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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의 취업 도와주는 미국의 ‘프로젝트 서치’

발달장애인의 취업 도와주는 미국의 ‘프로젝트 서치’>
2017.04

생활

서울 복지

장애인 복지 해외 사례

발달장애인의 취업 도와주는 미국의 ‘프로젝트 서치’

미국은 발달장애인도 사회·경제적 인적자원으로 인식하고,
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보호소에 가까운 발달장애인의 직업 재활 시설

우리 사회는 일정한 교육을 마치고 성인이 되면 직업을 갖는 것을 일반 수순으로 생각한다. 요즘은 청년 실업 증가로 캥거루족이나 니트족(구직 활동을 포기한 청년 무직자) 등 직업을 갖지 않고 부모의 지원으로 사는 젊은 세대가 늘어났지만, 현실이 어려운 것과 별개로 직업을 갖지 않는 삶을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는 것 또한 현실이다.

성인이 되면 직장을 갖고 부모에게서 독립해야 한다는 보편적 인식이 비켜가는 사람이 있다. 바로 발달장애인이다. 2010년 장애인 경제활동 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1.9%인 반면, 지적장애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5.7%, 자폐성 장애인의 경우는 37%로 나타났다. 전체 장애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38.5%인 데 비하면 발달장애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극히 떨어진다.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발달장애인은 사회·경제적 인적자원이라기보다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게 지금까지의 사회적 인식이다. 물론 발달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건 아니다. 장애인복지법은 직무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일부 중증 장애인이 직업 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장애인 보호 작업장을 설치하고 지원하게끔 한다. 서울시도 총 124개소의 직업 재활 시설을 운영하고, 이곳을 이용하는 장애인은 4,000여 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는 전체 성인 발달장애인 2만여 명 중 약 20%에 불과하며, 직업 재활 시설은 보호에 가까운 곳으로, 진정한 의미의 일자리로 보기는 힘들다.

기업과 기관, 지역사회의 협업이 필요한 장애인 고용

1996년 미국 신시내티 아동 병원(Cincinnati Children’s Hospital Medical Center)발달장애인이 직업을 갖고 공동체 구성원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획기적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른바 ‘프로젝트 서치(Project Search)’. 이 프로그램은 18~21세의 전환기 발달장애인이 기술과 사회 적응 교육을 받고 일정 기간 인턴십을 거친 다음 일반 직장에 고용되어 직장 생활을 유지해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단순히 프로그램 수행 기관 역할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유관 기관과 단체, 지역 주민이 종합적으로 참여해 협업하는 프로그램 체계를 의미한다. 프로젝트 서치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0주간의 무급 인턴 과정 동안 체계적 교육을 실시한다. 체계적 교육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발달장애인은 의사소통, 재무, 전략적 사고, 자기 관리, 문제 해결, 의사 결정, 유연성, 팀워크를 배운다. 인턴은 복잡한 환경 속에서 적응하고 판단하는 법을 습득한다. 최종 목표는 졸업과 함께 직장을 얻는 것이다.

프로젝트 서치는 최소 다섯 가지 분야 참여자의 협업을 필요로 하는 활동이다. 장애인을 고용할 기업은 물론 지역의 교육기관, 직업 재활 기관(Vocational Rehabilitation Ser vices), 카운티의 발달장애인 서비스국(County Developmental Disabilities Divisions)과 이를 따르는 생산자도 필요하다. 장애인을 고용할 기업이 나타나면 8~12개월 정도 세부 계획을 세우고 서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때 기관 간 파트너십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로젝트 서치는 비록 신시내티의 작은 단위에서 시작했지만 10여 년 만에 캐나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호주 등으로 확산되어 현재 곳곳에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미국지적발달장애인협회(AAIDD)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을 마친 발달장애인의 경우 70% 정도 취업률이 향상되었고, 직장을 유지하는 비율도 80%에 이른다고 한다.

지속 가능한 고용을 위하여

서울시는 이런 외국 사례를 바탕으로 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에서 장애인 맞춤 직무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발달장애 학생과 사회 초년생 270명에게 직장 체험과 인턴십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중 약 63%인 170명을 취업으로 연계하는 것이 최종 목표. 또 올해부터 시범 사업으로 서울 커리어플러스센터 운영을 지원해 발달장애인 100명에게 선배치 후훈련의 맞춤형 직업훈련 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고용을 유지할 수 있게끔 발달장애인에게 적합한 직종을 찾는 것이다. 가령 비장애인보다 꼼꼼한 발달장애인에게 청소 업무를 맡기는 식이다.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경제활동 외에도 건강한 구성원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자아실현의 의미를 지닌다. 아직도 많은 중증 발달장애인이 학교를 졸업한 후 사회 참여 기회를 얻지 못해 집이나 주단기 보호시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미국의 프로젝트 서치처럼 서울시의 발달장애인 맞춤 직무 지원 사업이 장애인 삶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김홍찬은 서울시 장애인복지정책과 장애인복지정책팀장을 맡고 있다.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와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일을 포함해 장애인 복지 관련한 전반적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글 김홍찬(서울시 장애인복지정책과 장애인복지정책팀장) 일러스트 조성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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