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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탐방 · 서울의 오래된 것들
50여 년 동안 한가지 메뉴에 온 정성을 쏟아 온
무교동 북어국집
20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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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 동안 한 가지 메뉴에 온 정서을 쏟아 온 무교동 북어국 집 : 중구 을지로 1가- 명태는 머리와 입이 커서 대구(大口)로 불리는 대구과의 바닷물고가더, 값도 싸고 구하기도 쉬워 이미 조선시대부터 서민들의 친근한 먹을거리 중 하나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먹는 방법도 다양하여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특징인데 그 가운데 말려 먹는 것을 북어라고 한다. 북어에는 단백질과 아미노산 함량이 풍부해 간 기능을 돕는다고 알려져 일찍이 알코올 해독을 위한 숙취 해소용 해장국으로 각광 받아 왔다. 그런 신통한 북엇국을 오직 한가지 메뉴만으로 반세기 동안 고집해 온 식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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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광진(47), 진광삼(45) 형제는 격일 2교대로 출근한다. 가게에선 큰사장님, 작은사장님으로 통한다. 가게 때문에 멀리 여행 한번 못 가봤다는 푸념도 늘어놓지만, 가게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이 길다. 진광삼 씨의 팔둑에 손작두로 북어를 자르다 남은 작은 상처들이 인상 깊다. 영업은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저녁 8시에 닫는다. 에전에는 통행금지가 끝나던 새벽 4시부터 문을 열어 밤새 술을 마신 읻르의 해장을 책임졌지만, 직므은 그런 손님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2층에는 창고와 작업실, 화장실, 직원 휴게 공간 등이 있다. 손님이 많을 때는 2층에도 식탁을 둘 생각이 없냐고 묻자 직원들이 휴식을 위해 달느 생각은 한 적이 없다고 한다.- 주문한 북엇국은 들어오는 입구 쪽에서 나온다. 육수에 달걀을 풀고 두부를 띄우는 빠른 손놀림을 엿볼 수 있다.- 기다리는 줄이 안쪽까지 들어와 있다. 점시시간에는 합석을 허용하여 그야말로 만석이 된다.- 이쪽은 최근에 확장된 부분이다. 그 한가운데 이건물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 부재가 있다. 기단의 들부터 보의 휘어짐까지 세월의 연륜을 한눈에 짐작할 수 있게 만드는 이 기둥은 한국전쟁 당시 폭격에도 살아남은 120년 된 것이라고 한다.- 평균 15명의 직원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크지 않은 식당의 작지 않은 힘이 느껴진다.- 어느 일본 여성의 작은 감탄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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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찬은 배추김치와 부추김치, 오이지무침이 다지만 원하는 만큼 덜어 먹을 수 있다. 유독 외국인들에 비해 한국 사람들이 반찬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생각해 볼 문제다.- 메뉴에 없는 달걀 프라이는 단골만 아는 추가 메뉴이기도 하다.- 살이 가득찬 새우로 담은 새우젓만 봐도 이 식당의 후한 인심을 알 수 있다.- 국물에서 나는 고소한 감칠맛의 비법은 12시간 동안 고아낸 쇠고기 사골 육수라고 한다.- 나박김치의 시원함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단일 메뉴이기 때문에 입장과 동시에 사람 수대로 북엇국이 차려진다. 말 그대로 이 시대의 진정한 패스트푸드가 아닐까! 손님의 선택은 그저 건더기 양에 대한 조절 뿐이다. 하지만 국과 밥이 원하는 만큼 제공된다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고객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선택이 아닐까도 싶다.




무교동은 명동, 다동과 더불어 서울 도심 사대문 한복판의 환락지구로 꼽히던 곳이었다. 술집과 음식점이 가득한 이곳은 1980년대부터 시작된 도심 재개발로 말쑥한 현대식 대형 건물들이 들어서며 과거의 모습이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직장인들의 분주함은 여전히 밤까지 이어진다. 그 사이에서 오롯이 자리를 지켜온 ‘북엇국집’의 내력은 어쩌면 꽤나 자연스러운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최초로 북엇국집을 창업했던 진인범(78) 씨는 본래 음식 솜씨가 남달랐던 요리사였다. 기존의 고깃집에서 업종 변경을 모색하던 중 궁리 끝에 해장국의 대명사인 북엇국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마침내 무교동에 식당을 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처음부터 한가지 메뉴만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차츰 자리가 잡히고, 입소문이 퍼져 나가 단골이 늘어나면서 북엇국 하나만으로 다른 것을 신경 쓸 틈이 없는 호황을 누리게 된 것이다. 점심식사 때가 되면 가게 앞으로 기다리는 줄이 어찌나 길게 늘어섰던지 주변 가게의 미움을 받기도 했다. 줄을 선 손님들이 물을 맞는가 하면, 소금 벼락을 맞는 봉변까지 당하기도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20여 년쯤 두 아들이 가게를 물려받아 2대째 운영해오고 있는데, 여전히 변함없이 손님들로 붐빈다.

