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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식 불고기

인터뷰 · 탐방 · 서울 맛 지도 ③
신선육과 육수,적절한 양념의 조화
서울식 불고기
2016.04

불고기 위치를 표시한 지도그림

구멍이 균일하게 뚫린 불룩한 불판을 달궈 양념한 고기를 얹고, 가장자리의 움푹 팬 홈에는 육수와 함께 채소, 당면 등을 넣고 바글바글 끓여 먹는 것이 서울식 불고기다. 감칠맛 나는 양념과 부드러운 육질이 매력적인 서울식 불고기에 대하여.

고도의 미각 문화를 반영하는 불고기

불고기는 해 먹는 방식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익히는 방식으로 사리원과 서울식 불고기가 대표적이다. 황해도 사리원 지역의 불고기는 설탕 대신 과일을 듬뿍 갈아 넣는다. 서울식 불고기는 육수를 불판 가장자리에 붓고 등심을 얇게 썰어 갖은 양념을 해 가운데에 올려 채소와 버섯, 당면 등을 넣고 육수에 익혀 소스에 찍어 먹는다. 또 다른 방법은 양념한 고기를 석쇠에 올려 직화로 굽는 방식이다. 광양이나 언양 불고기가 여기에 속한다. 전라남도 광양에서는 쇠고기를 얇게 저며 간장, 설탕, 배즙 등으로 양념해 구리 석쇠에 올려 숯불로 굽는다. 경상남도 언양의 불고기는 쇠고기를 굵게 채 썰어 갖은 양념을 한 후 달군 석쇠에 물을 묻힌 한지를 깔고 그 위에 고기를 굽는다. 고기 본연의 맛을 위해 양념을 적게 하거나, 굵은소금으로 간한 생고기를 참숯에 바삭하게 구워 무쌈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

서울식 불고기 역사는 불판에서 비롯

서울식 불고기의 정체성 중 하나가 바로 불판이다. 현재의 서울식 불고기를 추적하다 보면 ‘신선로’에 이른다. 신선로와 비슷한 것으로 ‘전립투골’이라는 것이 있다. ‘전립투’는 조선 시대 포졸들의 모자, 벙거지고, ‘골’은 여러 가지를 섞는다는 뜻이다. 즉, 전립투골은 벙거지같이 생긴 그릇에 여러 가지를 섞어서 굽고, 끓여서 먹는 음식으로, 이를테면 전골(氈滑)인 것이다. 가운데 오목한 부분에는 채소와 국물을 담고 옆의 넓적한 테두리에는 고기를 굽는다. 고기를 구우면서 육즙이 국물로 흘러 들어가는데, 잘 구운 고기를 이 국물에 찍어 먹는다. 현재 서울식 불고기는 이 전립투골을 뒤집은 모양새다. 구멍은 후대에 불길을 조절하려고 뚫은 것으로 본다. 구멍 사이로 불기가 전해지고 양념이 밴 국물은 모자의 챙 부분으로 모인다.

육즙과 육수, 재료의 최강 궁합

서울식 불고기는 일제강점기 무렵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한식, 냉면, 불고기를 같이 내던 서울의 오래된 식당들이 불고기를 대중화했다. 불고기는 고기에 파, 마늘, 설탕, 간장 등 양념과 소화를 돕는 배나 무를 넣고 여기에 녹말분으로 만든 당면을 더해 먹은 지혜로운 음식이다.
서울식 육수 불고기는 고기의 씹는 맛은 부족하지만 부드럽고 연하다. 잘박한 국물에 고기를 푹 담가 익혀야 맛있고, 고기를 먹은 후 밥을 비벼 함께 먹기에 좋다. 얇게 저민 쇠고기와 다양한 버섯은 맛도 질감도 매우 잘 어울린다.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팽이버섯 등 버섯이 다양할수록 맛있다. 버섯 반 고기 반으로 불고기를 만들 때 양념장은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서 2일 정도 숙성시켜 사용하면 더욱 맛있다. 또 불고기 국물은 고기가 잠길 만큼 넉넉하게 붓고 당면을 넣어 끓여 먹는다.

한일관
서울식 불고기의 살아있는 역사

1939년 허름한 한옥을 개조해 ‘화선옥’이라는 상호로 개업, 1945년 한일관으로 개명했다. 한일관은 옛 장국밥과 너비아니로 장안의 화제를 모았고 지금은 3대에 걸쳐 운영 중이다. 1950~1960년대에는 워낙 인기가 많아 옥상에서 돗자리를 깔고 먹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종로 피맛골 재개발로 강남구 신사동으로 이전했지만 맛은 처음 그대로다. 종로 시절부터 주방을 책임져온 이재준 조리장을 비롯한 이들이 그대로 손맛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최상의 재료는 한일관의 자존심이다. 서울식 불고기에는 등심만 사용하고 사과, 배, 파인애플, 키위 등의 과일로 건강한 단맛을 낸다. 자작한 육수에 냉면 사리 등을 곁들여 먹는 맛도 일품이다. 상차림은 고급스럽고 곁들이는 반찬은 정갈하다. 현재 다섯 군데의 한일관에서 서울식 불고기를 비롯해 전형적인 서울 음식을 선보인다.

주소 중강남구 압구정로38길 14 문의 1577-9963





글 양인실 사진 이민희(램프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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