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및 건너띄기 링크
주 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하단으로 바로가기

만리동에서 남산까지 강아지 데리고 산책 가는 길

만리동에서 남산까지 강아지 데리고 산책 가는 길>
2017.04

문화

문화 인터뷰

서울로 7017 사람들

만리동에서 남산까지 강아지 데리고 산책 가는 길

초록빛 가득한 길을 두 발로 신나게 걷고 싶다.
서울역 고가도로의 새 이름 ‘서울로 7017’ BI를 디자인한
‘베리준오(VERY JOON OH)’ 오준식 대표를 만나 그가 꿈꾸는 서울로 7017에 대해 물었다.

서울역 고가도로의 새 얼굴, 새 이름 ‘서울로 7017’의 첫인상은 생동감이 넘친다. 싱그러운 초록빛, 웃는 표정처럼 늘어선 글자, 경쾌한 발걸음을 형상화한 모습까지 즐겁고 활기찬 기운으로 가득하다. 서울로 7017 BI(Brand Identity)는 오준식 디자이너가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베리준오’의 재능 기부로 탄생했다. 오준식 대표는 서울역 고가도로 가림막 디자인을 재능 기부한 데 이어 새롭게 열릴 사람 길, 서울로 7017의 새 이름을 세상에 내놓았다. 구두를 신은 사람도, 휠체어를 탄 사람도, 강아지도 다 같이 행복하게 걸을 수 있는 ‘길’에 대한 기대를 BI 디자인에 담았다.

“차가 다니던 길에서 사람이 걷는 길이 된다는 점에서 ‘서울로’라는 이름을 떠올렸습니다. 공원보다 길이라고 부를 때 더욱 풍성한 느낌이 들 거라 생각했지요. 세계적 건축·조경 전문가 비니 마스(Winy Maas)의 설계도를 보고 믿음이 생기기도 했고,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재능 기부 형식으로 참여했습니다.” 사실 오 대표는 서울역 고가가 끝나는 지점인 만리동 지역 주민으로, 이곳에서 사무실과 식당을 운영한다.

“도시 재생을 통해 변화할 서울로 7017과 손기정체육공원까지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공간으로 사랑받았으면 합니다.”

공원이 아니라 공간과 공간을 잇는 ‘길’

번화한 도심 한가운데 이토록 낙후한 공간이 있을까? 서울역 7017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기 이전에 만리동에 터를 잡은 오준식 대표는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만리동에 남다른 매력을 느꼈다. 낙후한 거리에 100년이 넘은 건물이 남아 있는가 하면, 서울역사를 비롯한 근현대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고, 옛것과 현대적인 것이 공존하는 공간. 도시 재생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리동의 모습은 여전히 흥미롭다. 그렇다면 오준식 대표가 그리는 서울로 7017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서울로 7017이 완공되면 공덕동·만리동 주민은 남산까지 걸어서 갈 수 있고, 반대로 퇴계로 인근 회사 직장인은 점심 시간을 이용해 만리동 쪽으로 산책할 수 있습니다. 주말에 강아지 데리고 남산까지 나들이 가는 길은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오준식 대표는 서울로 7017 BI 개발에 이어 기념품과 유니폼 등을 함께 디자인 하고 있다. 서울 시민은 물론 이곳을 찾을 외국인도 서울로 7017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억하기를 바라서다.

서울로 7017 위에서 바라보면 유독 큰 대형 마트 간판이 눈에 띄는데, 주변 환경과 어울릴 수 있도록 양보하고 배려하는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준식 대표의 최근 관심사는 서울로 7017과 함께 리모델링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손기정체육공원이다. 손기정 선수와 베를린 올림픽에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건 남승룡 선수를 기리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으로, 뉴딜일자리를 통해 뽑힌 청년 크리에이터와 함께 하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다 아름다운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도시 재생을 통해 변화할 서울로 7017과 손기정체육공원이 시민이 자부심을 느끼는 공간으로 사랑받았으면 합니다.” 서울로 7017 로고의 경쾌한 발걸음처럼 서울역 고가도로를 즐겁고 신나게 걸을 수 있는 5월이 더욱 기다려진다.


서울로 7017

지난해 10월 공개한 후 서울역 고가의 새 이름으로 사랑받고 있는 서울로 7017은 ‘서울을 대표하는 사람 길’, ‘서울로 향하는 길’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서울역 고가도로가 탄생한 1970년과 보행길로 탈바꿈할 2017년을 동시에 나타낸다. 기분 좋게 웃고 있는 얼굴이 연상되는 곡선형으로 디자인해 친근감을 높였으며, 길을 나타내는 ‘로(ro)’의 영어 표기 ‘r’을 ‘l’로 대체해 두 개의 소문자 ‘l’을 걷고 있는 사람의 발 모양으로 형상화했다. 기본 색상은 초록색으로, 화분과 나무로 가득 찰 보행길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서울로 7017 BI를 적용한 기념품 전시회도 4월 중 열 예정이다.

Seoullo7017.seoul.go.kr

오준식 디자이너

현재 크리에이티브 그룹 베리준오(VERY JOON OH NEW ASIA DESIGN) 대표로 활동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디자인 랩 상무, 현대카드 디자인 랩 이사 등을 역임했다.



한해아 사진 문덕관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