프랜차이즈에서부터 분점까지 여러 요구와 문의가 있었지만, 아직은 여력이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북엇국의 육수가 만들어지고 순환되는 시간은 손님의 회전율과 잘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이 순간을 새로운 가게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찾아온 수십 명의 요리사에게 비법을 알려주기도 했지만, 새로운 가게들이 성공하지는 못했던 모양이다. 같은 맛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말은 식당 존속의 문제와 직결된다. 북엇국은 그만큼 육수를 끓여내고 온도를 맞추고 유지해 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제 문화도 많이 바뀌어 북엇국을 꼭 해장국으로만 생각하며 오지는 않는다. 가족 손님도 늘어났고, 외국인들도 많아졌다. 그렇게 손님은 북적거리지만, 사실 원재료와 인건비가 많이 올라 수입은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잘 먹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맛이 그대로네요!”라고 인사해주는 손님들 덕분에 다시금 힘이 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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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외관이 세련된 느낌을 준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의 이름은 '터줏골'이었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그저 '북어국집'으로 입에 오르내리며, 이름도 아예 '무교동 북어국집'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 시절의 오래된 현판도 여전히 입구 위를 지키고 있다.- 일본 언론에 소개되었던 기사들을 스크랩한 것. 특히 일본에서는 '동안'을 유지하는데 북엇국이 좋다'는 소문이 있다고 한다. 말 그대로 국제적인 맛집이다.- 점심때면 입구부터 길게 줄이 늘어선다. 하지만 줄을 서 보면 생각보다 빠르게 자기 순서가 돌아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미리 준비되어 있는 한 가지 메뉴가 회전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청이 가까워 역대 사장님들을 비롯해 시청 직원들뿐만 아니라 주위 회사원들은 대부분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명하다.- 이 집에서 가장 오래된 물건은 30년을 넘게 북엇국을 퍼온 국자라고 한다.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듯 수많은 영광의 흠집들이 남아 있다.- 북어창고 : 원양산이지만, 강원도 고성과 속초 집하장에서 말린 것을 가져다 쓴다. 신선도를 위해 너무 많이 주무하여 쌓아 놓지 않고, 자주 들어온다.- 지금은 북어와 황태를 반반씩 섞어 요리한다.- 기계로 썰면 북어가 골병이 들어 맛이 없어진다고 지금도 직접 손작두로 토막을 내는 수작업을 고집한다.- 명태는 그냥ㄴ 먹으면 샏ㅇ태, 얼리면 동태, 말리면 북어, 반만 말리면 코다리, 덕장에서 한겨울에 얼리고 녹이기를 반복하여 말리면 황태, 새끼는 노가리 등으로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다. 그만큼 여러가지 방법으로 요리하기 때문이다. 옛 풍습에는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물고 육지 생물로는 돼지, 바다생물로는 북어를 일반 제례나 고사 등에 많이 사용했다. 특히 북어는 건조 후에도 눈과 머리가 뚜렷해서 제 모습을 잃지 않기 때문에 가게를 지켜준다고 믿어 지금까지도 신장개업한 가에에서는 실타래에 매달아 문 위에 올려둔 모습을 볼 수 있다.북엇국집에서 그런 북어 하나쯤 올려둘 생각은 없느냐고 질문했더니 사방 어디에나 북어가 있어 괜찮다며 웃는다.- 엄밀히 따지면 무교동 북어국집은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다동에 속해 있다. 원래 무교동 쪽에 있었는데 재계발로 큰 건물이 들어서면서 현재의 자리로 이전을 하게 된 것이다.




북어란 북쪽에서 나는 물고기를 의미한다. 명태는 그만큼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물고기란 얘기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매년 평균기온이 올라가고 있는 지금, 바다의 수온 상승도 예외는 아니다. 이는 자연스레 명태의 어획량 감소로 이어졌다. 10여 년 전부터 동해에서 자취를 감춘 명태의 수급을 이제 러시아 수입산에 의존해야만 하는 것이다. 조상 대대로 물려 내려온 전통 음식의 대명사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다. 머지않아 우리들의 밥상에는 명태뿐 아니라 많은 전통 요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반세기를 지켜온 북엇국집의 국물 맛을 앞으로 얼마나 더 맛볼 수 있을까. 어쩌면 변함없는 맛의 문제가 아니라 존폐의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세대가 지난 후에도 북엇국이 해장국의 대명사로 남아 있을지 궁금해진다. 그 맛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부터 지켜야 한다는 거창한 사명감이 우리를 서글프게 만든다. 그래도 우선 북엇국 앞에서는 맛있게 먹어두는 일이 먼저겠지! 나는 국과 밥을 깨끗이 비우고, 다시금 종업원에게 외쳤다.
“여기 더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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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미래유산 홈페이지 : futureheritage.seoul.go.kr 서울시는 우리의 이래세대에게 남길 만한 소중할 근현대 서울의 문화와 유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합니다.- 서울의 오래된 것들 연재순서1. 성우이용원2. 통헌필방3. 수도약국4. 종로양복점5. 중앙탕6. 낙원떡집7. 무교동북어국집- 이장희 : 다양한 매체에 글과 그림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 lt;서울의 시간을 그리다gt;, lt;사연이 있는 나무이야기gt;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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