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이 4만 권의 책 속에서 꾼 꿈

기획 · 동네에서 만나는 인문학

고종이 4만 권의 책 속에서 꾼 꿈

2017.02

서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조선의 26대 왕 고종의 서재 집옥재는 4만 권의 책으로 가득 찼던 곳이다. 인문, 사회, 경제, 과학에 걸친 다양한 책을 읽으며 고종은 조선의 개혁을 꿈꿨다.

유서 깊은 경복궁에는 왕의 서재가 있다. 부지런히 정치하라는 의미가 담긴 근정전을 지나 경회루 연못에서 바람 한번 쐬고 다시 직진. 한참을 걸어가면 구중궁궐 가장 깊숙한 곳에서 조선 제26대 왕이자, 대한제국 제1대 황제(재위 1863∼1907년)인 고종의 서재, 집옥재(集玉齋)와 마주한다. 옥같이 보배로운 것을 모은다는 뜻의 집옥재. 고종은 이곳에서 과연 무엇을 꿈꿨을까? 명성황후와 대원군의 세력 다툼 속에서 일본을 비롯한 열강의 내정 간섭을 겪으며 병자수호조약, 한미 수호조약, 한영 수호조약 등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격변의 시대 속에서 고종은 조선의 근대화를 위해 다양한 서양 문물을 도입하려고 애썼다. 4만여 권의 책이 있었던 이 곳에서 고종은 항상 책을 보며 신문물을 연구했다고 한다. 고종의 장서 목록에도 이채로운 책들이 나오는데, 양무운동이 한창이던 청국에서 번역한 서양 책들이다. 태평양과 대서양이 표기된 ‘천하지도’와 함께 변화하는 상하이를 그려낸 그림책이 있고, 서양 소식을 전하던 <만국공보>가 있다. 하얀 연기를 뿜으며 달려가는 기차 그림이 실린 잡지도 있다. 서양 사회과학과 자연과학 책들이 고종이 추진한 개화 정책의 출발점이었다.

집옥재의 잊힌 근대 문물

고종은 보물로 지정된 누각 향원정(香遠亭)에 우리나라 최초의 발전기를 설치해 백열등을 켰다. 그리고 선글라스를 쓰고 행차를 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영어에도 관심이 많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공립 교육 기관인 육영공원을 설립한 뒤 해외 명문대 출신의 원어민 교사를 초빙해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했다. 비록 아버지와 아내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약한 왕이었고, 그래서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무능력한 왕이었지만, 그의 독서는 개인의 취미를 넘어 근대 개혁의 밑거름이 되었다.

"구슬 같은 이슬이 뜰에 내리고 달은 막 솟으니 온 하늘 아래가 참으로 똑같이 밝구나 영롱한 세계에 화풍마저 일어나니 늦은 밤 글 읽기에 밤기운 알맞도다."

국립 도서관부터 동네 도서관까지 당신을 기다리는 책들의 곳간

01. 고종이 노닐던 서가에서 책을 읽다, 집옥재

 고종의 서재 겸 외국 사신의 접견 장소로 이용하던 ‘집옥재’가 2016년 4월부터 일반 시민의 도서관으로 문을 열었다. 도서관, 열람 시설로 바뀐 건물에는 조선 시대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 1,000여 권, 조선 시대 문헌의 영인본 230여 권 등이 비치 되어 있다. ‘궁궐에서 만나는 왕실 문화’란 주제로 인문학 강의도 자주 진행한다. 바로 옆에 있는 팔우정은 북 카페로 거듭나 책을 읽을 수 있다. 겨울에는 난방 문제로 휴관하며, 3월 중순부터 11월까지 경복궁 개관 시간대에 이용이 가능하다.
홈페이지 www.royalpalace.go.kr 문의 02-3700-3900 주소 종로구 사직로 161

02. 92년 역사와 추억이 담기다, 남산도서관

 1922년 개관한 경성부립도서관이 ‘남산도서관’의 전신. 1964년 남산에 신축하면서 남산도서관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집에 공부방이 없던 시절, 도서관은 수험생의 전용 공부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시험 기간만 되면 새벽부터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붐비던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외국인을 위해 각종 원서 자료를 다량 구비하고 있으며, 남산에 위치해 남산의 아름다운 경치와 서울 전경을 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홈페이지 nslib.sen.go.kr 문의 02-754-7338 주소 용산구 소월로 109

