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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함께, 사람다운 도시에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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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

이슈

신년 기획

2017 서울_트렌드 칼럼

사람과 함께, 사람다운 도시에서 살자



2017년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이자 한국인의 욕망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바로 ‘적당한 불편’이다. 감수할 만한 불편은 맹목적 편리함만 추구하던 사람들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 적당한 불편은 재봉틀 수입이 급증하고, 도시 농부가 증가하고, 셀프 인테리어나 DIY족이 늘어나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그리고 샴푸를 쓰지 않겠다는 노푸족이나 화학물질 들어간 생필품을 덜 쓴다는 노케미족 증가와도 연결된다. ‘소비’가 지상 최고의 과제인 듯 사람들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관심을 갖지만, 사실 기존의 소비만으로도, 혹은 소비 자체를 하지 않고서도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누릴 수 있다. 서울시에서 도시 농부가 증가하고, 전통시장에 젊은 도전자가 들어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자급자족과 공예 운동에 관심 갖는 이가 늘어나는 등의 현상은 더욱더 확대해야 할 흐름이다. 이 모든 것이 적당한 불편을 감수하는 이들의 선택이다. 우리나라는 생활 폐기물이나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환경에도, 경제생활에도 문제다. 이 때문에 쓰레기를 줄이는 다양한 시도는 이제 가장 중요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되었다. 이탈리아에서 시행한 남은 음식 싸 가기 캠페인 같은 것도 필요하다. 국가 차원에서 음식물 쓰레기 20% 줄이기도 시도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도 이런 트렌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공공서비스와 사물인터넷의 적극적인 연결
1인 가구 증가와 노령화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며, 이는 큰 기회인 동시에 큰 위기다. 여기에 경제 불황까지 겹치면 그림자는 더욱 짙어진다. 복지 제도 역할이 더 커지고,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도 그만큼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사물인터넷을 공공서비스에 적극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 미국에선 공공영역에 사물인터넷을 적용하는 프로젝트가 활발하다. 고독사 문제도 주변 사람의 관심만으로는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좀 더 촘촘히 사각지대를 없애고, 소외 계층과 실시간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서울시에서도 사물인터넷을 복지와 연결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일자리 문제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청년 일자리가 확충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조 조정으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청년 창업의 새로운 화두가 필요하다.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40대와 기회를 얻지 못한 20대의 결합이 그것이다. 서울시가 나서서 청년 창업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 필요도 있다. 뉴욕이나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창업자 나이가 30대 후반이란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취업하지 못한 졸업생들에게 창업하라고 부추길 게 아니라, 40대와 20대의 결합을 통해 보다 현실적인 일자리 창출 방법을 찾는 게 필요하다. 아울러 청년 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기본 소득제를 적극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상 급식이 선택이 아닌 필수이듯, 취약 계층의 기본 소득제도 반드시 고민해야 할 이슈다.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 분배와 균형이 더더욱 중요해진 시대기 때문이다.

투명한 사회 시스템 강화로 함께 잘 사는 사회 건설
2017년은 경제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겠지만, 그 속에서 사람들은 자발적 가난을 새로운 화두로 한다. 이제 돈보다 사람이 더 중요함을 절실히 인식해야 할 시대다. 이미 전 세계가 킨포크 라이프* 등을 확산시키면서 돈보다 사람,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hygge(휘게)’가 트렌드가 될 조짐이 농후하다. 노르웨이와 덴마크에서 쓰는 ‘hygge’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따뜻한 분위기이자, 일상의 소박함을 즐겁게 누리는 것을 뜻한다. 한마디로 저녁이 있는 삶이다.
유난히 길고 어두운 겨울을 보내는 노르웨이와 덴마크 사람들에게 가족, 친구와 함께하는 일상과 사회적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북유럽의 복지 시스템과 투명한 사회 분위기를 부러워하는 한국인이 많기에 북유럽의 문화가 트렌드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그만큼 서울시의 복지 시스템과 투명한 시정을 통해 서울 시민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저성장·저고용의 시대, 복지는 지상 최고의 과제가 되었다. 이제 ‘나만 잘 살자’에서 ‘함께 잘 살자’를 더 많이 외쳐야 하는 시대다. 전 세계에서 더치페이를 가장 잘하는 나라가 어딜까? 바로 네덜란드와 북유럽 4개국이다. 흥미롭게도 2016년 1월,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15년 국가별 부패 인식 지수(CPI,점수가 높을수록 투명함)에서 1위를 차지한 덴마크를 비롯해 북유럽 4개국은 Top 5에 모두 들어 있다. 더치페이를 잘하는 건 부정부패 척결에 중요한 태도다. 밥 한 끼 얻어먹는 걸 정으로 여길 게 아니라, 정이란 말로 포장한 부정부패에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렇듯 평소 익숙해서 간과하던 것을 하나씩 들추며 새로운 변화와 결단을 이끌어내야 하는 시기가 2017년이기도 하다. 많은 변화가 있을 한 해, 결국 우린 사람과 함께, 사람다운 도시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익숙한 것과 결별해야 하며, 좀 더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2017년 서울이 그랬으면 좋겠다.

* 킨포크 라이프(kinfolk life) 자연 친화적이고 건강한 생활 양식을 추구하는 사회 현상

김용섭TREND Insight & Business Creativity를 연구하는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이며, 저서로는 <라이프 트렌드 2017:적당한 불편>, <당당한 결별>, <라이프 트렌드 2016: 그들의 은밀한 취향>, <라이프 트렌드 2015: 가면을 쓴 사람들>, <라이프트렌드 2014: 그녀의 작은 사치>, <라이프 트렌드 2013: 좀 놀아본 오빠들의 귀환>, <트렌드 히치하이킹> 등이 있다.

글 김용섭(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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