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대가 사회 주역이 되는 미국과 싱가포르

특집 · 힘내라 50+

새로운 노년의 삶을 제시한다

50+세대가 사회 주역이 되는 미국과 싱가포르

2016.06

특집 50+ 해외 사례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2060년에는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 노인으로 지구 상에 가장 ‘늙은 나라’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머지않아 닥칠 거대한 인구 변화를 맞이할 준비는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이는 비단 정부 차원의 정책뿐 아니라, 노년을 맞게 되는 당사자를 포함해 사회 전반의 인식과 문화 측면에서도 그러하다.

고령화 사회란 고령 인구, 즉 노인이 사회 구성원의 다수인 사회를 말한다. 세계적으로 가속화되는 고령화의 원인으로는 1950~1960년대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이제 노년을 맞이하게 된 인구학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은퇴와 고령화를 주도할 베이비붐 세대는 730만 명에 이른다. 새로운 노년의 탄생과 함께 새로운 노년상을 만드는 일 역시 노년으로 이행해가는 베이비붐 세대가 풀어나가야 할 몫이기도하다.

시민 사회가 주도하는 노년 정책, 미국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약 20년간(1946~1965년) 태어난 7,585만 명을 가리킨다. 미국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성 해방과 반전(反戰) 운동, 히피 문화, 록 음악 등 사회·문화 운동을 주도한 세대로,지금까지도 미국 내 정치·사회·문화 등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직장 내 정년제를 폐지(1986년)하고, 연금 수혜 연령을 높이는 등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와 은퇴에 따른 사회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 대응을 하고 있으나, 연방 국가라는 정치 시스템과 개인주의 문화 등 사회적 특성, 그리고 베이비붐 세대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 보유층(80%에 가까운 높은 자가 보유, 60%에 달하는 직간접적 주식 운용 비율)이라는 요인이 작용해 미국의 노년 정책, 특히 50+세대에 대한 정책은 시민사회 영역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퇴자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AARP)는 막대한 회원 수를 바탕으로 주 정부나 연방 정부를 상대로 한 가장 강력한 압력단체로, 최근 들어 베이비붐 중산층 세대의 경제적 안정에 중점을 두는 활동과 함께, 2013년부터 ‘새로 얻은 삶(Life Regained)’ 캠페인을 전개하며 제2의 인생 설계와 준비를 통한 삶의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베이비부머들의 은퇴와 고령화는 단순히 돌봄 대상으로서 노년의 진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장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과 사회를 위해 만족스럽고 긍정적 삶을 전개하는 기회를 지원하는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삶과 노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다양한 캠페인과 프로그램·사업을 시행하는 대표적 사례는 앙코르닷(Encore.org)이다. 앙코르닷의 창시자 마크 프리드먼은 자신의 저서에서 ‘앙코르 커리어(Encore Career)’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사용했고, 이후 ‘앙코르’는 미국에서 50대 이후 삶의 단계를 표현하는 용어로 쓰게 되었다. 마크 프리드먼은 고령화를 개인과 사회에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변화의 원천으로 전환하고자 1997년 현재 앙코르닷의 시초인 비영리조직 시빅 벤처(Civic Venture)를 창립했다. 앙코르닷은 인생 후반기의 삶이란 새로운 일과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고, 새로운 목표를 추구할 수 있는 ‘인생의 새로운 단계’로 정의되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민간 비영리 네트워크 조직이다.

앙코르닷에서 진행하는 대표적 사업·프로그램으로는 경험봉사단(Experience Corps)과 앙코르 펠로십(Encore Fellowship) 등이 있다. 1995년 시작한 경험봉사단은 50대 이상의 자원자들이 빈곤 지역이나 학업 성취도가 낮은 초등학교에서 학업 지도를 하거나, 멘토링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출발해 현재 22개 도시에서 50세 이상 2,0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가 지역사회 비영리 조직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활동하고 있다. 앙코르 펠로십은 민간 부문 전문가들이 비영리 사회 단체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2014년 35개 지역에서 민간 영리 부문에서 활동하던 250명 이상이 비영리 부문으로 이전해 유급으로 활동 중). 또 앙코르닷은 미국 40여 개 초급대학(community college)에서 앙코르 커리어와 앙코르 펠로십 관련 교육 및 앙코르 커리어 준비 과정 등 다양한 교육을 하도록 지원하는 앙코르 유(EncoreU)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국가가 주도적으로 노년의 삶을 제시하는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인구 약 400만 명의 도시국가이나 낮은 출생률과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대 수명을 보여 급속한 인구고령화를 맞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고령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적인 정책을 수립해시행하고 있다. 2007년에는 50+세대에 해당하는 중년과 노년 사이의 세대가 노년을 준비하고, 자신과 사회를 위한 의미있는 성취를 지원하는 ‘인생3단계위원회(Council for ThirdAge, C3A)’를 설립한 바 있다. 이들은 학습과 자원봉사에 중점을 두어 노년을 맞은 베이비부머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 싱가포르 정부는 2015년 독립 50주년을 맞아 미래 싱가포르의 발전과 번영을 위한 정책 구상을 통해 고령 사회에 대한 선제적 대응 정책을 밝혔다. 수상 직속 고령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회의 주도 아래 관련 부처와 민간 협력 기관들이 시민 사회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우리 돈으로 2조5,000억 원에 달하는 규모의 실행 계획(The Action Plan for Successful Ageing)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건강과 행복, 학습, 자원봉사,고용, 주거, 교통, 공공 공간, 존중과 사회적 포용, 적정 은퇴,의료와 돌봄, 취약 고령층 보호, 연구 등 12개 영역의 60개 사업으로 구성한다. 개인 차원에서는 시니어 학습,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세대 간 교류와 소통을 통한 응집력 있는 커뮤니티 형성, 국가 차원에서는 정년 연장(정년 연령을 2017년까지 65세에서 67세로 연장) 및 주거, 교통, 도시계획과 고령 친화를 위한 연구 개발 투자, 중풍 및 치매 예방과 치료용 정원 설치 등 고령 친화적 사회 혁신을 망라하는 것이었다.

특히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협력을 위해 시니어 자원봉사 운동(National Movement of Senior Volunteerism)을 전개해 5만 명의 시니어가 자신의 재능과 경험을 지역사회와 나누고 세대 간 교류를 위한 기회를 최대한 많이 만들도록 했다. 이를 위해 향후 10년간 새로 개발하는 지역 열 곳에 시니어 센터 및 노인 시설과 아동 돌봄 시설을 함께 자리하게 하고, 청년과 장년층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대규모 센터를 건립해 세대 통합적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 시행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정건화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신대학교 경제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50+세대를 위한 사회 정책과 시스템 마련에 관심이높아 서울50+재단 이사로 활동 중이다.




글 정건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