03. 물소리 들으면서 오손도손, 불광천 작은도서관

 불광천 끝자락에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불광천작은도서관’. 7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지만 4,000여 권의 책을 보유하는데, 그 중 아동 도서가 40%에 달해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바닥과 의자 가릴 것 없이 편안하게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어 더욱 친근하다. 특히 도서관 앞 불광천에는 오리도 있어 살아 있는 그림책 역할을 한다.
홈페이지 www.ealib.or.kr 문의 02-308-3117 주소 은평구 불광천길 370

04. 시민에게 돌아온 시청 청사, 서울도서관

 ‘서울도서관’은 서울시 옛 청사다. 일반 열람실 1, 2층을 터서 만든 5m 높이의 벽면 서가는 이곳에서 만나는 또 다른 문학 공간이다. 서울과 관련한 자료는 물론 역사, 문화, 도시계획, 교통, 환경, 행정 등 모든 분야에 관한 자료와 해외여행 보고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총 27만5,719권을 소장하고 있으며, 그중 약 15만 권 정도만 열람이 가능하다. 디지털자료실에서는 비디오와 오디오 자료, 전자신문 등을 볼 수 있다.
홈페이지 lib.seoul.go.kr 문의 02-2133-0300 주소 중구 세종대로 110

05. 책 향기 품은 북촌의 쉼터, 종로 정독도서관

 ‘정독도서관’은 1900년에 설립한 경기고등학교가 1976년 강남구로 이전한 뒤 도서관으로 변모했다.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관은 다양한 색상의 소파를 비치해 어린이 놀이터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앞마당에는 잔디밭과 나무들, 벤치도 그대로 남아 있어 옛 학교의 운치를 느낄 수 있다. 특히 3~4월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나들이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서울시가 선정하는 ‘사색하는 공간 87곳’에 뽑히기도 했다.
홈페이지 jdlib.sen.go.kr 문의 02-2011-5799 주소 종로구 북촌로5길 48

06. 국내 최대 디지털 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은 국내 도서 725만여 권, 국외 도서 126만여 권, 고서 27만여 권, 비도서 159만여 권 등 총 1,039만여 권을 소장한 우리나라 대표 도서관으로 문헌 정보의 총보고다. 특히 허준의 <동의보감> 초간본 같은 귀중본도 5,400권에 이른다. 2009년에 개관한 디지털도서관은 디브러리(Dibrary) 포털을 통해 학술 정보·전문 정보·해외 정보 등 총 1억1,600만 건의 각종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어 세계에서도 손꼽힌다.
홈페이지 www.nl.go.kr 문의 02-535-4142 주소 서초구 반포대로 201

07. 숲속 자연을 만끽하다, 상계숲속작은도서관

 숲에 둘러싸여 맑은 공기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있는, 그야말로 숲속 도서관이다. 한쪽 벽을 유리로 마감해 계절의 아름다움까지 만끽할 수 있다. ‘상계숲속작은도서관’은 자녀와 부모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영·유아 독서 공간 및 어린이 독서 공간 그리고 북 카페 공간으로 구성했으며, 맞벌이 가정 자녀들의 방과 후 독서 돌봄 서비스도 제공한다.
홈페이지 www.nowonlib.kr 문의 02-3391-7889 주소 노원구 동일로 227길 106

08. 마법버스 타고 책 여행, 창골마을 붕붕도서관

 낡고 쓸모없던 고철 버스가 서울 시내 최초 버스 도서관으로 변모했다. ‘창골마을 붕붕도서관’이 그곳으로, 아이들에게는 붕붕도서관 가는 것조차도 신나는 놀이다. 그림책과 초등학생 위주의 도서 1,400권이 구비돼 있고,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공원에 앉아 편하게 독서할 수 있도록 돗자리도 무료로 대여해준다.
홈페이지 dobonglib.seoul.kr/changgol.html 문의 02-900-1551 주소 도봉구 창1동 428

 

09. 자동차와 블록도 빌려요, 녹색장난감도서관

 놀다 금세 싫증 나서 버릴 장난감을 비싼 돈 주고 사자니 본전 생각이 너무 난다. 이럴 땐 장난감 도서관을 이용해보자. 서울시육 아종합지원센터에서는 영·유아기 아동 발달에 필요한 장난감을 대여해주는 장난감 도서관을 운영한다. 연회비 1만 원만 내면 원하는 장난감과 동화책, 그림책을 대여할 수 있다.
홈페이지 seoultoy.or.kr 문의 02-753-0222 주소 중구 을지로 지하 42

