) → 구로 옛 대우어패럴(현 현대아웃렛) → 옛 구로 노동자 문화회와 구로노동상담소 → 옛 모세미용실(수출의 다리 경유) → 신흥정밀 | 2.8km (1시간 40분) |
전태일길 | 평화시장 → 전태일 동상과 다리(옛 청계피복노조 사무실 경유) → 전태일재단(또는 평화의 집) → 한울삶(유가협) | 1km (1시간) | |
사회연대 | 여성길 | 일본 대사관(수요 집회) → 수운회관 → 농협은행 종로금융센터(옛 조선일보 사옥, 근우회) → 성공회 서울성당 → 이화여고100주년기념관(이화학당) | 3km (1시간 30분) |
시민길 | 망원유수지 터 → 전쟁과 여성 인권박물관 → 옛 두리반 칼국수집 → 인권운동사랑방 | 4.5km (2시간) | |
남산 | 자유길 | 서울시 남산 제2청사(옛 안기부 6국) → 옛 주자파출소터 → 옛 안기부 제1별관 터 → 서울유스호스텔(옛 안기부 본관) → 서울종합방재센터(옛 안기부 제6별관) → 소릿길 → 서울시 남산 제1청사(옛 안기부 제5별관) | 1.5km (1시간 30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