한옥의 운치를 살린 한옥 도서관 3

01. 문학의 정취가 가득하다, 청운문학도서관

주위에 윤동주 문학관과 시인의 언덕, 청운공원 산책길이 있어 문학의 정취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온돌식 열람실에서 책을 읽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으며, 기와 아래에서 운치 있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야외 테라스도 인기 많은 공간이다.
홈페이지 lib.jongno.go.kr 문의 070-4680-4032 주소 종로구 자하문로36길 40

02. 글마루 한옥 어린이도서관

 한옥의 멋을 그대로 살린 최초 한옥 어린이도서관. 유아·아동 책 1만 권을 구비하고, 대청마루를 꾸민 ‘책 이야기 마당’과 2층 다락방에서 아이와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다. 한문 서당, 전통 공예 및 전통 놀이, 영화 감상, 인형극 등 다양한 교육·놀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홈페이지 lib.guro.go.kr 문의 02-2615-8200 주소 구로구 고척로27바길 7

03. 도담도담 한옥도서관

 고종의 서재 겸 외국 사신의 접견 장소로 이용하던 ‘집옥재’가 2016년 4월부터 일반 시민의 도서관으로 문을 열었다. 도서관, 열람 시설로 바뀐 건물에는 조선 시대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 1,000여 권, 조선 시대 문헌의 영인본 230여 권 등이 비치 되어 있다. ‘궁궐에서 만나는 왕실 문화’란 주제로 인문학 강의도 자주 진행한다. 바로 옆에 있는 팔우정은 북 카페로 거듭나 책을 읽을 수 있다. 겨울에는 난방 문제로 휴관하며, 3월 중순부터 11월까지 경복궁 개관 시간대에 이용이 가능하다.
홈페이지 lib.jongno.go.kr 문의 02-928-1133 주소 종로구 숭인동길 43

지혜의 숲 인문의 바다 ‘도서관’ 어디까지 알고 있니?

우리나라 최초의 공공 도서관, 고구려 경당

우리나라 최초의 공공 도서관은 어디일까? 멀리 고구려까지 시간 여행을 떠나야 한다. <구당서>와 <신당서>에는 “고구려 사람들은 책을 좋아해 거리마다 큰 집을 지어 경당이라 부르며, 문지기나 말 먹이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공부하고, 자제가 결혼하기 전에는 밤낮으로 이곳에서 책을 읽고 활쏘기를 익힌다”고 수록되어 있다. 귀족뿐 아니라 평민도 함께 모여 공부하고 책을 읽었다고 하니 고구려 시대는 학구열이 대단했던 것 같다.

지역의 특징을 살린 공공 디자인의 정수, 네덜란드 공공 도서관 북 마운틴

 5층에 걸친 거대한 책장에 7만여 권의 종이 책과 8만여 권의 전자책이 꽂혀 있다. 외관은 네덜란드의 전통 농장 모습. 유리를 통해 들어온 햇빛으로 독서를 하기에 더없이 안락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도서관 꼭대기에 위치한 카페테리아에서는 유리창을 통해 주변 지역의 풍경과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도서관을 건축한 네덜란드 건축 회사인 MVRDV의 비니 마스는 서울로 7017을 설계한 세계적인 조경·건축 전문가이다.

수난과 약탈의 역사와 함께한 왕실 도서관, 규장각

정조가 규장각을 설치한 목적은 당시 왕권을 위협하던 척리·환관들의 음모와 횡포를 누르고, 정치·경제·사회 등 현실 문제의 해결책을 학문에서 찾아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장각은 정조의 개혁 정치를 뒷받침하는 핵심 정치 기관으로 탄생했다. 이곳에서 박제가, 유득공, 이덕무 등 뛰어난 실학자들이 배출되었다. 그러던 중 1910년 경술국치로 규장각은 폐지되고 도서는 조선총독부로 넘어갔다. 그 후 경성제국대학, 서울대학교로 이관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 프랑스 국립도서관

프랑스에서 출판한 모든 서적은 이곳에 집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루이 11세가 1480년에 창설한 왕실 도서관에서 비롯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으로 꼽힌다. 루이 14세 때인 1666년에 재상 장바티스트 콜베르가 서적 수집을 확장하면서 인도·중국의 서적도 소장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외규장각 고서도 이곳에서 2011년 대여 형식으로 사실상 반환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우리나라 고서 <직지심체요절>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자료 및 사진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